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골프장들의 수난<엿보기>

2009.02.24 14:17:05 호수 0호

분양도 공사도 ‘올 스톱’

경제위기 여파로 분양을 보류하거나 공사가 중단되는 골프장이 속출하고 있다. 또 이미 개장한 골프장 중에 입회금 반환 시기가 도래한 골프장들은 반환 요청이 쏟아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최근 1억원 이하의 중저가 골프장을 중심으로 회원권값 하락세가 멈춘 상태지만 경제위기가 해소되지 않는 한 ‘골프장들의 수난’은 계속될 전망이다.




경북 판타시온리조트는 시행사인 이앤씨건설의 부도로 공사가 중단됐고 경기 가평 리버마운틴골프장은 시행사 SR개발이 부도나면서 표류하고 있다. 가평의 한 골프장은 80% 정도 공사가 진행됐으나 회원권 분양에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통상 80% 공사가 이뤄지면 창립회원뿐만 아니라 2차 회원 모집까지 끝낸다.

공사가 진행 중인 대구의 베네치아, 안동의 탑블리스 등은 분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사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경북 영천에 27홀 규모로 추진되고 있는 S골프장은 인허가가 났으나 분양 가능성이 작아 착공조차 못 하고 있다. 전남 함평의 A골프장은 인허가 절차를 마친 뒤 매물로 내놨으나 매수자가 나서지 않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전국에 공사 중인 회원제 골프장은 56개 1188홀 규모다. 18홀 기준으로 환산하면 66개 골프장이다. 공사 중인 퍼블릭 골프장은 73곳이며 총 981홀이다. 회원제와 퍼블릭을 합하면 전국에 2169홀(18홀 환산 시 120.5곳)의 골프장이 건설 중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이런 분양연기 현상에 대해 인근 경쟁 골프장 시세가 떨어지면서 분양대금으로 투자비를 회수하려는 신설 골프장들이 분양가를 책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회원권 시세가 지금보다 20% 정도 올라가야 분양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부분의 골프장은 분양대금 납부 후 5년의 거치기간을 거쳐 입회금을 전액 반환해주는 조건으로 회원권을 판다. 문제는 회원권 값이 분양가 이하로 떨어진 골프장이 많다는 것. 이에 따라 입회금을 돌려달라는 요청이 쏟아질 우려가 있다.
경기지역 MCC의 경우 2003년에 7000만원(창립회원)부터 분양을 시작해 최고 1억500만원에 회원권을 팔았으나 현 시세는 7000만~9000만원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수도권 C골프장도 1억5000만원에서 1억8000만원에 분양했으나 시세는 9000만원에서 1억500만원대다. 충청지역 T골프장은 1억원에 창립회원을 모집해 최고 1억8000만원까지 분양했으나 시세는 7000만~8500만원 선까지 밀렸다. 이들 골프장 외에도 영·호남 및 제주 지역 골프장 회원권은 대부분 분양가 아래로 떨어져 있는 실정이다.
골프장업계에서는 입회금 반환 문제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회원들이 분양가보다 싼 값의 회원권에 대해 골프장 측에 반환을 요청하면 이를 받아줄 여력이 없는 곳이 상당수라는 지적이다.

회원권 시세가 분양가 이하로 떨어진 지방의 한 골프장은 입회금 반환 요청이 들어오면 반환 시기가 연기됐다며 거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지방 골프장은 5년 전 분양가보다 25~42%가량 떨어져 있는 상태다. 입회금 반환 요청이 한꺼번에 몰리면 부도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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