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범인과 영웅 사이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한 유튜버가 영상을 통해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가해자 이름, 나이, 출생지, 직업 등이 퍼지고 있다. 이를 두고 개인이 범죄자를 직접 처벌하는 ‘사적 제재’ 논란이 일고 있다.
극악무도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는 지난 2일 ‘부산 서면 돌려차기 강간 살인미수 사건’ 가해자 A씨의 신상을 공개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는 A씨의 사진, 실명, 생년월일, 출생지, 키, 혈액형, 신체 특징, 범죄 이력 등이 담겼다. 해당 영상은 공개 3일 만에 47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해당 유튜버는 A씨가 극악무도한 범죄자임에도 신상 공개가 되지 않고 있어 자신이 대신 나섰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극악무도한 범행을 저지른 가해자의 신상정보 공개는 정말로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며 “유튜버인 내가 (가해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함으로써 피해자가 평생 동안 느낄 수 있는 고통과 두려움을 분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적법 절차에 따르지 않고 가해자의 신상을 무단으로 공개할 경우 ‘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처벌을 받을 수 있고, 나 역시 보복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사건·사고를 다루는 유튜버가 신상정보까지 무단으로 공개한다는 것은 ‘유튜버로서 도를 넘은 사적 제재 행위가 아닐까’하는 우려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A씨 소유로 추정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도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해당 계정에는 2020년부터 올라온 게시물 6개가 공개됐고, 각종 비난 댓글이 달리고 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의자
유튜버가 신상 공개해 논란
이 같은 공개 행위는 엄연히 불법에 해당한다. 사적 제재는 법치주의의 대원칙 중 하나인 자력 구제 금지의 법칙을 위배하는 행위다. 현행법은 정보통신망을 통해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 금지하고 있다. 위반 시 최대 5년형의 징역형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이 직접 악인이나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특정강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잔인한 범행수단 및 중대 피해 발생 ▲충분한 증거 ▲알권리 보장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함 ▲피의자가 청소년이 아닐 것 등의 조건이 갖춰져야만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아주 참 잘하셨습니다’<rokm****> ‘용기에 박수를∼’<mirr****> ‘전과 18범의 인권이 어딨냐?’<smj3****> ‘죄의 유무를 따질 때나 피의자 인권이고 뭐고 있는 거지…죄가 있음이 너무나 명확한데 무슨 인권 타령인지’<shab****> ‘범죄자 인권보다 공공의 안전이 우선이어야 한다’<peac****> ‘평생 감옥서 나오면 안 되는 사람인데…그게 안 된다면 얼굴이라도 공개해야지’<gkdm****>
‘여론을 보면 그만큼 법이 현실을 못 따라가는 것이라 생각됩니다’<aten****> ‘법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정의입니다! 법의 처벌을 감수하고서라도 범죄자의 해악 확산을 막기 위한 정의로운 선택을 강력히 지지합니다’<coin****> ‘앞으로 범죄를 범할 때는 사회적으로도 매장당할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cute****>
‘사적 제재’ 엄연히 불법 해당
그래도 네티즌은 “참 잘했다”
‘범죄자의 인권보호에 우리나라처럼 적극적인 나라가 또 있을까 싶다. 집에 침입한 강도를 때려잡았다고 폭행범으로 고소당하고…이렇게 관대한 나라가 또 있을까 싶다’<arhu****> ‘논란이 될 게 있나?’<mayp****> ‘100번을 생각해봐도 잘한 일이다’<club****> ‘얘 나오면 분명히 더 큰 일 터진다’<yuno****>
‘개인이 해선 안 될 일? 우리나라 법이 못하고 있으니 개인이 나선 게 아닌가? 법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데 피해자는 당하고만 살아야 하나? 자기 일 아니라고 멀리서 불구경하듯 얘기하지 마세요. 피해자는 정말 피눈물 납니다’<roka****> ‘강력범죄 전과가 누적돼있는 범죄자들은 신상 공개해야 한다’<yioo****>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참혹한 영상을 다시 보며 본인을 지키고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파헤치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피해자가 너무도 안타깝다’<dj21****> ‘가해자 엄중 처벌은 물론이고 피해자를 현실적으로 제대로 보호하는 방안을 법제화해야 합니다 범죄 예방은 물론 범죄 발생 이후부터 모든 역량을 동원해 최대치로 피해자를 보호해야 하는 게 국가의 본질적 책무입니다. 제2의 피해는 있을 수 없습니다’<orch****>
법이 못 하니…
‘피해자도 유튜버의 사적 공개에 동의했다는 것처럼 들리네요. 피해자는 합법적 공개를 원했지 사적으로 공개하는데 동의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사실관계를 명확히 해 보도해야 하지 않을까요?’<vpig****>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부산 돌려차기’ 피의자는 지금…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지난해 5월 부산진구 서면서 가해자 A씨가 피해 여성을 뒤쫓아 가 돌려차기를 하는 등 무차별 폭행을 가해 의식을 잃게 만든 사건이다.
피의자 A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0월, 1심서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부산고법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서 A씨의 혐의를 강간살인미수로 변경하고 징역 35년을 구형했다.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