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과 음식의 궁합

2009.11.24 10:04:13 호수 0호

와인은 어느새 우리나라에서 소주, 맥주처럼 편의점이나 주류샵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쉽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다른 술들과 마찬가지로 와인을 마실 때도 안주 혹은 식사를 겸하게 되는데, 와인바에서 가장 즐겨 찾는 치즈부터 이태리 혹은 프랑스 레스토랑의 파스타, 피자, 스테이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아울러 최근에는 한식집에서 삼겹살과 갈비를 먹을 때도 와인을 곁들이는 것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음식과 같이 했을 때 더욱 맛이 좋은 와인은 무엇이며, 어떤 음식과 먹어야 좋을까?

음식의 맛은 우리가 지금까지 식생활을 하면서 잘 알고 있다. 반면 와인의 맛은 아직까지 우리에게 다소 낯선 것이 현실이다. 음식과 와인의 조합을 위해서 우리는 와인이 어떤 맛을 지니고 있고 와인이 음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간단한 몇 가지만 숙지한다면 와인과 음식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와인과 음식에 대한 조화에 관련해 많이 듣게 되는 내용 중 하나가 육류에는 레드와인을 생선류에는 화이트와인을 매칭하라는 것이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무조건 100% 육류에는 레드와인을, 또 생선엔 화이트와인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럼 우선 이 말이 어느 정도 맞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로 레드와인은 육류의 지방을 분해하는 데 필요한 탄닌 성분이 풍부하고, 상큼한 화이트와인은 생선의 비린내를 죽이고, 담백함을 살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맞는 말이다.
반면 다소 무리가 있는 말이라는 것은 보통음식에 와인을 매칭할 때 중요한 것이 음식의 메인재료가 아니라 소스에 따라 매칭시키는 게 훨씬 좋은 궁합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무거운 느낌의 진한 소스에는 레드와인이 어울리고, 가벼운 느낌의 가벼운 소스에는 화이트와인을 매칭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 중 ‘달콤한 와인은 단맛이 나는 디저트와 함께 한다’라는 것이다. 이것 또한 맞는 말이긴 하나 100% 맞는 말은 아니다.
왜냐하면 단 음식에 음식보다 더 단맛이 나는 와인을 마시면 음식의 단맛이 와인의 단맛에 묻혀 제 맛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신맛과 짠맛이 강한 음식은 와인의 산도를 적게 느끼게 해 와인의 맛을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이태리 토마토소스의 피자나 파스타와 이태리 키안티와인을 곁들이는 것은 좋은 예가 된다. 또한 음식의 짠맛은 와인의 떨떠름한 탄닌 성분을 줄여주어 와인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와인별 음식 선택의 세 가지 팁



첫째, 와인의 맛이나 향이 음식의 맛과 향을 덮지 않도록 한다.
와인을 먼저 선택하고 음식을 고르거나 음식을 선택하고 와인을 고르거나 그 상황과 자리에 맞는 조화를 생각하되, 와인의 맛은 음식의 맛보다 진하지 않은 것으로 선택해야 한다. 다시 말해 와인만 마실 때는 와인을 기준으로 안주를 고르지만 식사를 할 때는 음식을 중심으로 와인을 고르게 되는 것이 보편적이다. 이때 와인이 음식의 맛을 덮을 정도로 진하고 강하다면 메인이 되는 음식이 맛없는 음식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두 번째로는 같은 성질의 것은 같은 것으로 선택하라는 것이다. 부드러운 와인은 부드러운 음식과, 향과 맛이 진한 와인은 진한 음식과 같이하면 좋다. 즉, 비슷한 맛의 와인과 음식을 매칭시키라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같은 성질의 것이 아니라면, 반대되는 맛의 와인과 음식을 조합한다. 소금에 절인 엔쵸비나 짠맛이 있는 블루치즈에 단맛이 넘치는 스위트와인을 조합하면 서로의 특성을 더 두드러지게 만들어 각자의 개성을 잘 살릴 수 있다. 예를 들어 달콤한 고구마와 매콤 새콤한 김치를 먹을 때 서로가 반대되는 맛이지만 환상의 조화를 이루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잘 알고, 와인의 가본적인 지식이 있으면 식사를 더 즐겁게 해줄 만한 와인을 충분히 고를 수 있다. 또한, 레스토랑이나 와인바에서 음식과 같이 와인을 마셔보면서 내가 느끼는 최고의 조화를 기억하고, 내 입맛에 맞는 선택을 하면 된다.
·와인의 산도(신맛) = 일반적으로 산도가 높은 와인은 적은 양의 크림이나 치즈 소스요리, 토마토소스의 파스타, 와인과 비슷한 신맛을 지닌 요리와 잘 어울린다.

