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터진 ‘맘카페 상품권 사기’ 왜 근절되지 않나?

2023.02.15 08:58:52 호수 0호

업계 전문가 “저렴하면 의심부터”
피해자 3명 경찰에 고소장 제출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한 온라인 유명 맘카페서 상품권 사기 피해가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맘카페 상품권 사기 사건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10년 전, 온라인 카페를 개설해 판매 사기로 전국에 지명수배됐던 인물이 다시 비슷한 수법으로 사기를 쳤기 때문이다.



해당 맘카페 운영자 A씨는 10년 전과 유사하게 온라인 카페를 개설한 후 “최대 30%를 더 지급하겠다”고 속여 카페 회원들의 돈을 가로챈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4일 관할 경찰에 따르면, 네이버 온라인 카페 회원 3명은 A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A씨는 카페 회원들에게 일정 금액의 상품권을 구입하면 원금의 15~35% 상당의 추가 상품권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제공하지 않았다.

해당 카페는 1만5000명 이상의 회원들이 가입돼있으며 지난 2018년부터 유아용품 및 가전제품들을 위주로 저렴하게 판매하면서 주로 군포 지역 주부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성장했다.

1년 뒤인 2019년, 카페 규모가 커지자 A씨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이른바 ‘상품권 재테크’라며 등급별로 최저 15%, 최고 35%까지 추가 상품권 지급을 약속했다.

하지만 2021년 무렵부터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이에 따른 피해금액은 수천만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상품권 지급이 지연되면서 회원들의 독촉을 받은 A씨는 “여러 가지 투자 사업을 하고 있다”며 지급을 차일피일 미뤘고 결국 회원 3명이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다만, 금전적인 피해를 봤더라도 여러 사정으로 인해 고소 등의 대응을 하지 않은 카페 회원들도 있을 수 있는 만큼 실제 피해자 수와 피해 금액은 더 많은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온라인 맘카페를 중심으로 이 같은 상품권 사기 행각은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온라인 카페, 인스타그램 등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이라는 점, 다수의 회원들을 상대로 이뤄지는 온라인 판매라는 점, 초반에 소량의 거래로 신뢰를 높이고 거래 후 잠적하는 사기 수법의 특성상 쉽게 당할 수 있고 근절 또한 쉽지 않다.

특히 지역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부터는 해마다 전국적으로 온라인 상품권 사기 피해가 끊이질 않고 있다.  

주로 온라인을 중심으로 사기가 이뤄지다 보니 서울, 부산, 울산, 춘천, 경기 고양시, 전북 정읍시 등 전국적으로 피해자가 나왔고 피해금액도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에 이르렀다.

2019년 12월에는 “분유를 싸게 구해준다”며 아기용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려다가 사기당한 피해자가 400명, 피해 금액은 4억여원에 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에는 상반기 기준으로 맘카페 상품권 사기 관련 게시물이 39건에 달했을 정도였으며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피해 사례가 줄지 않고 있다.

시가 30만원 상당의 백화점상품권을 15만원에, 200만원 상당의 골드바를 150만원에 판매한다고 공지한 후 돈을 입금 받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잠적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상품권을 받더라도 이미 사용된 상품권으로 구매자의 사용이 불가한 경우도 다수였다.

사기꾼들은 백화점상품권, 유아용품 등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거나 단체주문 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이른바 ‘공동구매’ 수법으로 돈을 입금 받은 후 물품이나 상품권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을 이용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온라인 상품권 판매 사기가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배경에 대해 사기 성격상 피해자가 신고를 꺼려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데다 신고하더라도 대포폰이나 대포통장으로 은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온라인을 통해 저렴하게 물건이나 상품권을 판매한다고 해서 덮어놓고 돈부터 입금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또 사기 이력을 조회할 수 있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판매자를 확인한 후 거래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재경의 한 사이버수사팀 관계자는 “사기 피해에 대비하는 가장 기본적인 태도는 너무 저렴하면 일단 의심하고 보는 것”이라며 “특히 공동구매는 이전에 물품을 정상적으로 구매한 이력이 있더라도 다음 거래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정상적인 판매 사이트가 아닌 개인이 초특가나 한정판매라며 판매할 경우, 사기일 가능성이 무척 높다. 입금 전에 판매자의 판매 이력이나 정보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haewoong@ilyosisa.co.kr>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