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유제약 이상한 승진 내막

2018.09.05 13:29:06 호수 1182호

리베이트 쯤이야∼ 비리도 비리 나름?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제약사에 리베이트 사건이 터지면 그에 대한 타격은 상당하다. 기업 이미지는 물론 감독 당국의 상당한 제재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해당 제약사는 해당 인사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하는 시늉이라도 하기 마련인데 시늉조차 하지 않는 기업이 있다. 바로 유유제약이다. 리베이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당사자를 사직 처리하기는커녕 승진 인사까지 단행했다. 그 배경을 확인했다.



유유제약은 최근 리베이트로 곤혹을 치렀다. 지난 4월19일 서울중앙지법은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유유제약 리베이트에 연루돼 기소된 최인석 유유제약 대표 등 4명에 대한 선고를 내렸다. 

사고 치고도…

재판 결과에 따르면 유유제약은 2014년 2월 매출 급감 등으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유유제약 배한국 전무를 대표로 내세워 판매대행사를 설립했다.

영업사원 10명을 고용한 뒤 개인사업자로 위장해 대행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처럼 꾸며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 대표 등은 이 비자금으로 2016년 3월까지 자사의 특정 의약품을 처방한 전국 29곳 병·의원 의사 등에게 5억4665만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이들을 도운 혐의로 배 대표, 영업지원부 하백진 상무와 영업본부장 김태열 이사도 재판정에 섰다. 유유제약 역시 피고인 신분이 됐다. 


법원은 이들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1단독은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 대표에게 유죄를 인정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전했다. 

최 대표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하 상무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김 이사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배 대표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가 내려졌다. 

유유제약 법인도 100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

재판부는 “의약품 시장의 리베이트 관행은 건강한 경쟁과 유통질서를 해친다”며 “의료인의 약품 선택의 기준을 환자에 대한 치료 목적이 아닌 경제적 이익으로 왜곡할 우려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리베이트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매출이 감소할 우려가 있는 의약업계 구조적 문제도 범행에 영향을 미쳤다”며 “피고인들이 리베이트 지급 거래처와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해나가고 있었던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간부들 줄줄이 유죄
그래도 공로 인정?

유유제약 측과 검찰 측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사건은 종결됐다. 유유제약은 2013년에도 리베이트와 관련된 의심을 받은 적이 있었다. 당시 대표를 맡고 있던 조구휘 대표를 비롯해 유승필 회장도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는 보도가 있을 만큼 대대적인 조사였다. 
 

유유제약 측 관계자는 한 <코메디닷컴>과의 인터뷰서 “조구휘 대표가 소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아는데, 유 대표이사 회장의 소환 조사는 잘 알지 못 한다”고 전했다.

유유제약이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의 사돈 기업이다. 김 의원의 누나인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의 장녀 현일선씨와 유유제약 유승필 회장의 동생 유승지 홈텍스타일코리아 회장이 부부다. 당시 리베이트 건은 무혐의로 종결됐다.

최인석 대표는 리베이트 건으로 발목이 잡힌 모양새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대표는 여전히 유유제약에서 왕성한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리베이트에 연루돼 유죄가 선고된 다른 인사들도 회사를 멀쩡히 다니고 있다. 


김태열 이사 역시 회사내 임원으로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일부는 승진하고 비자금 조성에 사용된 법인 대표였던 인사는 회사로 복귀해서 임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에 따라 뒷말이 불가피한 상황.

제약업계 관행일 뿐?
퇴사는커녕 승승장구

배한국 대표는 리베이트 살포에 연루된 판매대행사 대표를 맡았지만 유유제약에 다시 전무로 복귀한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임원 명단에 다시 이름을 올리면서 회사내의 입지가 확인된 셈이다. 

더욱 눈길을 끄는 하백진 상무가 이사에서 상무로 승진한 내용이다. 2017년 4월 하 상무는 이사에서 상무로 진급했다. 하 상무가 진급했던 시기가 이미 리베이트 관련 정황이 상당 부분 드러난 시점이기 때문에 비난의 여지가 있다.

일각에서는 리베이트 건으로 물의를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내 입지가 견고한 배경에 눈길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회사내에서 오랜 기간 공이 있는 임원들”이라며 “거기에 상응하는 적절한 인사 조치였다”고 말했다.

복귀해 임원으로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제약사 리베이트 사건이 종종 불거지고 있는 모양새”라며 “유유제약의 경우 리베이트 건으로 유죄가 선고됐음에도 회사 내 굳건한 입지를 드러내는 것은 정서상 맞지 않는 행보”라고 밝혔다.



<donkey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유승필의 유유 왕국

유승필 유유제약 회장은 굳건한 자신만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2001년 회장직에 오른 뒤 현재까지 회장직을 맡으면서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그의 아들 유원상 부사장으로의 승계 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유제약의 지분도를 살펴보면 유 회장이 12.56%로 최대주주 신분이다. 이어 유 부사장이 11.32%로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면서 차기 유력 회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유 부사장은 최근 2년간 꾸준한 매집을 통해 유 회장의 지분에 바짝 다가섰다. 2016년 조모 고희주씨에게 18만4959주(2.91%)를 증여받았다. 지난해에는 보유 중인 워런트를 통해 13만 8121주(1.86%)의 지분을 늘렸다.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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