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부호 뜯어보기 5탄> 2009년 뜨는 ‘Young Power’

2009.09.08 09:34:45 호수 0호

상장주식 1천억 초과한 ‘젊은 갑부’ 28명

최근 재계가 지각변동하고 있다. 20대에서 40대 초반의 젊은 부호들이 왕성한 활동을 자랑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상장사 주식부호 200인 중 52명이 ‘젊은 피’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들 중 대부분이 대물림 받은 부를 자랑하는 재벌가 2∼3세들이란 사실이다. 게다가 경영권 승계를 목표로 한 재벌 3세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부의 흐름도 자연히 이들을 향해 ‘헤쳐 모여’ 하는 형국이다. 최근에는 젊은 여성부호들도 재계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추세다.

대부분 대물림 받은 부 ‘자랑’…‘자수성가형’ 벤처기업가도 존재
정의선·이재용·정용진·정유경 재벌 ‘세대교체’ 성장세 ‘뚜렷’


재계전문사이트 <재벌닷컴>이 상장사 주식지분 가치를 평가한(8월27일 종가기준) 결과 주식부호 200인 중 만 20세 이상 40대 초반의 ‘젊은 부호’가 52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재벌 반열에 오른 상장주식 보유 평가액 1000억원이 넘는 젊은 주식부호들은 2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1위
김택진·정용진·이재용 뒤이어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39)이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정 부회장의 보유주식 평가액은 8월27일 종가 기준으로 무려 1조1973억원에 달한다. 이 금액은 재계 전체 주식부호 순위에서도 8위를 자랑한다. 2위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42)다. 벤처사업가로 자수성가해 재벌 반열에 까지 오른 김 대표의 보유주식 평가액은 8269억원이다. 3위는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의 외손자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차지했다. 정 부회장의 평가액은 8123억원이다.

이어 정 부회장과는 사촌지간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6530억원으로 4위에 올랐다. 그러나 비상장 주식을 모두 합한다면 이 전무는 삼성 에버랜드, 서울통신기술, 삼성SDS, 삼성네트웍스 등 비상장사 주식 7000여 억원을 포함시키게 돼 총 주식자산 보유 순위 1위로 오르게 된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31)씨는 평가액 6510억원으로 5위를 차지했다. 6위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34)씨다. 김씨의 평가액은 4450억원이다.

7위는 4222억원의 평가액을 기록한 이해진 NHN이사회 의장(42)이다. 8위에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37)이 이름을 올렸다. 정씨는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보유주식 평가액은 3831억원이다. 이어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효성 사장(41)이 주식보유 평가액 2587억원, 조 사장과는 사촌지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37)이 2543억원을 기록해 각각 젊은 주식부호 10인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상장주식 보유가치가 1000억원이 넘는 젊은 부호들이 상당수다. 11위를 차지한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는 2443억원의 주식을 보유했다. 그 뒤로 조현문 효성그룹 부사장(40)과 조현상 효성그룹 상무(38)가 각각 2360억원, 2276억원의 주식으로 1000억원 젊은 부호 대열에 합류했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의 딸 이민규(23)씨와 장남인 이민호(29)씨도 각 2185억원의 주식을 보유해 상위 14위와 15위를 기록했다. 

 3세 경영 기반 마련 확보
재계 이끌 여장군 성장 중


설윤석 대한전선 상무(28·2052억원), 조현식 한국타이어 부사장(39·1962억원),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사촌인 이욱진(40·1714억원)씨, 장형진 영풍 회장의 장남인 장세준(35·1714억원)씨,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26·1474억원)씨, 허용수 (주)GS 상무(41·1376억원), 조양래 한국타이어회장의 차녀인 조희원(42·1297억원)씨, 구자경 LG명예회장의 외손녀인 김선혜(38·1292억원)씨,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녀인 구연경씨(31·1266억원),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장녀인 김주원(36·1264억원)씨, 박정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철완(31·1183억원)씨, 김근수 전 후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용민(33·1063억원)씨, 장형진 영풍 회장의 차남인 장세환(29·1040억원)씨 등이 젊은 부호 반열에 올랐다.

이들 대부분은 재벌가의 직계 가족이거나 친인척들로 계열사의 주식을 상속 또는 증여받아 재벌 대열에 합류한 케이스다. 반면 자수성가해 1000억원 이상 주식부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인물은 서울대 동문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이해진 NHN이사회 의장(CSO)뿐이다. 두 명 모두 재벌가와는 거리가 먼 벤처창업가들이다. 

