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대결' 미컬슨 vs 우즈

2018.12.17 10:06:18 호수 1197호

연장 4번째 홀 접전 끝에…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섀도 크리크 골프장에서 지난 11월24일 열린 타이거 우즈와 필 미컬슨의 일대일 매치 ‘캐피털원스 더 매치’에서 필 미컬슨이 승리했다. 이번 ‘세기의 매치’에서 미컬슨은 연장 4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즈를 따돌리며 승자 독식 규정에 따라 900만달러(약 102억원)의 상금을 모두 가져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전문가들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우즈의 승리를 예측했지만 승부는 치열하게 진행됐다. 두 선수의 격차는 1홀 차 이상 벌어진 적이 없을 정도로 막상막하를 보이다가 2번 홀에서 처음으로 승부의 균형이 깨졌다.

미컬슨이 2번 홀을 승리로 장식하며 1홀을 앞서나갔다. 그러나 우즈도 가만있지 않았다. 우즈는 7번 홀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올스퀘어로 만들었다.
 
균형
 
미컬슨은 8번 홀에서 다시 한 번 승리를 거두며 리드를 잡는 듯했지만, 우즈가 11번 홀과 12번 홀에서 연속 승리를 차지하며 전세가 역전됐다. 그러나 미컬슨은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13번 홀과 15번 홀에서 승리를 차지했고 다시 1홀 차의 리드를 잡았다.
 
‘캐피털원스 더 매치’ 미컬슨 우승
승자 독식 규정 따라 102억 거머줘
 

미컬슨이 16번 홀까지 1홀 차로 앞서며 승리에 한 걸음 가까워진 상황. 파3 17번 홀에서 우즈는 그린 엣지에서 환상적인 칩샷으로 버디를 낚아채며 어퍼컷 세레머니를 날렸다. 마지막 18번 홀에서도 두 선수 모두 버디를 낚아채며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연장 승부도 치열했다. 연장 첫 번째 홀에서도 승부가 나지 않았다. 연장 두 번째 홀부터는 93야드로 조성된 특설 티잉 그라운드를 썼다.
 
두 번째 홀과 세 번째 홀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연장 네 번째이자 22번째 홀로 넘어갔다. 미컬슨과 우즈는 22번째 홀에서 각각 1.3m와 2.4m 거리에 공을 붙였다. 승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버디가 필요한 순간, 미컬슨은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버디를 잡은 미컬슨은 파에 그친 우즈를 꺾고 900만달러를 품에 안았다.
 

경기에 앞서 공식 기자회견에서 ‘미컬슨의 첫 홀 버디’를 놓고 내기를 걸었던 둘은 이 날 거의 매 홀에서 내기를 벌였다.

첫 홀에선 미컬슨이 3m가 안 되는 짧은 퍼팅을 놓치는 바람에 우즈가 20만달러를 땄다. 하지만 나머지 홀에선 미컬슨이 승리를 독식하다시피 했다. 둘은 파3홀인 3번, 8번, 13번 홀에서 티샷을 홀컵에 더 가깝게 붙이는 사람이 돈을 먹는 ‘니어리스트’ 경쟁을 펼쳤고, 미컬슨이 모두 이겨 60만 달러를 챙겼다. 둘은 이 밖에 퍼트내기, 파4홀 이글 내기를 벌였으나 승자를 가리지 못했다. 미컬슨과 우즈는 내기로 확보한 돈 전액을 자신들이 운영하는 재단과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금과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챔피언벨트를 받은 미컬슨은 자신의 허리에 맞지 않자 “우즈가 우승할 것으로 예상했을 것”이라면서도 “우즈를 만날 때마다 이 벨트를 차고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우즈의 승리 예측됐지만…
집중력 보이다 2번 홀서 균열
 
경기가 열린 섀도 크릭 골프장을 소유한 베팅회사 MGM은 각 홀에서 승리 확률과 일반인의 베팅 데이터를 방송사를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해 흥미를 더했다. 더 매치는 미국에서는 시청자가 20달러를 내야 볼 수 있는 PPV (Pay PerView) 방식의 중계였다.
 
불발
 
더 매치가 성공한다면 골프도 복싱처럼 PPV 매치가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였다. 그러나 방송사의 시스템 고장으로 돈 낸 사람이 경기를 못 보는 사태가 발생했다. 항의와 환불 요청이 이어졌고 결국 중계는 공짜로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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