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차량들이 고속으로 달리는 경부고속도로 지하 터널 한복판에 전동 킥보드 한 대가 나타나 주행하는 아찔한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경부고속도로 동탄터널 킥보드 출현’이라는 제목의 제보 글이 올라왔다.
제보자가 보낸 사진에는 킥보드 운전자가 터널 가장 바깥 차선에서 태연하게 주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킥보드와 등에 멘 가방에는 오색 LED 불빛이 켜져 있었고 헬멧도 착용하고 있었지만, 통행 차량들 사이에서 바깥(측면) 차로를 따라 주행해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어두운 터널 속에서 형형색색의 불빛을 번쩍이며 달리는 모습은 운전자들의 시선을 뺏어 자칫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으로 보인다.
경기 화성시를 지하로 통과하는 경부고속도로 동탄터널은 길이 1210m의 왕복 10차로(편도 5차로) 광폭 터널로, 평소에도 차량 통행량이 많은 구간이다.
특히 해당 구간(기흥동탄IC~동탄JCT)은 지난해 1월24일부터 최고 제한속도가 기존 시속 80km에서 110km로 상향 조정됐다. 직선화 공사 완료 후 안전성 검토를 거쳐 고속 주행이 가능해진 것이다.
문제는 킥보드의 속도다.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의 법정 최고속도는 시속 25km로 제한돼있다. 시속 110km로 달리는 차량들과 섞일 경우 속도 차이가 무려 4배 이상 발생한다. 뒤따르던 차량이 킥보드를 발견하고 제동하더라도 속도 차이로 인해 ‘달리는 흉기’나 다름없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특히 터널 같은 경우, 시야가 제한되고 차량 속도가 빠른 데다 노면 이음부·홈 등에 의해 작은 바퀴의 킥보드가 쉽게 전복될 수 있다. 이 경우 뒤따르던 차량들의 연쇄 추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헬멧이나 LED 조명만으로는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제보자는 킥보드 운전자를 목격한 즉시 한국도로공사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차들이 자기를 잘 피해갈 것이라 생각하는 건가” “남한테 피해 주는 행동이다” “고속도로에서 킥보드 타면서 죽기는 싫은지 헬멧은 썼네” “누구 인생을 망치려는 거냐” 등 킥보드 운전자의 무모함에 혀를 내둘렀다.
일각에선 킥보드 운전자가 대리기사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통상 대리기사들은 고객의 차량 트렁크에 킥보드를 싣고 목적지까지 이동한 뒤, 하차 후 다음 호출지(콜)로 이동하기 위해 킥보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했을 수 있다는 추측이다.
하지만 이유 불문, 고속도로 진입은 명백한 불법이자 위험천만한 행위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전동 킥보드와 오토바이 등 이륜차는 고속도로 및 자동차 전용도로 진입이 전면 금지돼있으며, 위반 시 3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에 처해진다.
한 교통안전 전문가는 “전동 킥보드는 구조적으로 충돌·전복에 취약한 데다, 고속도로에서는 속도 차이가 워낙 커 운전자가 발견하고 피할 수 있는 시간도 거의 없다”며 “라이더 본인뿐 아니라 다수 운전자의 생명과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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