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마켓, 우리말로 틈새시장은 수요가 비어있는 시장을 말한다. 공급이 포화된 상태에서도 의외로 새로운 수요가 있다는 뜻의 시장이다. 그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보이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창업시장 역시 틈새시장이 있다. 특히 과당경쟁을 하고 있는 외식업에서도 틈새는 있게 마련이다. 공급이 넘쳐나지만 늘 비슷한 음식에 식상한 고객이 의외로 많고, 또 실제로 새로운 음식을 먹고 싶어도 주변에서 부담 없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믿고 먹을 수 있는 음식점도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결국 소비자는 새로운 음식을 선택하는 리스크를 지는 대신 익숙하고 검증된 메뉴를 선택하고 만다.
새로운 메뉴
창업자 역시 틈새수요를 개척하기보다 일반적인 업종, 즉 치킨, 커피, 피자, 분식, 호프 등 주류 시장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지역상권에서 새로운 틈새업종으로 경쟁할 자신이 없기 때문일 게다. 하지만 주류 시장은 경쟁이 심해 웬만해서는 큰 수익을 올릴 수 없다. 창업자가 선뜻 선택하지 못하는 심리적 불안요소를 해결해주는 업종이라면 경쟁이 덜한 틈새업종으로도 도약이 가능할 것이다.
기존 시장과 다른 가치 기준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여 성공한 프랜차이즈로 대표적인 브랜드가 수제버거&치킨 전문점 ‘맘스터치’다. 맘스터치는 주요상권이 아닌 학교 앞 등 골목상권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틈새시장을 파고들었다. 맘스터치 이전까지 수제버거는 고가로 판매되고 있었다. 가격대가 7000~ 8000원 대부터 1만원이 넘어 대중화에 실패했다. 6~7년 전만해도 맥도널드, 롯데리아, 버커팅 등 패스트푸드 햄버거 브랜드도 주로 중심상권에 입점하고 있었다.
맘스터치는 3000원대 수제버거를 골목상권에서 선보이면서 학생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시간을 내서 시내 중심가로 나와야 먹을 수 있던 수제버거를 가까운 동네에서 패스트푸드 햄버거 가격과 비슷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틈새시장 전략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학생들에게는 동네에서도 먹을 수 있고 싸고 푸짐한 양의 가성비 높은 수제버거로, 엄마들에게는 자녀에게 건강에 좋은 수제버거로 인식되면서 틈새수요를 창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 맘스터치는 중심상권에도 속속 입점하면서 주류 패스트푸드 시장을 위협하고 있고, 작년에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로 우뚝 섰다.
요리가 어렵거나 식재료 구입 및 관리가 어려운 업종 중에 틈새시장으로 개척할 여지가 있다. 이러한 업종 중에 틈새수요가 많고, 이미 매니아 층이 형성돼 있는 업종도 있다. 닭발전문점은 전형적인 틈새업종이다. 지역 곳곳에 매니아 층이 형성돼 있어 새로운 외식 수요를 창출하기에 적합한 음식인 데다 조리가 까다로워 초보자가 쉽게 창업할 수 없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맛과 위생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주방운영의 편리함을 더하면 틈새업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 창업전문가들의 평가다.
‘본초불닭발’은 메뉴의 맛과 위생관리로 틈새를 개척하고 있다. 중독성이 강한 차별화된 소스를 개발하고 신선하고 위생적인 닭발 관리를 통해 각 가맹점에서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맘스터치 급성장, 코스닥 상장까지
닭발, 코다리조림 등 틈새업종 인기
특히 매운 양념 맛은 직화 향을 내기 위해 캡사이신과 목초액을 넣는 대신, 천연재료만을 사용한다. 통뼈닭발과 매콤오돌뼈와 국물떡볶이와 튤립닭발의 인기도 높다.
본초불닭발은 초보창업자들의 점포운영의 편의성을 더했다. 창업 초보자도 이삼일 교육으로 충분히 점포를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비했다. 15가지 모든 메뉴는 본사에서 100% 손질하고, 수제 직화로 구운 후 완제품 형태로 각 가맹점에 공급해주기 때문에 가맹점에서는 진공 포장을 뜯은 후 데우기만 하면 된다. 이처럼 본초불닭발은 11년 장수 브랜드로서 틈새창업 수요를 견인하면서 꾸준히 성장하여 100호점을 넘어섰다.
‘조리고’는 명태를 반건조한 코다리 특유의 식감과 특제 비법의 양념이 어우러진 코다리조림이 별미로 입소문이 나며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육류 메뉴에 싫증난 고객들이 매콤달콤한 코다리조림을 찾아 틈새수요가 충분하게 형성돼 있다. 조리고는 대표 메뉴 코다리조림 이외에 해신탕, 생선구이, 새우버터구이, 문어숙회 등 해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로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창업자들의 불안 요소인 안정적인 식재료 공급과 조리간소화 시스템도 구축했다. 코다리를 해동시켜 분말스프와 함께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조리법이 장점이다.
외식은 맛도 좋아야 하지만 식사의 편의성도 갖춰야 한다. 때로는 불편한 조리방식에 고객들의 불만이 쌓이기도 한다. 최근 그러한 문제점에 착안해 성장하고 있는 틈새업종이 하나둘씩 생겨나면서 성장하고 있다. 치즈닭갈비전문점 ‘홍춘천’은 모든 메뉴를 주방에서 센 불로 조리해서 각 테이블에 내놓기 때문에 고객들은 테이블에서 약한 가스 불로 데워서 바로 먹을 수 있게 했다. 바로 먹을 수 있어 특히 젊은 여성들이 좋아한다. 또한 이러한 점포운영 시스템은 인건비 절감에도 효과가 크다.
‘제주석갈비’와 ‘구워주면 돼지’도 주방에서 돼지갈비 등 메뉴를 구워서 내놓는다. 각 테이블에서는 약한 가스불로 데워서 바로 먹을 수 있다. 그동안 숯불돼지갈비의 단점은 직접 테이블에서 굽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여성 고객들이 불편해 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해 주방에서 구워서 내놓는 돼지갈비집이다. 고객의 틈새 니즈를 간파, 작년부터 서서히 성장하고 있는 업종이다.
이 밖에 최근에는 맛집으로 소문난 점포가 신규 점포를 출점할 시 주방만 두고 홀 판매 대신 주문받고 배달만 하는 브랜드로 생겨나고 있다. 창업비용을 줄이고, 점포를 확장해나갈 수 있는 틈새시장 전략이다.
메뉴 경쟁력
이와 같이 틈새시장은 점점 더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문제는 틈새업종은 까딱 잘못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초보 창업자가 틈새업종으로 지역상권에서 대중적인 아이템과 경쟁해서 살아남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창업자는 무엇보다 메뉴의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