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국회의원들 과도한 ‘서울땅 사랑’ 집중해부

2011.12.09 10:05:00 호수 0호

‘땅땅땅’ 의사봉 소리 들으며 ‘땅’사러 다녔나~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18대 지방 국회의원들의 서울 지역 땅 사랑이 도가 지나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월 국회 공보에 공개된 국회의원 재산변동 및 등록사항 공개목록 가운데 부동산 현황을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소장 하승수)가 분석한 결과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값이 크게 상승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이 점점 ‘꿈같은 현실’이 되고 있는 시점에 공개된 자료라 서민들의 원성과 허탈감은 더욱 크다.

한나라 김호연 134억 최다, 박희태 국회의장 74억   
서울지역 5억 이상 부동산 한나라 56명 민주 32명

예부터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선조들의 영향 탓인지 한국인의 ‘땅 사랑’은 유별나다. 근대 사회에서 땅은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재산 증식에 가장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부동산 불패’라는 말이 있듯이 다른 투자와 달리 안정적이고 높은 투자성공률을 보장해준다. ‘금싸라기’ 땅이라면 더할 나위 없음은 물론이다. 

한국에서 가장 높은 땅값을 자랑하는 곳은 서울로 그중 ‘강남 3구’는 엄청난 땅값을 자랑하며 최고의 금싸라기 땅으로 분류된다.

박희태 국회의장
강남땅 소유도 최고!


서민들의 삶은 팍팍해져만 가는데 18대 국회의원 295명 가운데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에 부동산을 보유한 의원이 93명(32%)으로 집계됐다.

이들 가운데 강남에 가장 많은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의원은 박희태 국회의장(한나라당)이다.
 
지역구가 경남 양산시인 박 의장은 강남·서초구에 74억2040만여원의 상가건물과 단독주택 등을 소유하고 있고, 강남구 삼성동에 3억원의 아파트 전세를 얻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에 36억8900만원짜리 상가와 서초구 서초동에 3억2300만원짜리 상가건물 1채씩을 소유하고 있으며 강남구 역삼동에 18억6000만원짜리 단독주택 1채를 가지고 있다. 배우자 이름으로도 서초구와 강남구에 약 15억5000만원 상당의 1079㎡(327평)의 토지와 농지를 보유하고 있다.

박 의장은 지역구인 경남 양산에는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00만원짜리 아파트를 빌렸을 뿐 다른 보유 부동산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장이 주로 서울 서초·강남구에 상가 등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20여년 가까이 서울지검·대검·법부부 등에서 검사생활을 한 때문으로 보인다. 박 의장 쪽은 “해당 부동산은 모두 국회의원 생활을 하기 전부터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문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북 전주 완산구(갑)가 지역구인 신건 민주당 의원이 박 의장의 뒤를 이었다. 신 의원은 서초구 서초동에 35억 상당의 대지 314㎡(95평)와 강남구 신사동에 18억3200만원 짜리 연립주택 1채로 강남·서초구에 53억4400만원의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

3위로는 한나라당의 이사철(경기 부천시 원미구을)의원이 서초구 방배동에 대지와 연립주택, 아파트가 있으며 서초구 반포동에 상가를 포함 총 48억 상당을 소유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김세연 의원(부산 금정구)도 서초구 서초동에 한국 최고의 빌라라는 ‘트라움하우스’(39억2800만원 상당)를 소유하고 있으며, 같은 당 백성운 의원(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도 강남구 도곡2동에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삼성 ‘타워펠리스’(27억 상당)와 배우자 명의로 같은 아파트(8억7000만원)를 보유하고 있어 총 35억대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역시 같은 당 박상은(인천중구 동구 옹진군) 의원은 강남구 청담동에 8억7200만원짜리 연립주택과 강남구 신사동에 26억짜리 사무실을 소유하고 있어 총 34억73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아깝게 강남 ‘30억대 클럽’에 속하지 못한 한나라당 이범관(경기 이천시 여주군) 의원은 서초구 서초3동의 13억 상당의 아파트와 배우자 명의의 서초구 서초4동의 13억 상당의 아파트, 3억6000만원 상당의 상가를 포함해 29억6000만원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박근혜, 정동영 등
유력정치인 현황은?


또 지역구가 서울이 아닌데도 서울 지역에 5억원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한 국회의원이 94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구가 서울인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을 제외한 197명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서울에 부동산을 갖고 있는 셈이다.