김 대표는 지난 1997년 엔씨소프트를 창립한 이후 온라인게임 ‘리니지’ ‘리니지2’‘길드워’ 등을 통해 세계적인 게임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 의장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으로 1992년 삼성SDS에 입사했다가 7년 뒤 사내 벤처사업이었던 ‘네이버’를 독립시켜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젊은 부호들의 상위 50인을 살펴본 결과 이들 중 27명이 재벌 3세로 조사될 만큼 최근 재계의 ‘3세 열풍’이 거세다. ‘차세대 경영인’으로 지목된 상당수 젊은 부호들이 그룹 승계를 목표로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부의 흐름도 자연히 옮겨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계가 ‘3세 경영’의 본 궤도에 진입했다”며 “차후 재계의 다크호스로 성장할 이들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주식평가액 상위 순위를 차지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등이 대표주자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최근 승진을 통해 그룹 승계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1999년 입사 이후 초고속 승진을 이어왔다. 입사 1년 만인 2000년 현대차 이사로 2001년 초에는 상무로 승진했다. 2002년 초에는 전무로 승진했고 이후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본부 부사장과 기아차 사장 타이틀을 거치면서 경영수업을 착실히 받아왔다.

일찌감치 삼성그룹 후계자로 점쳐졌던 이재용 전무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전무는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상무보, 상무를 거쳐 2007년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정 부회장과 달리 초고속 승진은 아니지만 차근히 경영권 확보를 준비해왔다.



1천억원 넘는 부호 28명
자수성가 부호 ‘딸랑’ 2명

최근에는 장시간 괴롭혀왔던 삼성의 경영권 편법승계 논란이 종지부를 찍은 탓에 이 전무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재계는 이 전무가 당장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낮지만 여타 그룹의 ‘세대교체’ 바람과 함께 조만간 대표이사(사장)급 경영진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 2006년 12월 승진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이미 전방위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신세계 유통의 PL(자체브랜드)상품 강화, SSM 출점 등 신사업 추진을 주도하는가 하면 직원들과의 만남도 강화하는 등 정용진 체제로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모습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3세들의 움직임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달 ‘형제의 난’으로 박삼구 전 그룹 회장과 박찬구 전 화학부문 회장이 경영 전면에서 일제히 물러난 탓이다.

재계는 박삼구 명예회장의 아들 박세창 전략경영본부 상무(34)와 전력경영본부로 발령난 박정구 회장의 아들인 박철완 부장(31)을 주요 후계자로 꼽는 분위기다. 반면 박찬구 전 회장의 아들 박준경 금호타이어 부장(31)은 ‘형제의 난’ 이후 입지가 좁아졌다는 평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씨도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을 것으로 알려져 재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LG그룹에 따르면 구씨는 미국 유학을 마치는 올가을쯤 그룹에 다시 입사할 예정이다. 그는 2006년 9월 LG전자 재경부서에 입사해 약 1년간 일한 후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에 들어갔었다. 구씨는 본래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친자이지만 2004년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적했다. 구본무 회장은 현재 딸만 둘이어서 입적 당시 LG그룹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던 터다.

젊은 여성 부호들 중에도 적극적으로 경영 일선에서 활동하며 영역을 넓혀가는 ‘여장군’들이 상당수다.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가 대표적인 실례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외동딸인 정 상무의 재계 여성 파워는 단연 두드러진다. 정 상무는 호텔경영에 남다른 애착과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향후 신세계그룹 내에서 호텔과 식품사업 분야를 이끌 것으로 전망한다.

구본무 회장의 장녀인 구연경씨도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해야 할 젊은 여성 부호다. 구씨는 현재 블루런벤처스 윤관 사장과 결혼 후 미국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며 유학 중이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LG그룹의 경영 일선에 참여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재계3세 부호 대거 등장
여성 부호들도 다크호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상무와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도 적극적인 경영 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여성 상장사 주식부호 상위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삼성에버랜드, 삼성SDS, 삼성네트웍스 등 비상장 회사의 대주주로 지난 1999년부터 경영 일선에서 활동을 넓히고 있다.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32)도 빼놓을 수 없는 젊은 여성 부호다.

정 전무는 2004년 현대상선에 입사한 뒤 3년 만에 전무로 초고속 승진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모친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길에 수차례 동행해 김정일 위원장을 함께 면담하는 등 그림자 수행을 하고 있다. 업계는 정 전무의 움직임을 후계수업을 위한 전초로 분석하고 있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