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정치팀]민주당 장하나 의원(청년 비례대표)의 '대선불복' 발언을 계기로 야권 청년비례대표 의원들을 싸잡아 '자질부족'이라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함량미달'이라는 원색적 비난, '제명안 제출'에 이어 야권 청년비례대표 제도 자체에 대한 회의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것. 그러나 일각에선 국회의원 본연의 역할인 의정활동은 고려하지 않고 일부 발언만을 문제 삼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일요시사>에서 여야 청년비례대표 의원들의 의정활동 성적표를 비교해 이들이 제몫을 다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19대 국회 청년비례대표 의원은 총 5명이다. 민주당 김광진·장하나 의원은 공개 오디션 방식의 '락파티'를 거쳐 국회에 입성했고,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새누리당 김상민·이재영 의원은 별도의 경선을 거치지는 않았지만 30대 몫의 청년비례대표로 국회에 안착했다. 청년을 대표해 국회의원 배지를 단 이들은 과연 제몫을 다하고 있을까?
법안 발의 많은 민주당
국회의원의 기본적 역할이자 의무는 법안 발의와 이를 논의하는 상임위 및 본회의 출석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과 <열려라 국회>에 따르면 우선 민주당 장하나 의원의 경우 본회의 출석률(2013년 기준)은 67.50%, 상임위 출석률은 87.13%다. 법안 대표발의는 전체 25건이 있었으며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1건만이 가결됐고, 2건은 폐기, 22건은 계류 중이다.
장 의원이 발의한 법안 중 청년을 위한 법안은 지난해 9월 발의한 '청년고용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뿐이다. 이외에는 대부분 환경, 노동, 동물 보호 등을 위한 법안을 대표발의 했다.
같은 당 김광진 의원의 본회의 출석률은 92.50%, 상임위 출석률은 82.22%다. 법안 대표발의는 83건으로, 이는 전체 의원 가운데서도 10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법안을 제출한 것이다. 다만 폐기 5건, 계류 78건으로 아직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이 없다는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의 경우 본회의 출석률은 87.50%, 상임위 출석률은 82.35%다. 법안 대표발의는 7건으로 모두 계류 중이다.
김 의원의 법안 중 청년 관련 법안은 지난 7월 발의한 '직업교육훈련 촉진법 일부개정안'과 지난 9월 발의한 '고등교육법 일부개정안' 등 2건이다.
민주당 청년대표 법안 대표발의 108건, 가결 1건
출석률 높은 새누리 청년대표…가결된 법안 없어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의 본회의 출석률은 100%, 상임위는 75.68%다. 법안 대표발의는 20건으로 1건은 폐기됐고, 1건은 대안법안에 반영돼 폐기됐다. 나머지 18건의 법안은 계류 중이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법안 외 김 의원은 미세먼지 문제와 관련, 지난 10일 본회의에서 채택된 '국민건강 보호를 위한 미세먼지 대책 강화 촉구 결의안'을 주도해 국회 차원의 미세먼지 대책 마련의 토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같은 당 이재영 의원은 본회의 출석률 95%, 상임위 92.50%다. 법안 대표발의는 22건으로 폐기 3건, 계류 19건이다.
종합하면 출석률은 새누리당 청년대표가, 법안 발의는 민주당 청년대표가 좀 더 나은 의정활동을 보인 셈이다. 다만 장 의원의 법안 하나를 제외하고는 가결된 법안이 여야 청년대표 모두 없어 1%도 되지 않는 낮은 법안 가결률은 공통적인 단점이다.
이들과 같은 세대였고 당시 초선의원이었던 17대 국회 386세대 의원들이 기록한 평균 법안 가결률은 11.75%였다. 또 지난 10월 기준 19대 국회 전체 법안 가결률 7.2%에 비해서도 턱없이 부족하다.
출석률 높은 새누리
결국 기본적 의정활동에 비춰보면 여야 청년대표 의원들의 의정활동은 대동소이 한 셈이다. 이에 대해 여권의 집중 표적이 되고 있는 장하나 의원은 "일부 발언을 문제 삼는 비판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라며 "누구도 말하지 못했던 것(대선불복)을 말할 수 있었던 것은 문제의 본질 외에 나머지 부분에 얽혀있지 않은 청년대표여서 가능했다"고 말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현재의 청년비례대표가 386세대처럼 하나의 정치세력으로 자리 잡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당장의 정치공세를 위해 성급하게 청년비례대표 회의론을 제기할 것이 아니라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지속적인 응원과 관심을 통해 이들이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주렬 기자 <carpedie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김상민의 쓴소리
"박근혜정부, 반값등록금 예산 증액시켜야"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이 지난 16일 박근혜정부가 약속한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대학 반값등록금' 예산을 증액해야 한다고 요구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값등록금의 2014년 완성이 1년 후로 미뤄진다는 소식이 발표됐다.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반값등록금 실현 촉구를 위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는 성명서에서 "새누리당은 대선불복 선언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께 약속한 것이 이뤄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해야 한다"며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뢰와 약속을 지키는 것이 대선불복 문제를 이기는 길이고, 더 나아가 안보의 어려움도 이기는 길이다. 약속을 지키는 것이 대한민국을 지키는 길"이라며 "지금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대한민국과 싸우는 사람들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해서 싸우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당에 간곡히 호소한다"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반값등록금 예산을 5000억원 증액시켜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근혜정부의 '공약 후퇴'를 지적하는 당내 인사의 쓴소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이혜훈 최고위원도 경제민주화 후퇴 기류에 대해 "당 내에서 대선이 끝나고 나니까 '경제민주화 필요없다',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데 대해 굉장히 심각한 회의를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