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그룹 에스파 멤버 카리나가 지난 27일 SNS에 올린 사진이 때아닌 정치색 논란에 휩싸였다.
카리나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장미 이모티콘과 함께 일본 도쿄의 한 거리서 촬영한 일상 사진 여러 장을 게재했다. 몇몇 사진서 그는 빨간색 줄무늬에 숫자 ‘2’가 새겨진 검은 점퍼를 입고 있었다.
이를 두고 일부 누리꾼들이 정치색을 드러내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점퍼에 새겨진 빨간 줄과 숫자가 국민의힘 상징색과 김문수 대선후보의 기호 아니냐는 것이다.
이 외에 장미 이모티콘이 장미 대선을 암시한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장미 대선은 대통령의 탄색, 사임, 정치적 혼란 등으로 불가피하게 시행되는 조기 대선이 장미꽃이 피는 5~6월에 치러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대선 3차 TV토론회가 진행되던 때 올라온 해당 게시물은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서 확산되면서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으로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언제나 당신 편이에요” “애국 보수 카리나” “그냥 모르고 실수한 것 같다” “넌 잘못한 거 없어” “빨간색 옷 입지도 못하냐” “개인 SNS는 자유로운 공간인데 왜 비판하느냐”는 등 카리나를 옹호했다.
백지원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shout out to(감사와 존경을 전할 때 쓰는 영어 속어 표현)”라는 글귀와 함께 에스파의 사진과 노래를 게시하며 공개 응원했다가 삭제했다.
반면 “카리나 실망이다” “정신 차려라” “(3차)토론 끝나고 빨간 옷에 숫자 2번 적힌 옷 올렸으면 제대로 티 낸 것” “대선을 앞두고 신중하지 못했다” “해명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제 광고 안 들어오겠다” 등 부주의한 행동을 지적하는 글도 상당수 존재했다.
자신을 연예 기획사에 근무 중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선거철이 되면 보통 연예인 소속사는 기호와 숫자, 색에 엮이지 말라고 연예인들을 매우 철저히 교육하고 단속시킨다”며 “카리나의 행동은 논란을 일으킬 수 밖에 없는 행동이었고, 월드 스타에 큰 소속사인데 왜 저런 행동을 한 건지 이해가 안 간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일자 카리나는 1시간여 만에 글을 삭제했지만, 현재까지 인스타그램의 다른 게시물서 누리꾼들의 언쟁은 끊이질 않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해당 점퍼는 얇은 소재의 바OO사의 바람막이로 판매가 130만원대의 고가 옷으로 확인됐다.
카리나의 팬들은 28일, 성명문을 내고 “한 여성 연예인의 SNS 게시물이 특정 정치적 의미로 자의적으로 해석되며 논란이 확산됐고, 이는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명예훼손과 성적 비방, 신상 공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정치적 프레임과 온라인 혐오 속에서 ‘여성 연예인’이 희생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적 논쟁은 그 책임 있는 당사자들 사이서 이뤄져야 하며, 아무런 관련 없는 연예인이 그 갈등의 희생양이 되는 현실은 명백히 부당하다”며 “이런 악의적인 행위가 지속될 경우, 강력한 법적 조치 또한 불가피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다만 카리나가 자신의 행동에 책임질 수 있는 성인인 점을 고려할 때, 대선을 7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이 같은 행동이 신중하지 못한 처사였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게시글 삭제 이후 카리나는 어떤 해명이나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카리나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당사 아티스트 카리나의 게시물로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카리나는 일상적인 내용을 SNS에 게시한 것일 뿐 다른 목적이나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인지한 후 곧바로 게시물을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노력하겠다”며 “더 이상 아티스트의 뜻이 왜곡돼 특정 의도로 소비되는 일이 없길 바라며, 당사는 카리나를 비롯한 모든 아티스트의 보호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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