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지난 2일부터 부산 기장 오시리아관광단지서 열리고 있는 ‘2025 세계라면축제’가 기대와 달리 혹평 세례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7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당초 세계라면축제는 국내 대표 라면 브랜드를 포함해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15개국 라면 브랜드 참여로 큰 관심을 모았다.
이번 축제는 사단법인 부산16개구군장애인법인연합회와 비영리법인 희망보트가 주최하며 ▲미슐랭 브랜드 대상 ▲라면요리왕 ▲라면 파이터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준비성 부족으로 축제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축제에 방문한 관광객들은 “국내 라면 3종, 동남아 라면 3종만 있었다”며 실망감을 표출했다.
1인당 1만원의 입장료를 냈음에도 ‘난민 체험’을 했다는 불만도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 평점 사이트에는 “뜨거운 물 공급 문제로 라면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는 후기도 쏟아졌다.
특히 SNS에는 황량한 공터와 같은 축제장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이 올라오며 비판을 더하고 있다. 모래와 자갈이 섞인 바닥에 라면 박스가 널브러져 있고, 흙바닥이 파여 있는 모습은 축제라기보다는 임시시설을 방불케 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축제를 찾아온 한 노인이 컵라면을 들고 가다가 파인 흙바닥에 넘어져 사고가 나는 모습도 담겼다. 자칫 뜨거운 물이 얼굴에 쏟아져 화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심지어 라면을 가방에 마구잡이로 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공유되면서 현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번 사태를 접한 누리꾼들은 “세계라면축제가 아니라 라면 세 개 축제인 듯” “지자체서 대규모로 ‘세계’ 붙여서 시작하면 100% 망한다” “잼버리 사태 때도 개판이었는데 딱 그 모양이다” “마트 시식 코너가 저기보다 다양할 듯” “세계 축제라고 지어놓고 어떻게 이리 부실하게 준비를 할 수 있지?” “주최사 찾아보니까 딱봐도 라면이랑 관계가 없어 보이는데 안 봐도 비디오다” 등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지난해 구미서 열린 라면 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대했던 방문객들은 더욱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부산일보>에 따르면 해당 축제는 당초 지난 4월 부산 북항 제1부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최 측과 주관사, 부산시와의 협의 문제 때문에 일정과 장소가 변경됐고, 이 과정서 행사 준비 기간이 촉박해졌다는 말이 나온다.
현재 온라인상을 중심으로 축제와 관련, 거센 혹평이 쏟아지고 있지만 주최 측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사과문이나 입장문도 내지 않고 있다. 주최 측이 공식 홈페이지에 안내한 전화번호도 연결이 차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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