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담> 돈 안 드는 정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에 묻다

2025.09.15 13:32:15 호수 1549호

“아무 때나 내란…이제 지루하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선거 문화를 비판하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돈 안 들이고 정치할 수 있단 사실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어 이재명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선 “말장난을 많이 한다”며 “국민이 오롯이 진실 그대로 알 수 있게 하라”고 비판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난달 “개혁신당 지방의원 후보들이 300만원 내 비용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일요시사>는 이 대표를 만나 개혁신당의 지방선거 전략과 현 정국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내년 지방선거에서 개혁신당 기초·광역의원 후보들이 300만원 내 비용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결정을 한 계기는?

▲선거공영제가 시행되면서 도덕적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국가가 15% 이상 득표한 후보자들의 선거비용을 전액 보전해주니, 정치인이나 관련 업자들이 서로 가격을 뻥튀기한다. 제 정치적 지향점 중 하나는 돈 안 들이고 정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선거는 일종의 산업이 됐다. 비용 절감 시도가 성공하면, 개혁신당이 관계자들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

▲그럴 수도 있는데 선거비 절감을 통해 실질적 보탬이 되는 게 중요하다. 그분들이 지금까지 누려왔던 부가 이익까지 챙길 여력은 없다. 사회의 모든 영역이 경쟁화·효율화되고 있다. 선거·정치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은 중앙당·지역당·부설 연구소를 포함해 당직자 약 250명을 두고 있다.


그런데 개혁신당의 관련 인력은 9명이다. 개혁신당으로선 극대화된 AI 활용과 자동화로 경쟁할 수밖에 없다. 저희에겐 언젠가 정치권 전체를 대체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

-개혁신당은 대선이란 총력전을 먼저 진행한 후 지방선거에 대비해 진지를 구축해야 한다.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지난 대선을 치르면서 우리 당의 규모는 2배로 늘었다. 이번 지방선거에선 당원 기반을 확실히 늘려야 한다. 선거에 출마하려는 당원도 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중 상당수는 훈련된 정치인이 아니다. 그래서 비결을 하나하나 전수하면서 이들이 효율적으로 기동하게 해야 한다.

만약 제가 컨설팅 업체 관계자라면 10명 남짓 고객만 상대하면서 챙기면 된다. 그런데 다수의 후보에게 비결을 전하면서 관리해야 한다. 그래서 다양한 전산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를 구축하는 데 엄청난 시간을 쓰고 있다. 기초는 금방 배울 수 있다. 선거도 그런 측면이 있다.

그런데 기초조차 모르면, 선거를 치를 수 없다. 개혁신당은 후보들에게 최대한의 기초 교육을 하려는 것이다.

-지방선거는 통·반 단위까지 세분해서 관리해야 하고, 그만큼 관심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개혁신당이 가장 취약한 부분인 고령 유권자의 영향력이 더 강하게 작용한다. 이들을 어떻게 설득할 건가?

▲고령 유권자 중엔 보수의 단순 의의 속에서 살아오신 분들이 많다. 그래서 그분들은 “6뭉치면 이긴다”는 식의 단순한 정치 논점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 같다. 그런데 지난 대선에서 그렇지 않다는 게 확인됐다. 이제 보수는 소수 진영이다.

따라서 새로움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국민의힘처럼 비상계엄·탄핵에 책임이 있는 기성 정당이 아니라 새 주체가 그 새로움을 끌고 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걸 받아들이지 않으면, 수적 우위를 통한 보수의 집권은 영구히 멀어진다.

-개혁신당은 대학가 위주로 지방선거 전략 지역을 설정했다. 대학가에선 대학 기숙사 건립 문제가 예민하다. 세대 갈등이 일어나는 결정적 지점이다. 해법은 무엇인가?

▲일각에선 청년 주택이 들어오면 교통·주차 등 주변 환경이 나빠진단 인식을 하는 것 같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서울에선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 재생이 늦어지고 있고, 신규 공급에만 열중하고 있다. 그래서 오래된 주택 소유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 같다. 재건축·재개발 촉진을 통해 도시를 재생해서, 주택을 충분하게 공급해야 한다.


-민주당은 재건축·재개발에 소극적이지 않은가?

▲제가 살던 상계동 5층 아파트는 재건축이 완료된 후 민주당에 불리한 방향으로 표심이 완전히 뒤집혔다. 그래서 민주당은 “도시 재생 등 성과가 거둬지면, 우리의 표가 줄어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주택은 주기가 있다. 그 주기에 맞춰 적절하게 새 형태의 주택이 공급돼야 한다.

그게 지연되면, 젊은이들이 살고 싶어 하는 편의시설이 잘 구축된 신축 아파트들은 과부족 상태에 이른다. 민주당도 “동네가 발전하면 우리가 불리하다”는 식의 이기적인 논리를 거두고, 도시 재생의 주기에 맞춰 전략을 짜길 바란다.

-민주당은 광주·전북 등에서 복합쇼핑몰·대형마트 유치가 유치되는 것을 반대했다. 기성 정당에 ‘텃밭’의 발전을 등한시하는 기류가 있는가?

