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국내 유권자들 10명 중 7명 이상은 현세대의 삶이 부모세대보다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해 8월23일부터 31일까지 국내 19세~79세 남녀 1035명을 대상으로 ‘귀하의 삶은 귀하의 부모세대에 비해 전반적으로 어떻다고 느끼냐’는 자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75%가 ‘좋은 편’, 14%가 ‘나쁜 편’이라고 응답했다. ‘비슷하다’는 10%.
성별로는 남성(71%)보다는 여성(79%)이, 연령별로는 30대(29%)보다는 60~79세의 장년층(91%)이 좋은 편이라고 답했다.
직업별로는 학생(59%)보다는 전업주부(90%) 계통의 직업군이 더 좋아졌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 소득 수준별로는 200만원 미만(69%), 200~299만원(67%), 300~499만원(75%), 500~699만원(82%), 700만원 이상(81%)로 고소득자일수록 더 좋게 느끼고 있었다.
교육 수준별로는 대재 이상(69%)보다는 고졸 이하(82%)가 더 좋다고 느끼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76%), 인천/경기(75%), 대전/세종/충청/강원(69%), 광주/전라/제주(73%), 부산/울산/경남(82%), 대구/경북(75%) 등으로 대전 및 충청·강원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동소이했다.
또 ‘요즘 어린이들의 삶은 귀하에 비해 전반적으로 어떨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56%가 ‘좋아질 것’, 27%가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슷할 것’은 14%.
성별로는 여성(54%)보다는 남성(59%)이, 연령별로는 19~29세(36%)보다는 60세~79세(73%)가, 직업별로는 학생(38%)보다는 자영업자(64%) 및 무직/은퇴/기타 직종(63%)이 후대의 삶을 긍정적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19세~29세의 젊은 층에서 미래 아이들의 삶을 긍정적으로 예상하지 못하는 배경엔 결혼 및 출산을 꺼리는 사회적인 현상과도 맥을 같이 했다.
월 소득별로는 200만원 미만(59%), 200~299만원(49%), 300~499만원(64%), 500~699만원(54%), 700만원 이상(50%)로 소득과 관계없이 대체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교육 수준별로는 대재 이상(48%)보다는 고졸 이하(65%)가 더 좋다고 느끼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인천/경기(53%), 대전/세종/충청/강원(59%), 광주/전라/제주‧부산/울산/경남(61%), 대구/경북(58%) 등으로 전반적으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전 세계의 성인남녀는 부모세대 대비 현세대의 삶에 대해 51%가 ‘좋은 편’, 23%가 ‘나쁜 편’이라고 응답했다. ‘비슷하다’는 의견은 23%, 유보 의견은 3%.
‘현재 어린이들의 삶은 응답자에 비해 전반적으로 어떻겠느냐’는 질문에는 44%가 ‘좋아질 것’, 28%가 ‘나빠질 것’, 20%가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의견 유보는 8%.
국내 응답자들은 전 세계 성인남녀 응답자들보다 24%p가량 ‘삶이 좋아졌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비슷하다’ 의견은 절반 수준에 그쳐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추세가 강했다.
현세대 대비 다음 세대 삶에 대한 전망서도 국내 응답자들 56%가 ‘현세대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대답했지만 63개국 평균은 44%에 그쳤다. 반면 ‘나빠질 것’이라는 부정적 응답은 한국이 27%, 63개국 평균은 28%로 대동소이했다.
63개국 시민 6만219명에게 ‘부모세대에 비해 자기 삶이 전반적으로 어떻게 느끼느냐’는 질문엔 51%가 ‘부모세대보다 좋은 편’ ‘나쁜 편’ ‘비슷하다’고 답한 사람이 각각 23%였고, 3%는 의견을 유보했다.
‘요즘 어린이들의 삶은 자신에 비해 전반적으로 어떠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좋아질 것’ 44%, ‘나빠질 것’ 28%, ‘비슷할 것’ 20%, 의견 유보 8%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세대의 삶을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한 나라는 나이지리아다. 나이지리아 시민 81%가 자신의 삶이 부모세대보다 ‘좋은 편’이라고 답했고, 코소보(80%), 한국(75%), 아랍에미리트(UAE, 74%) 등의 국가도 70%를 넘어섰다.
이 외에도 미국 60%, 영국·캐나다 55%, 러시아·독일·스위스 등이 48%, 프랑스 39%, 이탈리아 34% 순으로 나타났으며, 일본은 29%에 그쳤다.
현세대 삶의 긍정 평가 최상위는 대체로 신흥 부국들이 차지했고, G7 등 전통적인 경제 강국들은 중하위권에 속했다. 이 국가들은 정치·안보 측면서 여전히 큰 힘을 발휘하고 있으나, 자국민이 느끼는 삶의 질 측면에서는 체감 개선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63개국 전반적인 응답자 특성에서는 교육이나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자신의 삶이 부모 세대보다 좋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다음 세대의 삶을 가장 밝게 전망한 나라 역시 나이지리아였다. 나이지리아 시민 90%가 요즘 어린이들의 삶이 자신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답했고, 코소보 82%, 아랍에미리트(76%), 가나(75%), 카자흐스탄(73%), 예멘과 인도네시아(70%)서도 70%대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한국 56%, 러시아 52%, 미국 43%, 캐나다 37%, 영국 31%, 독일 30%, 프랑스 24%, 일본 21%, 이탈리아 16% 순으로 집계됐다.
다음 세대의 낙관 전망 최상위 역시 대부분 신흥국들이었지만, 한국은 다소 뒤처진 15번째에 자리했다. 63개국 전반적인 응답자 특성으로 보면 젊은이들이 고령층보다 다음 세대의 삶을 낙관적으로 예상했다.
부모세대 대비 현세대 평가에서는 63개국 중 몰도바, 시리아, 아이보리코스트 단 세 국가에서만 긍정론보다 부정론이 앞섰다. 그러나, 현세대 대비 다음 세대 삶의 전망에서는 셋 국가 중 한 국가에서 낙관론보다 비관론이 우세했다.
슬로베니아 시민 53%가 요즘 아이들의 삶이 자기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고, 마케도니아·이탈리아(47%), 에티오피아(46%), 스페인(45%), 아프가니스탄·그리스·룩셈부르크(42%) 등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들이 다음 세대 삶에 대해 비관적이었다.
이는 오래 지속되고 있는 군사적 분쟁, 정치적 불안정, 코로나19 팬데믹 타격, 기후위기 등 각국이 처한 상황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 지난 세기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으로 인한 분단과 이산, 고도 성장기와 독재, 민주화, 외환위기, 21세기 들어서는 기술적·문화적 측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급성장했다. 신흥국과 선진국의 기로에 선 만큼, 한국인 넷 중 세 명은 부모 세대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고 평가하며 고연령일수록 그 비율이 더 높았다.
이번 설문조사는 한국갤럽-Gallup International 자체조사로 지난해 8월22일부터 31일까지 열흘간 전국의 성인남녀 1035명을 대상으로 모바일(문자메시지‧자기 기입식 웹) 조사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0%p, 응답률은 46%였다(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