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돌솥비빔밥과 스구어빤판 설왕설래

2024.09.30 04:00:00 호수 1499호

조선족 앞세워 도둑질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돌솥비빔밥과 스구어빤판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한국 전통 음식인 돌솥비빔밥이 중국의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VANK)에 따르면 중국 북동부의 지린성 정부는 2021년 12월 공식 홈페이지에 5차 성급 무형문화유산 총 65개 항목을 승인했다. 이 중 돌솥비빔밥 조리법을 ‘조선족 돌솥비빔밥 제작 기예(조리 기술)’란 항목으로 지역 무형문화유산 목록에 포함했다.

한복 입고 광고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 백과사전에 돌솥비빔밥의 중국어 표현인 ‘스구어빤판’을 검색하면 첫 문단에 조선반도(한반도) 3대 명물(평양냉면, 개성국밥, 전주비빔밥) 중 하나로 소개하면서도 ‘조선족 특유의 밥 요리’라고 설명하고 있다. 돌솥비빔밥을 먹는 지역은 남·북한과 함께 동북 3성도 표기하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년 전 바이두 백과사전을 검색했을 때는 ‘조선족’이란 단어가 들어가지 않았는데 ‘조선족’이 삽입된 건 지린성 무형문화유산 목록에 포함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중국 식당들은 이를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현지 전역엔 돌솥비빔밥을 파는 매장 수가 1000개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 프랜차이즈는 ‘조선족 비물질 문화유산’이라고 홍보 중이다. 


중국 우한시 상점가에 있는 중국 비빔밥 프랜차이즈 ‘미춘’은 여성이 한복을 입고 돌솥비빔밥을 들고 있는 사진과 함께 ‘조선족 돌솥비빔밥 조리 기술은 지린성 성급 무형문화유산’이란 문구를 내세운 광고를 게시했다. 서 교수는 “이는 한복이 중국의 한푸에서 유래했다는 억지 주장을 뒷받침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지린성 2년 전 문화유산 지정
현지 전역에 판매 매장 1000개 넘어

반크는 돌솥비빔밥 외에도 윷놀이와 김치 조리법 등 최소 17건이 중국의 국가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2008년 ‘농악무’를 ‘조선족 농악무’로 바꿔 국가급 무형문화재로 지정했고, 이듬해인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한 바 있다.

서 교수는 “중국은 조선족 농악무, 조선족 돌솥비빔밥처럼 향후에도 ‘조선족’을 앞세워 우리 문화를 지속적으로 침탈하려고 할 것”이라며 “정부에서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뒤늦게 무형유산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국가유산청은 “체계적 관리 및 대응이 시급한 무형유산을 선별하는 등 추가적인 연구용역 수행을 통해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필요 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우선 등재를 위한 선제적 조치 강구 등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한심하다’<tnfu****> ‘우려가 현실이 됐네요’<yuug****> ‘선 넘는 게 한두 개가 아니다’<jhda****> ‘보이지 않는 전쟁이다’<hidd****> ‘진짜 비열하고, 교묘하고, 치밀하다’<jinn****> ‘도둑질도 적당히 해야지. 남의 집 물건이 좋아 보이면 그냥 슬쩍하는 도둑이다’<08li****> ‘김치 뺏기고, 한복도 뺏기고…’<shal****> ‘정부는 뭐하냐?’<zuze****>

윷놀이·김치 조리도…
최소 17건 이미 포함

‘우리나라에도 화교들 있으니까 중국 문화를 한국의 유산으로 등재하자’<siok****> ‘중국 논리에 따르면 미국에 살고 있는 중국인은 미국의 소수민족이고, 따라서 중국 문화는 미국의 문화가 된다. 참으로 어이없는 논리다. 그럼에도 이러한 어이없는 주장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은 공산주의 독재국가이기 때문이다’<ccyu****> ‘이래서 국민들이 조선족을 싫어하는구나’<sing****>

‘조선족들이 적극적으로 동조하지 않으면 하기 힘든 건데?’<rcyj****> ‘제발 조선족 의료보험, 고용보험 정지 좀 시켜라’<prod****> ‘우리도 짜장면 무형문화로 등재하자’<niki****> ‘1969년 전주중앙회관에서 돌솥비빔밥을 처음 만들었다. 조선족 중국인과는 1도 관련 없는 음식이다’<hobi****> ‘쥐도 새도 모르게 야금야금 다 뺏기네’<love****>


‘돈이 되니까 저러는 거다. 돈 냄새는 기가 막히게 맡는다’<unky****> ‘피자도, 햄버거도, 스테이크도 다 등록해라’<love****> ‘지금의 한류에 만족하면 금방 잊히는 문화가 된다. 80~90년대 홍콩처럼…더욱이 중국이 우리의 것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니, 정부가 한국의 것 알리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voca****>

또 ‘조선족’

‘등록하면 뭐해? 우리도 다른 나라 음식을 등록할 수 있지만 등록만 하면 뭐하냐?’<hrds****> ‘음식이 너무 맛있으면 찾아볼 테고, 어디서 유례 됐는지 스스로 알게 된다’<djpo****> ‘푸바오에 오열하던 한국인들 보며 자신감을 가졌을 지도…’<wann****>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돌솥비빔밥 왜곡, 반크 대응은?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는 중국의 돌솥비빔밥 왜곡에 대해 전 세계인들의 관심과 동참을 요구하는 캠페인에 나섰다.

반크는 중국의 돌솥비빔밥 왜곡과 관련해 “국제적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중국의 문화 왜곡을 알리는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국가정책 플랫폼 ‘울림’과 디지털 외교 플랫폼 ‘브릿지 아시아’에 글로벌 청원을 하고, 관련 포스터와 중국의 문화 왜곡 사실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하는 운동이다.

반크는 “국민들에게는 한국 전통 문화에 대한 환기와 관심 고취를, 전 세계인들에게는 중국의 한국 문화 왜곡을 알리며 중국이 한국의 문화를 중국의 문화로 바꿔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재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반크는 이날 공개한 포스터를 통해 “만약 한국에서 중국 사천성의 대표 음식인 마라탕을 한국의 유산으로 등재한다면 중국 정부는 어떤 반응일까요?”라며 “한국의 문화를 중국의 문화로 왜곡하는 일은 한중관계와 동아시아 평화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중국의 문화 왜곡을 전 세계에 알려 동아시아 평화를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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