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아프게 하는 것이 나를 강하게 만든다

2013.05.20 14:32:49 호수 0호

알렉상드르 졸리앙 저 / 책읽는수요일 / 1만원

유럽 100만 독자들의 마음속에 스며든 스위스 철학자 알렉상드르 졸리앙의 인생 잠언 <나를 아프게 하는 것이 나를 강하게 만든다>.




이 책은 선천적 뇌성마비로 3세부터 17년간 요양시설에서 생활해야했던 저자가 결핍과 함께 살아가는 삶에 대해 깨달은 모든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전신이 마비되어 온전한 생활을 할 수 없음에도 더없이 충만한 즐거움을 누리며 사는 사람들을 만나 ‘지금 여기서 어떻게 하면 즐거울까’를 묻는 자세를 가지고 살아가며 삶의 지혜를 배운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기독교인이면서 <금강경>을 읽고 좌선을 하면서 천주교 성인을 이야기하는 저자는 우리에게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붓다, 육조대사 혜능,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에픽테토스, 스피노자, 니체 등 종교와 시대를 뛰어넘는 철학자들의 다양한 메시지를 들려준다.


고통과 슬픔은 우리 안에 늘 자기 자리를 꿰차고 있기에 ‘채워넣음’보다 ‘비워냄’을 통해 영혼의 풍요로움을 이뤄낼 수 있음을 이야기하며 치유가 아니라 상처와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음을 깨닫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전해주고자 한다.


사람들은 장애나 결핍 같은 것들이 누구에게나 존재한다는 사실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그 대신 허전한 마음을 달래고 부족한 것들을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의 속마음을 속이고 새로운 것들을 사들인다. 하지만 자신에게 결핍된 것들을 채우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려고 발버둥치는 동안, 지금 당장 누릴 수 있는 즐거움들을 놓쳐버릴 수 있다. 그는 이러한 과정이 ‘결핍과 동거하는 법을 배우는 여정’이며, 이것이 곧 삶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결핍된 것들을 채우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려고 발버둥 치는 이들에게 나를 아프게 하는 것들에 얽매이지 않는 자세로 삶을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을 전한다.



욕심을 버리고 집착 없는 삶을 살 때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내려놓는다는 것이 결코 포기나 단념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며 오히려 지금 이 순간 자신을 흔쾌히 내려놓을수록 더 능동적이 되고 삶의 여러 상황에 보다 적절히 반응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앞서가는 삶의 즐거움을 느끼기를 바라고 있다.


그가 책에서 끊임없이 강조하는 것은 ‘집착 없는 삶’의 자세이다.
이는 어려운 일이 닥쳐도 차분하고 의연하게 ‘별일 아니야’라고 말하며 삶을 직시하는 태도이기도 하다. 그는 우리의 머릿속에서 온갖 생각들이 일어나지만, 그것들이 실재하지 않는다는 것에 주목한다.


또 우리가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기쁨에 머물려고 하는 노력 자체로도 이미 고통을 일으킨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아무 것도 바꾸려 하지 말고, 모든 질문을 내려놓은 채, 그냥 행복하자는 메시지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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