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멜레온 연기 변신 전익령

2011.07.05 06:00:00 호수 0호

“이젠 진짜 제 이름 알리고 싶어요”

배우 전익령은 드라마PD와 영화감독이 인정하는 연기파 배우이다. 단막극, 아침드라마, 미니시리즈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탁월한 연기력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얼굴은 낯익은데 이름이 낯설다. MBC 일일드라마 <불굴의 며느리>에 출연하며 예명 전예서를 버리고 본명 전익령으로 활동을 시작한 그녀를 드라마 촬영장인 그랜드 앰배서더 호텔에서 만나 보았다.    

<불굴의 며느리>는 번성과 풍요의 상징에서 사연 많고 팔자 사나운 여자들의 집합소가 되어 버린 만월당 종부들의 파란만장 도전기를 담은 드라마이다.

“모든 게 다 합쳐져 있는 드라마예요. 가족적이고, 멜로도 있고, 막장도 있고 다양한 소재들이 버무려져 있는 드라마죠.”

전익령은 <불굴의 며느리>에서 퀸스그룹의 며느리 박세령을 연기한다. 박세령은 단아하고 이지적인 외모로 도도하며 자기중심적이다. 아버지 그늘 아래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남편이 실망스러워 이혼을 요구하지만 씨도 안 먹힌다. 결국 박세령은 이혼을 위한 계략을 꾸미게 된다.

“자존심은 강하나 자아는 약한 캐릭터예요. 남편한테 사랑이 없는 건 아닌데 벗어나고 싶어하죠. 사랑으로 결혼을 했지만 지금은 사랑을 모르는 것 같아요. 역할 자체가 예민한 역할이라 한 신 한 신이 정말 어려워요. 간혹 대본을 보면 스트레스를 받기도 해요.”

중앙대 연극영화과 재학 중이던 2001년 MBC 30기 공채 탤런트로 방송에 발을 들인 전익령은 원하는 배역을 맡기 힘들어 연극으로 눈을 돌려 연극 <냉정과 열정사이>에 출연했다.

“신인 배우들이 단역으로 시작하는 것은 맞지만,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거리가 멀어 연극으로 눈을 돌렸어요. 연극을 하며 연기의 맛을 알게 됐어요. 이후 공연을 보신 감독님들이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고, 2004년 안내상, 이선균 선배님과 함께 출연한 드라마시티 <반투명>으로 본격적인 연기를 시작했죠.”

전익령은 대중에게 이름을 널리 알린 배우는 아니다. 매 작품마다 너무나 다른 얼굴로 등장하는 그녀를 알아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불멸의 이순신>, <고향역>, <마왕>, <아름다운 시절>, <행복합니다>, <거상 김만덕>, <전우>, <싸인> 등 어느 것 하나 같은 색을 발하지 않는 캐릭터로, 각자의 기억에 다른 색으로 기억되고 있다.

“캐릭터와 내가 일치가 되려고 노력해요. 어떤 사람들은 어떤 역을 소화할 때 배우가 보이는 사람이 있지만 난 아직은 내 것보다는 캐릭터를 더 살리려고 해요.”



매 작품마다 너무나 다른 얼굴로 등장…“‘천의 얼굴’ 가진 배우”
<불굴의 며느리>서 도도하고 자기중심적인 며느리 박세령 연기

안방극장에 매진하던 그녀는 잠시 대본을 놓고 연극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번으로 끝나는 일회성 연기에 반동처럼 생기는 목마름이 컸었다. 2006년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연극 <신의 아그네스>로 6개월여에 걸쳐 장기 공연을 성공리에 마쳤다.

“공채 탤런트 출신으로 연극에 미쳐있으니 신기하게 보시는 분이 많더라고요. 제 고향은 무대라고 생각하거든요. 그저 연기가 좋고 타이틀보다 영역을 넘나드는 연기를 배우고 싶었을 뿐이었죠.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을 했어요.”

몇 년간 끝없는 스케줄에 지친 그녀는 잠시 휴식에 들어간다. 지친 심신을 달래고 싶었다.

“그냥 쉬고 싶었어요. 그래도 쉬는 중간 미니시리즈, 아침드라마, 단막극 등에 출연했어요.”

1년 6개월의 충전을 마친 전익령은 MBC 일일드라마 <불굴의 며느리>에 캐스팅 되며 다시 시동을 걸었다. 그동안 써왔던 예명 전예서를 버리고 본명 전익령도 되찾았다. 여기에는 이제 이름을 알리고 싶은 소망도 깔려 있다.

“‘천의 얼굴’ 전예서로 많이 기사가 나왔어요. 주위에서 모든 분들이 예명이 어둡다고 하셨는데 그 때문인지 어두운 역할이 많이 들어왔죠. 부모님들도 시집 못 갈까봐 걱정하세요. 배우는 다양한 역할에 도전할 수 있어야 진정한 배우라고 생각해요. 다음에는 보다 활동적인 역할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싶은 바람이 있어요.”(웃음)

전익령은 바쁜 촬영에도 불구, 봉사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배우들의 봉사모임 길벗과 국제구호기구 JTS가 함께 하는 거리 모금에도 나섰고 주영훈, 김태형과 함께 봉사 단체 컴패션 밴드에서 활동하고 있다.

“누굴 도와준다는 느낌이 아니라 제 자신을 채워 가는 느낌이 들어요. 삶의 방향에 대한 생각과 중심을 놓지 않기 위해서 하는 거죠.”
배우로서 자신만의 색으로 캐릭터를 소화하는 배우 전익령. 그녀는 자신 안의 여러 색을 캐릭터마다 매 번 바꿔가며 보여주는 배우다. 앞으로 그녀가 보여줄 또 다른 색의 연기가 기대되어 진다.

“배우는 나이가 들수록 더욱 멋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올해 목표는 MBC 연기대상에서 상을 받는 거예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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