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대항력과 확정일자에 의한 우선변제권을 갖춘 임차인입니다. 집주인이 은행에 근저당을 설정하려고 하는데 은행 직원이 오면 무상거주확인서를 써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써줘도 될까요?
[A] 써주면 안 됩니다. 임차주택에 경매신청이 되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동시에 갖춘 임차인은 배당요구종기까지 배당요구해서 배당을 받거나, 배당요구를 하지 않고 매수인(경락인)에게 대항력을 행사할 수 있는 두 가지 권리를 가집니다.
대항요건(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갖추고 확정일자에 의한 우선변제권을 갖춘 임차인은 확정일자에 의한 우선변제권보다 더 우선하는 담보권(저당권·근저당권·가등기담보권)이나 소액보증금, 우선임금채권(최종 3개월분의 임금·재해보상금·최종 3년간의 퇴직금), 당해세(경매목적물에 대한 상속세·증여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자동차세·지방교육세 등), 법정기일이 확정일자보다 더 빠른 세금 등보다는 후순위로 배당을 받게 되지만, 후순위 담보권자 또는 후순위 가압류권자보다는 우선해(선순위 가압류권자와는 안분 배당) 배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근저당권자(은행)에게 무상거주확인서를 작성해준 때에는 위 순위에 의한 배당을 받을 수 없게 됩니다.
무상거주확인서란 거주자가 임차권이나 전세권에 의해 거주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무상으로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주는 문서입니다.
근저당권자가 담보로 제공된 건물에 대한 담보가치를 조사할 당시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이 그 임대차 사실을 부인하고 임차보증금에 대한 권리주장을 않겠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해준 경우, 그 후 그 건물에 대한 경매절차에서 이를 번복해 대항력 있는 임대차의 존재를 주장함과 아울러 근저당권자보다 우선적 지위를 가지는 확정일자부 임차인임을 주장해 그 임차보증금반환채권에 대한 배당요구를 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금반언 및 신의칙에 위반돼 허용되지 않는 것이 판례입니다(대법원 97다12211).
또한 배당요구를 했으나 배당을 받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매수인에게 대항력을 주장할 수도 없습니다.
주택임차인이 주택에 관해 개시된 경매절차에서 임차보증금 액수, 주택 인도일, 주민등록일(전입신고일), 임대차계약서상 확정일자 등 대항력 및 우선변제권 관련 사항을 밝히고 권리신고 및 배당요구한 경우 그 내용은 매각물건명세서에 기재돼 공시되므로, 매수희망자는 보통 이를 기초로 매각기일에서 신고할 매수가격을 정하게 됩니다.
따라서 주택 경매절차의 매수인이 권리신고 및 배당요구를 한 주택임차인의 배당순위가 1순위 근저당권자보다 우선한다고 신뢰해 임차보증금 전액이 매각대금에서 배당돼 임차보증금반환채무를 인수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매수가격을 정해 낙찰받아 주택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했다면, 설령 주택임차인이 1순위 근저당권자에게 무상거주확인서를 작성해준 사실이 있어 임차보증금을 배당받지 못하게 됐다고 하더라도, 그런 사정을 들어 주택의 인도를 구하는 매수인에게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반돼 허용되지 않습니다(2016다248431).
위와 같이 근저당설정을 위해 임대차관계를 조사하러 온 은행 직원에게 무상거주확인서를 써주면 임차인이 가지고 있는 대항력 및 확정일자에 의한 우선변제권을 모두 잃게 됩니다.
그러므로 집주인이 무상거주확인서를 써달라고 부탁하더라도 절대로 써줘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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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록은?]
법무사·공인중개사
전 수원지방법원 대표집행관(경매·명도집행)
전 서울중앙법원 종합민원실장(공탁·지급명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