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통계> 미혼남녀 ‘배우자감 순결’에 대한 생각

2011.11.17 09:40:00 호수 0호

내 연인의 과거, 대체 어디까지 봐줘야해?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21세기 결혼풍속이 부모세대와 다른 것처럼 배우자감 순결에 대한 생각도 시대에 맞춰 달라지고 있다. 이미 성개방이 되었다느니, 혼전성관계를 몇몇 %가 이미 하고 있다느니, 혼전동거가 새로운 트렌드라니…. 하지만 여전히 육체적인 순결의 기준에 대해 젊은 사람들은 많은 고민과 기대를 가지고 있고, 그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이는 마음만 순결하면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하는 반면, 어떤 이는 키스만 해도 순결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미혼남녀들은 미래 배우자감의 순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미혼남 46%, “배우자, 혼전 순결 미심쩍어도 괜찮아”
미혼들의 ‘순결’ 한도, 문란한 수준 아니면 ‘무방해’


남녀칠세부동석이란 말도 이제 무색해졌다. 그만큼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성교제가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나아가 터부시 됐던 성에 대한 관념이 과거 10년 전에 비해 빠르게 개방화 되고, 혼전순결이란 단어 자체가 의미 없어 진지 오래다.

이런 흐름에 따라 지금은 ‘내 배우자’의 혼전 과거에 대하여 많은 남성들이 관대한 편이다. 하지만 여전히 순결에 대해 이중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남성들도 있다.

이들은 자신은 성에 대해 개방적임을 표방하지만, 자신과 결혼할 여자는 순결했으면 하는 소망을 가진다. 신부가 처녀가 아니라도 상관없을 남편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내 여자만큼은 처녀였으면 하는 것이 이들의 심리다.

하지만 최근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이 개념을 뒤엎는 이색적인 결과가 나왔다. 오히려 남성보다 여성이 내 배우자감의 ‘순결’을 더 중시한다고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결혼 전 순결, 여성이 더 따져~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가 커플예감 필링유와 공동으로 전국 미혼남녀 5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이 남성보다 배우자감의 문란한 연애 경험 등 ‘순결성 정도’를 더 많이 따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설문조사에서 “다른 조건은 양호하나 순결, 진실성이 미심쩍을 경우 배우자감으로 수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미혼 남성 45.6%는 “수용할 수 있다”고 답했고, 미혼 여성은 이보다 10% 정도 낮은 35.9%가 “수용할 수 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이모(28·여)씨는 “결혼 전에 순결을 지킬수록 결혼생활에 더 충실해질 거라는 맹신 때문이다”며 “신뢰와 믿음을 기반으로 하는 결혼생활에서 배우자의 과거경험은 자칫 그 기반을 깨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직장인 황모(26·남)씨는 “배우자감의 과거 순결이 미심쩍을지라도 내가 좋아하고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크게 문제될 것 없다”며 “여자들은 결혼 후엔 가정에 정착하려 하고, 또 아이를 낳고 살다보면 모성본능이 커져 더욱 가정에 충실해질 것이다”라고 전했다.  

비에나래 측은 “최근 미혼 남성은, 여성이 외모 등 조건이 뛰어나면 당연히 이성에게 인기가 있어 연애 경험도 많을 것으로 생각하나 결혼 후에는 가정을 지킬 것으로 믿는 경향이 있어 혼전 연애 경험에 크게 개의치 않는 것 같다”며 “하지만 여성들은 반대로 연애 경험이 많은 남성은 결혼 후에도 외도로 연결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경계하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 미혼 남녀는 상대방을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의 ‘순결 정도’나 ‘연애 경험’으로 “(여러 명과) 문란한 연애 경험만 없으면 무방하다”고 가장 많이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35.5%, 여성의 49.8%가 상대방에 대한 용인 수준을 이 같이 답했다.

이외에 “이성과 동거 경험만 없으면 (배우자로) 무방하다”고 응답한 남녀는 각각 30.5%와 16.6%였고, “사실혼 관계까지는 수용한다”는 남녀는 각각 15.1%와 13.3%였다. 또 남성의 10.2%는 “(여성이) 성경험이 없으면 무방하다”고 답했고, 여성의 11.2%는 “(남성이) 출산 자녀만 없으면 무방하다”고 응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박모(30·남)씨는 “나이가 어렸을 때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나이가 있는데 과거 연애경 험이 한 번도 없다면 그 사람에게도 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또 내 과거가 없는 것도 아닌데 상대방에게 깨끗한(?) 과거를 요구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고, 어느 정도의 연애 경험을 바탕으로 나와 잘 맞춰나갈 수 있는 배우자감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 연애경험=‘인기의 척도’

조은영 커플예감 필링유 책임매니저는 “최근에는 결혼이 전반적으로 늦어지면서 결혼 전 어느 정도의 이성교제는 ‘인기의 척도’로 여긴다”며 “무분별한 이성교제를 제외한 상식적 수준의 교제는 수용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과거가 있게 마련이다. 되돌아볼 때 아름다운 추억거리로 남는 좋은 일들이 있는가 하면, 지금 생각하면 몸서리치게 싫은 일도 있는 것이 인생사이다. 그러나 과거란 좋든 나쁘든 흐르는 시간 속에 묻혀 버린 일들이고 이미 거쳐 지나온 길이다.

지난날의 어두운 기억을 두고 왈가불가 하는 것은 다 부질없는 일일 수 있다는 말이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배우자감을 만나 마침내 행복한 삶을 꾸미려는 사람에게 순결하지 못했던 과거가 문제가 되어 그 꿈이 깨진다면 어이없는 모순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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