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운전 중 깜빡이를 켜고 천천히 유턴했는데, 상대방이 엄청 빠른 속도로 들이받았습니다. 경찰은 제가 중앙선을 침범했다며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이라고 합니다. 모든 조치를 다 했음에도 발생한 일어난 사고인데 중앙선 침범이 되는 건가요? 사고가 발생한 도로는 노란색 중앙선으로 이어지다가 흰 점선으로 바뀐 부분이었고, 차선 바닥에는 유턴 표시, 신호등에 ‘상시 유턴 가능’ 표시판이 있었습니다.
[A]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에 따르면 자동차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인해 형법 업무상과실, 중과실 치사상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교통사고를 일으킨 차가 종합보험이나 공제에 가입된 경우는 처벌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처벌이 가능한 사례는 ①업무상과실 또는 중과실로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②사고 후 법이 정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 ③피해자를 유기하고 도주하는 경우 ④음주측정에 불응한 경우 ⑤12대 중과실인 경우 등입니다.
이 가운데 12대 중과실은 ▲신호 또는 교통안전표지판을 위반한 경우 ▲중앙선을 침범한 경우 ▲제한속도에서 20km 이상 과속 운전한 경우 ▲앞지르기 방법을 위반한 경우 ▲횡단보도에서 보행자 보호의무를 지키지 않은 경우 ▲무면허로 운전한 경우 ▲철길 건널목에서 통과하는 방법을 위반한 경우 ▲보도를 침범한 경우 ▲승객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의무를 위반한 경우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안전운전을 위반한 경우 ▲물건이 추락하지 않도록 적절하게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 ▲음주운전을 한 경우 등입니다.
‘중앙선’이란 도로교통법 제2조 제5호 본문에 의하면 통행 방향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위해 도로에 황색 실선이나 황색점선 등의 안전표시로 표시한 선, 또는 중앙분리대나 울타리 등으로 설치한 시설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턴 허용구역의 흰색 점선은 중앙선의 의미도 있다고 전제돼있습니다. 해당 사건은 중앙선을 침범했다고 볼 여지가 있으므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12대 중과실 중 중앙선 침범 혐의를 받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판결은 좀 더 구체적인 사정을 들어 무죄를 선고한 사례가 있습니다.
‘황색 실선이나 황색 점선으로 된 중앙선이 설치된 도로의 어느 구역에서 좌회전이나 유턴이 허용돼 중앙선이 백색 점선으로 표시돼있는 경우 그 지점에서 좌회전이나 유턴이 허용되고, 신호 상황 등 안전표시에 따라 좌회전이나 유턴을 위해 중앙선을 넘어 운행하다가 반대편 차로를 운행하는 차량과 충돌하는 교통사고를 냈더라도 유턴 허용 지점에서 지켜야 할 업무상 주의 의무를 게을리해 발생한 것이라면, 중앙선 침범이라는 운행상의 과실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발생했다고 볼 수 없고, 유턴을 상시 허용하는 안전표지에 따라 유턴 허용구역 내에서 흰색 점선인 표시선을 넘어 유턴한 행위는 중앙선을 침범한 행위라고 할 수 없다’는 대법관 일치 의견으로 판결한 사례가 있습니다.
따라서 질문자가 중앙선 구역에 있는 흰색 점선에서 유턴 표시에 의해 유턴하다가 발생한 사고는 형사처벌 대상에는 해당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