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을 만나다> 숭의여고 농구부 이호근 감독

2018.04.02 09:43:47 호수 1160호

선수 5명으로 우승까지

선수를 받다 선수를 보내는 입장이 됐다. 프로라는 냉정한 세계를 너무나도 잘 아는 이호근 감독의 이야기다. 이 감독은 현대전자 남자 농구단 선수서 회사원으로, 회사원서 지도자를 거쳐 숭의여자고등학교 수장을 맡고 있다.
 



“15명을 훈련시키다가 5∼6명을 훈련시키려니 처음에는 뭘 해야 할지 몰랐죠. 제 고집대로 선수들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그래서 선수들의 눈높이에 맞췄어요. 수시로 안부 인사를 시작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훈련했어요.”

그 결과 부임 약 5개월 만에 2017 한국중고농구 주말리그 왕중왕전 우승과 제98회 전국체육대회 우승을 거머쥐며 2017 시즌을 마무리했다.

“행운이지 않았나 생각해요. 부임 후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잘 따라와 준 선수들에게도 고맙고, 저를 믿고 팀을 맡겨준 학교에도 감사해요. 두 번의 우승은 숭의여고 농구부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게 만들어줬던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어려움도 많았다.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시긴 했지만 선수가 5명이다 보니 이 멤버들로 시즌부터 대회까지 나갔다. 선수 개개인의 실력을 떠나 인원이 충분치 않아 경기 운영의 어려움이 많았다. 
 

전국에 여자 농구부를 보유하고 있는 학교는 총 20개에 불과하다. 그중 절반은 선수단이 5∼6명이 전부이고 몇몇 학교는 유명무실하다.


“경기를 운영할 때도 수비는 도움 수비를 하는 게 전부이고, 맨투맨 수비는 파울이 나기 때문에 어려움이 따라요. 다행히 저희 팀은 공격력을 갖춘 선수들이 있어서 공격 시에 더 힘을 받았죠.”

보통은 선 수비‧후 공격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부족한 선수로 인해, 수비보다는 공격 시에 더 강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문제로 처음 고등학교에서 프로로 진출한 선수들은 강한 수비에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남자 농구에 비교하면 여자 농구는 인원이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에요. 여자 농구를 하는 이들이 많다면 경쟁력 있는 선수도 많이 나올 텐데 지금은 우물 안 개구리가 많아요.”

부족한 환경 속에서도 숭의여고는 ‘2017-2018 WKBL 신입 선수 선발’서 박주희와 진세민을 KB 스타즈로 보냈다.

여고부 농구서 유망주로 꼽히는 박지현과 선가희와 함께 2018시즌을 꾸려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총 3명의 신입생이 2018년 시즌 숭의여고에 합류하게 됐어요. 2017시즌보다는 조금은 여유가 생겼지만 방심할 수는 없어요. 동계훈련을 시작으로 시즌 전까지 선수단과 잘 만들어간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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