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화 등 최근 출소한 성범죄자들의 거취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한국형 제시카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바로 고위험 성범죄자들을 학교 등 시설로부터 일정 거리 내에선 살 수 없게 하겠다는 것인데요.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법 이름이 ‘제시카’라는 점입니다.
과연 제시카 법에는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요?
2005년 2월24일 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제시가 런스포드(9세)양이 사라졌습니다.
경찰은 제시카양의 실종에 대해서 다양한 각도로 수사를 진행했지만, 실종 20일이 그 어떤 단서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3월19일 경찰은 제시카를 찾기 위해 수색을 이어가던 중 새로 갈아엎은 듯, 주변과 색이 다른 흙을 발견합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경찰은 땅을 파헤쳤고 그곳에서 발견된 쓰레기봉투에는 싸늘하게 식은 제시카양이 들어 있었습니다.
범인은 제시카 옆집에 살던 존 쿠이(46세).
잠자고 있던 제시카를 납치한 뒤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여러 차례 성폭행했으며 그 장면을 녹화하기까지 했습니다.
이후 수사망이 좁혀오자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존 쿠이는 제시카양을 3일간 옷장에 감금해두다가 “집에 보내준다”며 속여 쓰레기봉투에 들어가게 했습니다.
그리곤 인근 야산에 생매장했습니다.
가뜩이나 끔찍한 사건인데 시신 수습 과정에서 필사적으로 봉투를 뚫으려고 한 제시카의 손가락이 발견되자 여론은 폭발했고, 존 쿠이는 배심원단의 만장일치로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해당 사건이 일어나기 전 이미 그는 아동성범죄 전과 2범으로 10년형을 선고받았으나 모범수로 2년 만에 출소했다는 것입니다.
이를 두고 제시카의 아버지는 “내 이웃이 아동성범죄자라는 것을 알았다면 이사를 갔을 것이고 딸은 살해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성범죄자에 대해 엄격한 관리를 주에 의회에 요청했습니다.
플로리다주는 이를 계기로 아동성범죄자는 초범이라도 25년 징역 이상, 재범은 무기징역 선고를 원칙으로 하고, 출소한다고 해도 평생 전자 위치 추적장치를 착용해야 하는 ‘제시카법(Jessica's Law)’을 제정하게 됐습니다.
국민들은 매번 흉악범죄자들의 형벌이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어쩌면 한국형 제시카법을 통해 기존 범죄자 인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기획: 김희구
구성&편집: 김희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