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부호 뜯어보기 4탄> 여성 주식부호 살펴보기

2009.09.01 09:21:47 호수 0호

자산 1천억원 넘는 여성 주식부호 14명 LG·삼성가 장악

재계부호들 중에는 엄청난 재산을 자랑하는 여성들이 수두룩하다. 대부분 경영 참여는 안 하는 채 재산을 증여 또는 상속 받아 계열사 주식만 보유하고 있는 자산가들이다. 이들은 주로 재벌가의 안주인이거나 친인척들이다.

반면 직접 경영에 참여해 활발한 활동으로 자산을 늘려가는 인물들도 있다. 남편의 타계 후 경영에 참여해 그룹을 지키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젊은 나이에 일찍부터 경영 수업에 나선 재벌 2~3세들도 있다. 재계에서 상당한 재력으로 우먼파워를 자랑하는 인물들이 누구인지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1위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1조원 클럽 유일한 여성 멤버
재벌가 안주인·딸들의 경영 일선 진출 확대로 우먼파워 자랑

재계 여성 주식부호를 살펴본 결과 대다수는 재벌 및 대기업 총수의 가족으로서 증여 또는 상속을 받아 손쉽게 부를 형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대기업 총수의 부인들은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업 경영에 직접 참여해 재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인물들도 상당수다. 이들 중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6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다.

이 회장의 재산 규모는 재계 다른 여성 부호들에 비해 압도적이다. 재계전문사이트 <재벌닷컴>에 따르면 이 회장의 보유주식 평가액은 8월25일 종가 기준으로 무려 1조6951억원에 달한다. 이 금액은 남녀 모두를 포함한 재계 주식부호 순위에서도 6위를 자랑한다. 여성 주식부호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1조원 클럽에 포함되는 기록이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 1조원 클럽
홍라희 삼성 리움 관장 ‘맹추격’

2위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 홍라희씨다. 홍씨의 보유주식 평가액은 8393억원이다. 이건희 전 회장의 여동생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홍씨는 시누이와 올케 사이다. 범삼성가의 여성들이 국내 여성 주식부호 1, 2위를 나란히 차지한 셈이다.

3위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부인 김영식씨가 차지했다. 김씨의 평가액은 5751억원이다. 이어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딸인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가 2457억원으로 4위에 올랐다.

정 상무는 2006년 9월 부친인 정재은 조선호텔 명예회장으로부터 48만여 주의 (주)신세계 주식을 증여받아 일약 여성부호로 등극했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의 딸인 이민규씨가 평가액 2233억원으로 5위를 차지했다.
 
6위는 부산 소재 금속제품 제조업체인 태웅의 허용도 대표이사 부인 박판연씨가 주인공이다. 박씨의 평가액은 1853억원이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태웅은 2008년 ‘대한민국 코스닥 대상’을 수상했을 만큼 최근 주목받는 기업이다.

7위는 1833억원의 평가액을 기록한 이화경 롸이즈온 대표가 차지했다. 이 대표는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부인이다. 8위에는 최병민 대한펄프 회장의 부인 구미정씨가 이름을 올렸다. 구씨는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막내딸이다.

구씨의 보유주식 평가액은 1611억원이다. 이어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외손녀 김선혜씨와(1266억원)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장녀 김주원씨(1266억원)가 여성 주식부호 ‘상위 탑10’에 이름을 올렸다.

아쉽게 ‘탑10’에는 들지 못했지만 주식보유 가치가 1000억원이 넘는 여성 부호들도 많다. 11위를 차지한 롯데쇼핑 사장 신영자씨는 1264억원의 주식을 보유했다. 이어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차녀인 조희원씨도 1249억원의 주식으로 1000억원 여성부호 대열에 합류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녀인 구연경씨(1239억원)와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장녀 구훤미씨(1134억원)의 주식도 평가액 1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보유 지분 평가액이 1000억원을 넘는 여성 주식부호 14명 중에는 범LG가 출신이 5명으로 가장 많아 위용을 뽐냈다.



1000억원 넘는 부호 14명
LG가 5명·삼성가 3명 차지

여성 주식부호 3위를 차지한 구본무 회장 부인 김영식씨를 포함해 최병민 대한펄프 회장의 부인이자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인 구미경씨,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외손녀 김선혜씨, 구본무 회장의 장녀 구연경씨, 구자경 명예회장의 장녀 구훤미씨 등이다. 이외에도 LG가에는 상위권에 다수의 여성 주식부호가 포함돼 있다.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차녀인 구자혜씨는 566억원으로 22위, 삼녀인 구자영씨는 822억원으로 17위, 4녀인 구순자씨는 507억원으로 25위를 차지했다.

