[일요시사 사회팀] 윤병효 기자 = 전창걸. 그를 뭐라고 불러야 할까. 개그맨? 영화인? 아니면 영화평론가? 아무튼 그가 한국 대중문화계를 맛깔나게 하는 ‘감초’임에는 틀림없다. 한동안 대중 곁을 떠나 있던 문화계 감초 전창걸 씨가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돌아온다. 그는 이달 중으로 문화계 지인들과 함께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을 선보이고, 본지에 영화칼럼을 게재하는 등 서서히 예전 왕성했던 모습을 되찾고 있다. 이제는 소통하는 문화인으로 살고 싶다는 전창걸. 지난 4일 경기도 일산 백석동에서 직접 만나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전창걸’하면 생각나는 단어가 있다. 바로 ‘영화 대 영화’다. MBC <출발! 비디오여행>을 통해 10년 넘게 방송되고 있는 이 코너는 방송계에서 나름 전설로 불리우고 있다. 당시 이 코너의 최초 진행자였던 전창걸씨의 유머와 속사포 말투를 곁들인 진행방식은 아직도 사용되고 있을 정도다.
소통하는 문화인
“10년이 훌쩍 넘었는데도 지금도 전창걸하면 바로 ‘영화 대 영화’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아요. 저도 놀랄 정도로요. 그 당시엔 대중의 관심이 이 정도인 줄 제대로 못 느꼈는데 아직까지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많으니 새삼 소중해지네요.”
그는 이후에도 인기영화 <투사부일체> 시리즈에 출연하면서 영화계에서 입지를 넓혔다. 이런 활동들 때문에 개그맨으로 데뷔한 그를 오히려 영화인으로 기억하는 이가 많다.
영화에 애착이 깊다는 전씨는 앞으로 <일요시사> 내 ‘전창걸의 영화를 통해 본 세상’이라는 코너를 통해 대중들과 만날 예정이다. 칼럼 개시에 앞서 밝히는 그의 소신이 예사롭지 않다.
<영화로 본 세상>으로 독자들과 만나
“영화보다 더 잔인한 현실 조망할 것”
“칼럼에서는 영화와 현실을 비교해서 보여줄 겁니다. 영화는 현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죠. 보통은 영화가 더 잔인한데, 요즘은 현실이 더 잔인한 것 같아요. 영화를 통해 현 시대상을 보여줄 생각입니다.”
전씨가 지금까지 선보인 문화 활동들을 보면 일관된 흐름이 있다. 표현방식은 ‘코미디’, ‘내용은 누구나 알기 쉽도록 단순하게’다.
“많은 문화 프로들이 있는데, 한결같이 대중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려 하고 너무 보수적인 것 같아요. 그 틀에서 벗어나 아주 쉬운 방식과 언어로 그냥 대중들에게 쉽게 전달하고 소통하는 프로그램들을 만드는 것이 저의 목표이자 소망입니다.”
본지에 칼럼을 연재하는 활동 외에도 요즘 전씨가 나름 공들이는 작업이 있다. 9월 중으로 문화장르의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프로명은 <어나더타임 508>이고요. 대중들과 함께 부담 없이 문화를 즐기자는 것이 목표입니다. 영화, 음악, 연극에 이어 음식까지 영역 구분 없이 문화 전반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숫자 508의 의미를 묻자 전창걸식의 답변이 왔다.
“그냥 사무실 방 번호인데요.”
진행에는 문화인류학 전공 한규호, 작가 김석곤, 맛칼럼리스트 황교익, 기타리스트 백이재 등이 함께 한다. 전씨는 순수 문화 활동의 밑천이 될 여러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일산 백석동에서 ‘삼촌’이라는 음식점을 운영 중이고, 건강식으로 먹을 수 있는 ‘새싹땅콩차’도 출시했다.
“새싹땅콩은 알면 알수록 정말 좋은 식품입니다.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걸 느끼실 겁니다. 원래 판매할 목적으로 만든 제품은 아니었어요. 효과가 좋아서 저도 꾸준하게 이용하다 주변 반응이 상당히 좋다 보니 제품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됐죠. 방송인들 중엔 제품에 대한 이해 없이 홍보 모델만 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그런데 제겐 사업입니다. 제 이름을 걸고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다는 겁니다.”
성숙한 모습으로
개그맨으로 시작해 영화, 연극, 방송 등 한국 대중문화 다방면에서 감초 역할을 했던 만능 재치꾼 전창걸. 공백 기간만큼 한층 쌓였을 그의 내공이 어떤 모습으로 발현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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