▲당원 민주주의가 굳어지면, 지역을 오래 지키는 소상공인 위주로 당원이 편성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소상공인도 잘 생각해야 한다. 한 지역의 상권은 인구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광주의 젊은 세대가 광주를 많이 떠난 이유를 살펴봐야 한다. 젊은 세대는 경험하고 싶은 하는 문화·필수 시설이 없어서 떠난 것이다.

“선거비 뻥튀기 문화 바꿔야”
“업자들 이익 챙길 여력 없어”

광주엔 아직도 5성급 호텔이 없다. 굉장히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광주가 전라도 최대 도시로서 최소한의 역할을 하기 위해선 복합쇼핑몰·대형 마트가 필요하다.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면 파이는 계속 작아지고, 소상공인의 삶은 더 어려워진다.

-지역구인 경기 화성을에서 과학고 유치가 무산됐다. 그 이유는?

▲화성시엔 과학고를 유치하기 좋은 부지가 많다. 그래서 굉장히 유리했다. 그런데 화성시는 가장 좋은 부지를 제공하지 않았다. 그리고 민주당이 경기도의회·화성시의회를 장악한 특성이 많이 작용했다. 그들이 과학고 선정 주체인 경기도 교육감에게 과학고 기반 영재 교육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것 같다. 


교육청에서도 “국회의원이 저렇게 열성적으로 유치하려고 하는데, 시청·지방의원들이 왜 시큰둥하냐”면서 의아해한 것 같다.

민주당은 이념 때문에 영재 교육에 반대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은 AI를 활용한 교육에 열성적이다. 손발이 맞지 않는 것이다.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선 아주 좋은 수준의 특수목적 고등학교가 곳곳에 있어야 한다.

-화성 지역 언론은 “우리 시 학생만 입학하는 것이 아닌 과학고를 유치하는 것보다 종합 예술고 유치·과밀 학급 해소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는데…

▲과학고를 유치하지 않는다고 해서 일반 고교가 개교하는 게 아니다. 종합예술고가 개교한다고 해서 화성 학생들만 가는 것도 아니다. 전혀 다른 영역이다. 저도 처음엔 웃어넘겼던 주장이었다. 그런데 화성에 잘못된 판단을 하시는 분들이 계신 것 같다.

지역 유지들이 만들어낸 주장 같다. 화성은 여전히 고교 비평준화 지역이다. 교육 환경을 대폭 개선하려면, 교육에 무한 투자를 해야 한다. 화성에 있는 우수 학생들이 경기 수원에 있는 경기과학고에 가지 못하면, 의정부에 있는 경기북과학고까지 가야 한다.

이건 “과학고에 가지 말라”는 얘기다. 당파적 관점에서 생각하면 안 된다. 과학고가 생기면, 주변 교육 환경이 실질적으로 좋아진다. 화성엔 교육 기회가 배제된 우수 학생들이 많아서 과학고를 유치해야 했다. 유치 실패는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다.

-화성 지역 언론은 이준석 대표를 많이 비판한다. 지역 언론과의 관계는 어떤가?

▲화성에선 지금까지 민주당이 일당 독재했다. 저는 그 속에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분들에 대해선 굉장히 비판적이다. 저는 화성의 발전을 위해 과학고 유치 등 공약을 밝혔고, 주민들도 그 때문에 저를 선택하셨다. 민주당의 이념에 경도돼 이를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자체가 화성시민들이 지금까지 무시당했단 증거다. 저는 그들의 인식에 동의할 수 없다.

-평소에 “커뮤니티 정치를 한다”는 지적을 많이 듣는다. 빠르고 공격적인 말투로 타인을 거론하는 것 때문인 듯하다. 이게 고령 유권자의 심기를 건드리는 건 아닐까?

▲결국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또 지하철에서 시위한다. 제가 처음에 “전장연의 시위 방식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을 때, 제게 “싸가지가 없다”거나 “장애인을 혐오한다”고 말씀하셨던 분들이 지금에 이르러 저렇게 번진 사태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하실지 궁금하다.

“개혁신당 언젠가 정치권 대체할 것”
“한동훈의 재보궐 용기·배짱 의문”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이준석이 지금까지 지적했던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등 문제도 지금에 와서야 민주당·국민의힘 의원들이 대책을 논의한다. 개혁신당은 이미 적시에 관련 제안을 하면서 “사회에 필요한 변화를 가져오자”고 주장했다. 그들은 선거 유불리를 따지면서 그 주장을 무조건 혐오로 몰았다.

기성세대는 젠더·장애인 문제 등과 관련해 너무 과거의 관성에 따라 판단을 하는 것 같다.

-우리의 고정관념 중 하나는 “강자는 악, 약자는 선”이란 것인데…

▲어떤 집단을 싸잡는 순간부터 굉장한 충돌이 일어난다. 그래서 개개인의 속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민주’ 등 ‘민’이란 글자가 들어간 것을 소수의 상징으로 인식한다. 그들은 현재 수적 우위를 가졌다. 그런데도 본인들을 약자라고 생각하면서 “모든 수단은 목적을 위해 정당화된다”고 인식하는 것 같다.

