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에서 2대째 심마니를 하는 왕종흡이 산을 오르내리며 적은 시상을 묶은 시집이다. 그는 항상 산삼을 캐러 산을 오를 때면 먼저 목욕재개를 하고 복장과 마음을 단정히 하여 엄숙한 자세로 임한다고 한다. 40년의 심마니 생활을 돌이켜보면, 언제나 좋은 산삼을 캘 때면 그 전날 꿈에 산신령님이 보였다는 것이 그의 고백이다. 그래서 그는 산삼을 캐는 일을 신과의 약속이라고 한다. 바로 이 시집의 제목이기도 하다. 이 시집에는 그가 평소 써두었던 100여편의 시를 삶, 죽음, 배움, 사랑 등, 10가지의 주제로 나누어서 각 10편씩을 실었다. 많이 배우지는 못했지만 평소에 글쓰기를 좋아하여 1979년에는 정상천 서울시장으로부터 ‘우수논문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그는 독자들이 자신의 시를 통하여 작은 위로라도 받을 수 있으면 더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는 솔직한 소감을 피력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