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윤 변호사의 생활법률 Q&A> 통장과 현금카드 빌려줬는데 피싱사기 가해자로 처벌되나요?

2019.12.02 08:54:52 호수 1247호

[Q] 제 통장을 잠깐 쓰고 돌려주겠다고 해서 아는 사람에게 돈을 받고 통장과 현금카드를 빌려줬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경찰서로부터 피싱사기의 가해자로 조사를 받으라는 연락을 받았는데요. 저는 피싱 사기행위에 가담하지도 않았고 그 돈을 보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된 일이죠? 



[A]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본문에 따라 누구든지 접근 매체를 사용 및 관리함에 있어서 ①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통장 대여 등) ②대가를 수수(授受)·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 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 ③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 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 ④접근 매체를 질권의 목적으로 하는 행위 ⑤위의 행위를 알선하거나 광고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접근 매체’란 전자식 카드 및 이에 준하는 전자적 정보(이를 사용하는데 필요한 비밀번호), 전자서명생성정보 및 인증서(이를 사용하는 데 필요한 비밀번호), 금융회사 또는 전자금융업자에 등록된 이용자 번호, 이용자의 생체정보 등을 말합니다. 즉, 우리가 흔히들 알고 있는 통장, 신용카드, 체크카드 등을 일컫습니다.

대법원은 “통장 모집책이 대가를 지급하고 제3자 명의의 통장을 ‘제공받은 행위’가 전자금융거래법상 접근매체의 ‘양수’에 해당한고 봤고, 통장 모집책이 대가를 지급받고 제3자 명의의 통장을 ‘제공한 행위’가 전자금융거래법상 접근 매체의 ‘양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3. 8. 23. 선고 2013도4004).

대법원은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1호서 말하는 접근 매체의 양수는 양도인의 의사에 기해 접근 매체의 소유권 내지 처분권을 확정적으로 이전받는 것을 의미하고, ‘단지 대여받거나 일시적인 사용을 위한 위임을 받는 행위’는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한편, 대법원은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2호’서 정한 ‘접근매체의 대여’ 및 ‘대가’의 의미에 대한 판단한 것에 따르면,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2호에서 정한 ‘접근매체의 대여’란 대가를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일시적으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접근매체 이용자의 관리·감독 없이 접근매체를 사용해서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접근매체를 빌려주는 행위를 말하고, ‘대가’란 접근매체의 대여에 대응하는 관계에 있는 경제적 이익을 말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9. 6. 27. 선고 2017도16946 판결).

위 사례는 단지 대여받거나 일시적인 사용을 위한 위임을 받는 행위가 아닌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직접 사기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돈을 받고 다른 사람에게 통장 및 현금카드 등을 양도·양수 및 이를 대여하거나 대여받는 등의 행위는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에게 대가(경제적 이익)를 지급받고 통장 및 현금카드 등을 빌려주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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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윤은?]

▲ 서울대학교 법학과 석사 졸업
▲ 대한상사중재원 조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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