-그건 나치 철학 아닌가?

▲그렇다. 그래서 굉장히 우려된다. 저들은 요즘 아무 때나 ‘내란’을 갖다 붙이면서 사람들을 지루하게 하고 있다. 문재인정부 당시 ‘적폐 청산’이란 말로 먹고 살려고 했던 것과 같다. 이분들이 합리적인 토론의 장으로 나올 수 있을지 걱정된다.

-4050 남성에 대한 2030 남성의 비판·조롱이 굉장히 거세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은 20대 초·중반에 형성된 정치관에 따라 살아간다. 우리 세대의 20대 초·중반 시절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극한 대립을 했다. 그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최근 진보 진영 내 일부 사람들은 “이준석 대표와 지지자들은 극우”라고 주장한다. 어떻게 반박하겠는가?

▲극우는 다른 사람과의 공존을 거부하고, 독존하기 위해 폭력성까지 용인하는 집단이다. 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은 “2찍(국민의힘 지지자)은 한 날 한 시에 모아 한번에 생매장하면, 민주주의가 성숙하고 도약한다”고 말했다. 이거야말로 극우적 발상의 극한이다.

최 전 의원과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야말로 극우의 사전적 정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본다. 조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또 정치적 능력이 검증되기 전에 급하게 창당해서 현재의 입지를 확보해서 그런지, 정치적으로 미숙한 점을 보이는 것 같다.

-유권자가 절대선은 아니다. 유권자가 잘못된 선택을 할 때, 정치인은 어떡해야 하는가?

▲정치인은 솔직해져야 한다. 이재명정부는 언어유희에 가까운 말장난을 많이 한다. 미국에서 국민 300여명이 추방 형식으로 쫓겨왔는데, 정부는 ‘추방’ 대신 ‘석방’이란 표현을 쓰면서 ‘석방 교섭’이란 표현을 만들었다. 뭔가 달라질 것 같이 얘기하는 것이다.

정부 조직개편과 관련해서도 예산·통계 기능을 기획재정부로부터 빼서 운영한다고 한다. 예산 기능은 ‘돈 퍼주기’로 연결될 것이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을 구축하려는 것 같다. 그런 기술적인 잔머리를 안 부렸으면 좋겠다. 국민이 오롯이 진실 그대로 알 수 있게 해야 하는데도 기교에 너무 집착하는 것 같다.

“실재가 무엇이냐”보다 “어떻게 믿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이건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한동훈 전 대표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어떻게 보는지?

▲장 대표는 굉장한 용꿈을 꿀 것 같다. 그래서 초기엔 전선을 많이 만들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한 전 대표에 대한 적대감은 상당히 드러낼 수도 있다. 그를 대표해 각종 방송에 출연하는 분들이 너무 많은 말을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많은 정치인이 한 전 대표를 적대시하고 있다. 우리 정치에선 “상대를 미끄러트려야 내가 잘 된다”고 생각하는 세력이 있다. 대표적으로 친한(친 한동훈)계가 거론된다.

-한 전 대표 측은 “1985년생인 이준석 대표가 1973년생인 한 전 대표를 제치고, 스스로 보수의 적자가 되고자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럴 수도 있다. 그래서 제가 한 전 대표에게 “50대는 옛날 같으면 손주 볼 나이”라고 했던 것이다. 단순히 “나이가 많다”고 한 게 아니다. “한 전 대표에겐 다른 역할이 있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었던 것이었는데 한 전 대표 측은 아직도 ‘젊은 나이’에 집착하는 것 같다.

제가 한 전 대표라면 내년 재보궐선거에서 인천 계양을에 출마할 것 같다. 그 방법 외엔 굉장히 피동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정도 배짱과 용기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엔 정당해산심판을 언급하고, 이준석 대표에겐 제명을 언급한다. 당사자로서 할 말이 있다면?

▲민주당은 문정부 시절에도 많은 의석수를 믿고 기고만장해서 일방적으로 국정을 운영했다. 만약 협치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모아 서로의 의견이 절반씩 버무려진 안을 선택하면, 대통령이 홀로 정치적 책임을 질 필요는 하나도 없다. 그런데 민주당은 최근에도 같은 상황을 만들고 있다. 결국 똑같은 실패를 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엔 의원 171명이 있다. 의원의 자질을 일일이 조율하기 쉽지 않다. 민주당으로선 비상계엄·탄핵 국면을 통해 상대를 절멸시킬 기회를 찾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절대 그렇지 않다. 국민도 그런 의도는 다 알고 있다.

-개혁신당은 이재명정부에서 어떤 야당이 돼야 하겠는가?

▲개혁신당은 민감한 이슈에 대해 선제적으로 여러 얘기를 했다. 나중엔 “개혁신당이 옳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앞으로도 항상 옳은 얘기를 하려고 노력하겠다. 정치가 젊어지고, 저비용 고효율 구조로 가는 데 있어서 저희가 할 일이 있다면 할 것이고, 그게 바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보일 개혁신당의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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