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남긴 엽기 사건사고 백태

2017.05.08 10:51:12 호수 1113호

의견 다르다고…친구 잡은 선거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이번 19대 대선도 마무리가 됐다. 하지만 대선기간 동안 일어난 갖가지 사건사고들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사건들. 이제는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번 대선기간 동안 후보들의 유세차량 관련 사고들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달 16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유세차량이 오토바이와 부딪쳤다. 오토바이 운전자 조모(35)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안타깝게도 숨졌다. 지난달 26일에는 서울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유세차량이 80대 노인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세차량 말썽

이 사고로 권모(83)씨가 다리에 가벼운 타박상을 입고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해당 차량 운전자이자 국민의당 당원인 박모(60)씨가 우회전을 하며 권씨를 미처 보지 못해 부딪힌 것으로 확인됐다.

안 후보의 유세차량은 부산서도 말썽을 일으켰다. 지난달 19일 부산 북구 구포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안 후보의 유세차량이 전봇대와 연결돼 있던 케이블선을 건드리고 지나갔다. 이 사고로 일부 케이블선이 홍보입간판에 의해 잘려 나갔다.

케이블선이 훼손되는 바람에 이날 오후 인근 아파트 일부 세대에 TV와 전화가 먹통이 되는 등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차량에는 운전자만 탑승하고 유세원들은 타지 않은 상태였다.


앞선 17일 전남 순천에선 안 후보의 유세차량이 지하차도 보다 높은 홍보입간판을 싣고 무리하게 지하차도를 통과하려다 차도 상부와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사고로 유세차량 뒤를 따르던 영업용 개인택시가 크게 파손됐다.

지난달 27일에는 광명시 철산동 한 아파트 인근 도로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 선거유세 차량이 가로수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가로수인 벚나무 한 그루가 부러졌다.

신고자는 경찰에 “대선 유세차량 운전자가 사고를 낸 뒤 부러진 나무를 인도 쪽으로 옮기는 모습은 봤지만 경찰에 신고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이동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광명시 관계자는 “경찰이 수사해 사고경위를 밝혀내면 원인 제공자에게 가로수 비용을 부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명경찰서 관계자는 “신고자로부터 사고 당시 영상을 받아 분석한 뒤 운전자가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며 “원래 공용시설물을 훼손한 사고를 내면 보험사나 경찰에 자진 신고해 조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국 각지에 부착된 후보자 벽보도 갖가지 수난을 당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벽보 훼손사례를 중대범죄로 규정하고 엄중한 단속방침을 밝혔지만 훼손사례는 끊이지 않았다.

강원도 춘천경찰서는 지난달 23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50대 남성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 남성은 22일 강원 춘천시 후평동의 한 중학교 담장에 붙은 대통령 선거 벽보 중 한 후보의 벽보를 열쇠의 날카로운 부분으로 훼손하고 10분 뒤 또 다른 곳에서 같은 후보의 벽보를 훼손했다. 그는 경찰에서 “특정 후보 벽보가 기분 나쁘게 쳐다보는 것 같아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부산 강서경찰서는 대통령 선거 벽보를 훼손한 혐의로 김모(54)씨를 붙잡았다. 김씨는 지난달 23일 부산 강서구 낙동중학교 앞에 붙은 벽보 오른쪽 끈을 풀고 기호 14∼15번 후보 얼굴 부분을 찢었다. 지적장애 3급인 김씨는 “버스를 타려고 손을 흔들었지만 버스가 그냥 지나쳐 화가 가 옆에 있는 벽보를 찢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대통령 선거가 뭐기에…곳곳 참변 잇달아
논쟁이 폭행으로…30년지기 목숨 빼앗아


지난달 23일에는 경남 진주시 칠암동 제일병원 근처 유료 주차장 펜스에 부착된 대통령 선거 벽보가 찢어진 채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을 행인이 경찰에 신고했다. 전날 저녁 무렵에는 진주시 평거동 10호 광장 일대에 부착한 대통령 선거 후보자 벽보 중 후보 2명의 벽보가 찢어진 채 발견됐다.

동물이 선거 벽보를 훼손한 경우도 있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은 지난달 23일 해운대구 반송동 반송초등학교 앞 대통령 선거 벽보 일부가 찢긴 것을 발견했다. 주변에 달린 CCTV를 분석한 경찰은 벽보 근처를 지나간 사람이 없고 벽보 근처에 있던 길고양이 두 마리가 사라진 후 벽보가 훼손된 점을 근거로 주범이 고양이라고 결론 내렸다.

다른 지역서도 찢기거나 뜯겨 있는 벽보가 발견됐다. 경기도 의정부시 시민공원에선 지난달 23일 펜스에 붙어 있어야 할 대통령 선거 벽보가 둘둘 말린 채 인근 계단에 방치된 것이 발견됐고 이보다 조금 앞서 의정부시 신곡동 아파트 단지 앞에 부착된 선거 벽보 중 특정 후보 1명의 눈 부분이 훼손된 채 발견됐다.

지난달 23일에는 경남 진주시 칠암동 제일병원 근처 유료 주차장 펜스에 부착된 대통령 선거 벽보가 찢어진 채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을 행인이 경찰에 신고했다. 전날 저녁 무렵에는 진주시 평거동 10호 광장 일대에 부착한 대통령 선거 후보자 벽보 중 후보 2명의 벽보가 찢어진 채 발견됐다.

지난달 23일 충북 청주시서도 오송읍사무소 인근에 설치된 선거 벽보 중간 부분이 뜯긴 채 바닥에 버려져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북에선 지난달 22일 경북 포항시 북구 두호동 한 아파트 앞에 부착된 벽보 중 후보 3명의 얼굴 주변이 훼손됐다는 신고와 경북 봉화군 더불어민주당 선거연락소 외부에 부착된 선거 벽보가 훼손됐다는 신고가 접수되는 등 벽보 훼손 사건이 잇따랐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선거 벽보를 훼손하는 행위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방해하는 중대범죄”라며 “법이 지켜지는 가운데 깨끗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공직선거법상 정당한 사유 없이 선거 벽보나 현수막 등을 훼손·철거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대선후보를 둘러싼 논쟁이 폭행으로 비화돼 30년 지기의 생명을 빼앗는 사건도 있었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친구를 주먹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A(44)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달 14일 부산 사하구 길거리서 초등학교 동창 B(44)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이들은 함께 술을 마시고 집으로 걸어가던 중 문재인, 안철수 등 대선후보 관련 이야기를 하다 의견 충돌로 몸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B씨는 뇌출혈 등으로 현장서 쓰러져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달 17일 끝내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의견 다툼을 벌이다 B씨가 장난으로 목을 조르자 화가 나 싸움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폭행사건과 사기

대선주자를 사칭한 사기사건도 있었다. 지난달 24일 SNS를 통해 퍼졌던 이 피싱은 지난 1차 문재인 펀드 모금 당시의 디자인과 거의 흡사하게 만들었다. 또 ‘문재인에 투자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주인이 되십시오!’라는 문구를 넣었다.

문 후보의 얼굴 사진도 카피하고 이틀간 1500만원을 모집한다고 글을 올렸다. 특히 지급 이자율로 정식 1차 문재인 펀드(연 3.6%)에 비해 턱없이 높은 11.6%라고 적어 투자자를 현혹시켰다. 다행히 한 건의 피해사례도 접수되지 않아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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