신맛이 나는 이태리 키안티 와인들이 토마토소스의 파스타나 피자하고 어울려 훌륭한 풍미를 내는 것이 그 예다. 또한, 염도(짠맛)가 높은 음식일수록 산도가 있는 와인으로 조합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짠맛과 신맛이 어우러져 각자의 맛을 더욱 빛나게 하기 때문이다.
신맛은 음식의 맛을 더 좋게 돋우어 주고 맛을 더 길게 느끼게 해준다. 예를 들어, 요리사들이 다 만들어진 요리 위에 레몬을 뿌리는 것등이다.
·와인의 질감 = 음식은 저마다 질감이나 견고함에 차이가 난다. 와인 역시 질감이 있어서 그 미묘한 풍미의 차이에 따라 특정 요리에 적당한 선택이 될 수도 있고, 훌륭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보통 와인의 질감은 탄닌 성분의 높고 낮음에 따라 구분이 된다.
탄닌이 많은 스타일의 와인은 입 안을 꽉 채우는 질감과 뚜렷하고 짙은 풍미가 있어 미각을 확 깨워 주의를 기울이게 만든다. 하지만 음식과의 궁합 문제에서 섬세한 요리의 참 맛을 잃게 하므로 맛이 강하지 않고 소스가 거의 첨가되지 않은 음식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탄닌이 많은 와인은 진한 양념이 된 붉은색 육류, 진한 크림소스의 파스타, 매운 양념의 스튜 등과 잘 어울린다.

반면 탄닌이 적은 스타일의 와인에는 와인의 맛과 촉감이 부드러운 음식이 적절하다. 가벼운 스타일의 연한 레드와인의 경우 참치나 상어와 같이 유질이 좋은 생선류(큰 생선일수록 유질이 풍부하다)나 향과 맛이 진하지 않은 치즈류가 어울리며, 연하고 신선한(가벼운) 화이트와인의 경우 간단한 방법으로 조리한 새우, 가제를 비롯해 샌드위치, 샐러드류, 양념이 안 된 닭고기류 등과 잘 어울린다. 와인과 음식의 궁합에서는 조화와 밸런스를 찾아야 함을 숙지해야 한다.
음식의 맛이 강하거나 짙을수록 풀바디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좀 부드러운 음식에는 미디엄바디 혹은 라이트바디가 좋은 선택이다. 와인을 알게 되면 음식과 조화시키는 일은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다. 처음 맛보게 되는 와인일수록 그 맛이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지를 잘 기억하면 좋다.

·화이트 와인 = 와인은 크게 라이트바디와 미디엄바디, 풀바디로 나누어진다. 이들 중 화이트와인의 대표적인 것에는 라이트바디에 샤블리, 무스카데, 쇼비뇽블랑, 오르비에토, 피노 그리지오 등이 있으며, 미디엄바디에는 푸이퓌세, 샹세르, 푸이 퓌메, 쇼비뇽블랑, 가비, 게브르츠트라미너 등이 있다. 또한 풀바디에는 샤르도네, 뫼르소, 샤샤뉴 몽라쉐, 비오니에 등이 있다.

·레드 와인 = 레드와인의 대적인 것에는 라이트바디에 키안티, 부르고뉴, 피노누아, 보졸레 등과, 미디엄바디의 꼬뜨 뒤 론, 보르도, 부르고뉴 그랑크뤼, 멀롯, 까베넷쇼비뇽, 진판델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 바르베라 등이 있으며 풀바디에 바롤로, 바르바레스코, 부르넬로디 몬탈치노, 몬테풀치아노 다부르조, 보르도 그랑크뤼, 까베넷쇼비뇽, 쉬라·쉬라즈, 에르미타쥬, 멀롯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레스토랑이나 와인바에 가면 꼭 있는 것이 치즈메뉴다. 흔히들 치즈를 와인과 가장 잘 어울리는 찰떡궁합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는 치즈에 있는 풍부한 유질과 단백질, 부드러움이 와인의 맛을 잘 살려주기 때문이며, 무수히 많은 와인의 종류에 버금갈 만큼 치즈의 종류도 다양하다. 그렇다면 어떤 와인에 어떤 치즈가 가장 잘 어울릴까?

·치즈 = 치즈는 우유를 비롯한 포유동물의 젖에 포함된 영양성분이 골고루 들어있는 완벽한 식품으로 분류되고 있다.
우유를 가만히 두면 가벼운 지방성분이 떠올라 크림이 되는데, 이것을 따로 모아 가공한 것이 버터다. 그리고 우유를 소화시키는 효소를 넣어 주거나, 오래 두어 젖산균이 자라 우유가 시큼해지면 응고되기 시작하는데, 이 응고된 것을 커드라고 한다.
또한 이 커드를 따로 분리해 적절한 처리를 한 것이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치즈다. 따라서 치즈에는 다양한 영양성분이 들어있고 그로 인해 고칼로리 식품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와인과 음식, 음식과 와인의 궁합에 대해 알아봤다. 와인을 마실 때 함께하는 음식의 종류와 음식을 먹을 때 곁들이는 와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듯이 와인의 대중화에 걸맞은 음식의 궁합 역시 중요한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주먹구구식으로 “누가 그랬다. 무슨 와인에는 어떤 것이 좋다고 하더라” 등의 잘못된 인식을 버리고 와인의 특성에 맞는 음식을 스스로 판단해 결정하는 것도 와인 선진화로 가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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