구순자씨의 딸 유희영씨는 272억원으로 여성 주식부호 43위에 올랐다. 구본준 LG상자 부회장의 딸 구연제씨는 261억원으로 상위 46위를 차지했다.  업계는 자손이 많은 가문이다 보니 자연스레 여성 주식부호의 숫자도 많은 것으로 풀이했다. 보유 지분 평가액이 1000억 원을 넘는 여성 주식부호가 LG가 다음으로 많은 곳은 삼성그룹이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씨,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 등 3명이 주인공으로 이들은 상위 주식부호 중에서도 탑클래스를 자랑한다.

특히 이명희 회장과 그의 딸 정유경 상무는 각각 상위 1위와 4위를 차지해 국내 재벌가에서 가장 많은 주식지분을 보유한 모녀로 꼽혔다. 반면 범현대가는 약세를 띠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지분 평가액은 연초 1289억원에 달했지만 8월 현재는 837억원으로 여성 주식부호 순위 16위에 그쳤다. 현대그룹 안팎으로 산재했던 문제들이 주가에 영향을 끼친 탓으로 풀이된다.

재계 전체 주식부호 기준에서는 순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가는 여성 부호 순위에서는 현 회장을 제외하면 주식부호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이는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 때부터 내려온 가부장적인 집안 전통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해석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어머니이자 용문학원 이사장으로 있는 김문희씨만이 632억원의 주식보유로 상위 21위를 차지했을 뿐이다.

LG가 여성 주식부호 다수
삼성가 주식 평가액 ‘으뜸’


여성 주식부호들은 재벌가로부터 계열사의 주식을 상속 또는 증여받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의 활동은 경영 참여보다는 보유 주식을 관리하는 수준에 그친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차녀인 조희원씨(1249억원),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장녀인 김주원씨(1266억원),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여동생인 구훤미씨(1134억원), 구훤미씨의 딸 김선혜씨(1266억원),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녀인 구연경씨(1239억원), 고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의 장·차녀인 조유경씨(37위·358억원)와 조유홍씨(36위·358억원)가 대표 케이스다.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차녀인 임상민씨(29위·438억원), 임 회장의 장녀이자 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며느리였던 임세령씨(49위·243억원) 등도 주식 지분을 받아서 부호로 등극했다. 반면 여성 주식부호들 중에는 적극적으로 경영 일선에서 활동하며 자산 가치를 높이고 있는 파워 여성들도 상당수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장의 경제 파워는 유통업계에서 단연 두드러진다. (주)신세계의 유통채널인 이마트는 이미 시장의 60%를 잠식한 상태다.

이 회장의 외동딸인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도 막강 파워를 자랑하는 재계 여성이다. 정 상무는 호텔경영에 남다른 애착과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향후 신세계그룹 내에서 호텔과 식품사업 분야를 이끌 것으로 전망한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씨도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재계 여성 가운데 한 명이다. 문화계 특히 미술계의 큰손으로 불리는 홍씨는 현재 삼성미술관 리움의 관장으로 있다.

홍씨의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상무와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도 적극적인 경영 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여성 상장사 주식부호 상위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삼성에버랜드, 삼성SDS, 삼성네트웍스 등 비상장 회사의 대주주로 지난 1999년부터 경영 일선에서 활동을 넓히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빼놓을 수 없는 재계 대표 여성이다.  현 회장의 어머니이자 용문학원 이사장인 김문희씨는 80세가 넘는 고령임에도 막강한 재력으로 여성계를 이끌고 있다.

주식 상속·증여 대부분
경영 참여 여성 ‘활개’

고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의 부인인 최은영 씨(23위·530억원)도 현재 한진해운 회장으로 업계를 이끌고 있다. 최 회장은 2006년 11월 조 회장이 타계 한 후 2007년 초부터 한진해운 경영에 참여했다. 현재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해야 할 여성 주식부호도 있다. 구본무 회장의 장녀인 구연경씨는 블루런벤처스 윤관 사장과 결혼 후 미국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며 유학 중이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LG그룹의 경영 일선에 참여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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