강남 3구를 제외한 서울 전 지역의 부동산 소유 현황을 살펴보면 단연 한나라당 김호연(충남 천안시 을) 의원이 압도적으로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2008년까지 빙그레의 대표이사를 지낸 김 의원은 용산구를 중심으로 서대문구와 종로구에 배우자, 자녀 총 합 134억5470만원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김 의원은 강남 3구에는 부동산이 없어 강남지역 부분에서는 아쉽게 박 의장에게 1위 자리를 내줬으며 총자산 부분에서도 2104억원으로 정몽준 전 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어 심재철(경기 안양시 동안구을) 한나라당 의원은 중구 수표동에 배우자 포함 69억 상당의 사무실과 창고 전세를 소유하고 있다.
 
같은 당 장윤석(경북 영주시) 의원은 강남의 압구정동과 신사동을 비롯, 동대문구 이문동, 성동구 금호동 등지에 총 67억5500만원 상당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으며, 성윤환(경북 상주시) 의원도 서초구 서초동과 도봉구 방학동, 동작구 신대방동 등 강남과 강북을 아우르며 47억2400만원 상당을 소유하고 있다.

보온병 포탄 발언으로 유명한 안상수(경기 의왕 과천시) 전 대표도 강남구 삼성동과 자곡동 일대를 비롯해 26억4700만원의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

강남 3구에 부동산 보유 93명, 3명 중 1명 꼴
MB정부, 집권하자마자 첫 날치기의 결과물?

금액과 상관없이 주요 정치인들의 서울지역 부동산 현황을 살펴보면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대구 달성군) 전 대표는 강남구 삼성동에 19억8000만원 상당의 단독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단독주택 평가액이 22억4000만원으로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오(부산 영도구) 전 국회의장은 영등포구와 서초구 방배동에 13억5000만원 상당, 정의화(부산 중구 동구) 국회부의장은 강남구 논현동과 강서구 마곡동에 약 6억원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유승민(대구 동구 을)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강남구 개포동에 11억3600만원, 이주영(경남 마산 갑)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강남구 도곡동에 5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포항시 남구 울릉군) 전 국회부의장은 성북구 성북동에 단독주택과 얼마 전 사저 문제로 화제가 되었던 서초구 내곡동 일대를 포함, 총 14억1400만원 상당의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

황우여(인천 연수구)·김진표(수원시 영통구) 여·야 원내대표는 사이좋게 모두 강남구에 약 14억원의 부동산을 가지고 있고, 김무성(부산 남구 을)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17억2200만원 상당의 아파트로, 같은 동에 10억4800만원짜리 아파트를 보유한  박지원(전남 목포시) 전 민주당 원내대표를 앞섰다.

정동영(전주시 덕진구) 최고위원은 강남구 도곡동과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12억7600만원, 정세균(진안군 무주군 장수군 임실군) 최고위원은 마포구 상수동에 8억2400만원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이회창(홍성군 예산군) 전 자유선진당 대표는 용산구 동빙고동에 6억7500만원, 심대평(공주시 연기군) 자유선진당 대표는 12억5600만원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정당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94명의 국회의원들 중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56명 포함되어 있고 민주당 의원은 32명, 자유선진당 6명이 서울지역에 5억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94명 중 절반이 넘는 약 60%가 한나라당 의원이다. 부자 정당, 부동산 정당, 투기 정당, 재테크 정당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18대 국회는 집권 첫 해 2008년 첫 날치기로 종합부동산세를 개편했다.
 
2008년 11월을 기준으로 개편 이전의 종합부동산세는 기준시가 6억원 이상의 건물에 대해 부과되었지만 그 해 9월의 정부 개편안은 9억원으로 상향조정되었으며 개인별 합산이 적용됐다.

이렇게 자신들이 지킬 것이 많으니 날치기를 통해서라도, 그것도 집권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날치기를 해버렸던 것이다.

부자 자신들 기득권
지키기 위한 날치기?


최근 몇 년 사이 ‘하우스 푸어’라는 신조어가 생길만큼 서민들은 각종 가계대출, 신용대출을 통해 힘겹게 자신의 집을 마련하고 정작 채무 탓에 빈곤한 삶을 살고 있는데 반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은 너도나도 비싼 서울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선거철만 되면 표를 의식해 뉴타운정책과 부동산법 개정 등을 빌미로 자신들의 배불리기에 전념함으로써 빈부격차를 뼈아프게 절감하는 서민들의 허탈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땅!땅!땅! 의사봉 소리를 들으며 자신들의 땅 살 궁리만 하지 말고 서민들의 ‘내 집 장만 마련’이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갈 수 있게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실질적이고 올바른 의정활동이 아쉬운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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