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이 묻고’ 전문가 3396명이 답하다

국회의장실, 개헌 등 전문가 및 일반국민 설문결과 비교분석

[일요시사 정치팀] 최민이 기자 = 정세균 국회의장실은 지난 7월20~31일 <국회 휴먼네트워크>에 등록된 각계각층 전문가 1만6841명(응답자 3396명, 응답률 20.2%)을 대상으로 개헌 및 선거구제 개편에 대해 이메일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국회의장실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2~13일 실시한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와 비교할 때 전문가와 일반국민 견해가 상당부분 일치했으나 주요 분야서 확연한 차이도 드러났다.

개헌에 대해 전문가와 일반 국민 모두 압도적으로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헌이 국민 삶의 질 향상에 도움 될 것이라는 응답률도 매우 높다. 전문가와 일반국민의 개헌 찬성률은 각각 88.9%, 75.4%에 달하고, 개헌이 국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률도 각각 84.4%, 72.8%에 이른다.

국회는 국민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개헌국민대표를 선발하고 원탁토론을 개최할 예정인데 이에 참여하겠다는 응답률도 각각 69.3%, 51.1%로 높은 수준이다.

대통령 권한 분산에 대해서는 전문가와 일반 국민 모두 동의하지만 선호하는 정부형태는 다르게 조사됐다. 전문가의 88.3%, 일반국민의 79.8%가 압도적으로 대통령 권한 분산에 찬성했다.

선호하는 정부형태의 경우, 전문가는 대통령제(48.1%)를 혼합형 정부형태(41.7%; 국민이 뽑은 대통령과 국회가 선출한 총리가 공동으로 책임지는 정부형태)보다 더 선호하는 반면, 일반국민은 혼합형 정부형태(46.0%)를 대통령제(38.2%)보다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는 대통령제 하에서 입법부·행정부·사법부의 권한 분산과 상호 견제를 선호하는 반면, 일반국민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과 국회가 선출한 총리가 공동으로 국정을 책임지고 협치 할 것을 주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전문가는 권한분산을 더 중시하는 반면 일반국민은 정부형태 개편을 더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의 56.1%는 “대통령 권한분산이 더 중요하다. 즉 대통령 권한 분산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정부형태 개편은 무의미하다”고 답했고, 43.9%는 “정부형태 개편이 더 중요하다. 즉 정부형태 개편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대통령 권한 분산은 무의미하다”는 의견이었다.

반면 일반국민의 경우, 정부형태 개편이 더 중요하다는 응답(57.8%)이 대통령 권한 분산이 더 중요하다는 응답(39.2%)보다 많았다.

선거구제 개편과 관련해선 전문가와 일반국민 모두 비례성을 강화하는 선거구제 개편에 압도적으로 찬성하지만, 선호하는 선거제도는 달랐다. 정당지지율과 의석점유율 간의 비례성을 높이는 선거구제 개편에 대해 전문가의 74.8%, 일반국민의 67.9%가 찬성했다.

그런데 선호하는 국회의원 선거제도의 경우, 전문가는 정당명부 비례대표제(40.2%)를 소선거구제(30.1%)보다 더 선호한 반면, 일반국민은 소선거구제(39.9%)를 정당명부 비례대표제(29.4%)보다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문가 중에선 비례대표 의원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46.1%)이 지역구 의원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31.1%)보다 많은 반면, 일반국민 중에서는 지역구 확대(43.7%)가 비례대표 확대(20.6%)보다 많았다.


전문가는 정당지지율과 의석점유율 간의 비례성을 높이는 구체적 방안으로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및 비례대표 비율 확대를 선호하는 반면, 일반국민은 비례성을 높이는 선거구제 개편에 상당수가 찬성(67.9%)함에도 불구하고 비례성 제고에 불리한 소선거구제 및 비례대표 축소를 선호하고 있다.

일반국민 혼합형 정부형태, 소선거구제 선호
전문가들 대통령제,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선호

헌법에 수도 규정을 신설해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에 대해, 전문가는 찬성하는 반면 일반국민은 찬반이 팽팽하다. 전문가의 64.9%는 수도 규정 신설에 찬성했고, 반대는 35.1%다. 반면 일반국민은 찬반이 각각 49.9%, 44.8%로 엇비슷하다.

5·18 민주화운동 기술,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등에서는 전문가와 일반국민의 견해가 엇비슷했다.

헌법 전문에 5·18 민주화운동을 추가 기술하는 것에 대해 전문가의 68.6%, 일반국민의 67.4%가 찬성했고,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헌법에 규정하는 것에 대한 찬성률은 각각 70.1%, 72.0%였다.

기본권 강화에 대해 각각 95.1%, 93.9%가 찬성했고, 중앙정부 권한과 재원을 지방자치단체로 분산하는 것에 대한 찬성률도 각각 77.1%, 79.6%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한편 국회의장실은 전문가만을 대상으로 몇 가지 문항을 추가 조사했다.

그 특징을 살펴보면, 전문가들은 경제민주화 강화 및 토지공개념 도입 찬성도가 매우 높다. 경제민주화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69.2%)이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16.0%)이나 현행 유지 주장(14.8%)보다 압도적이고, 토지공개념 도입에 대해서도 찬성(68.5%)이 반대(31.5%)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전문가 집단은 재정건전성 강화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재정건전성 등의 재정원칙(61.5%)이나 구체적 재정준칙(21.9%)을 헌법에 담아야 한다는 주장이 도합 83.4%에 이르고, 예산법률주의(현행 정부예산안과 달리, 정부예산의 목적이나 구체적 집행계획, 집행기준 등을 법률 형태로 담는 것) 도입에도 82.0%가 찬성했다.

한편 정부의 증액동의권(국회가 예산을 증액할 때 정부 동의를 받아야 하는 제도)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53.4%)이 증액동의권을 완화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46.6%)보다 높게 나타났다. 국회의 선심예산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를 상원과 하원으로 구성(양원제)하는 것에 대해 전문가의 63.6%가 반대했고 찬성률은 36.4%로 낮은 수준이다. 정부의 법률안 제출권 폐지에 대해서도 반대(63.0%)가 찬성(37.0%)보다 많았다.

대법원장 및 헌법재판소장 선출방법에 대해 인사추천위원회 추천(56.4%)이 가장 높고, 구성원 중에서 호선(22.9%), 현행 유지(20.6%; 대통령이 후보를 추천하고 국회 동의 후 대통령이 임명)가 뒤를 이었다.


공무원 등의 근로3권 제한규정(현행 헌법은 공무원 중에서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해 근로3권을 보장하고, 법률이 정하는 주요방위산업체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할 수 있음)에 대해서는 제한규정을 완화해야 한다는 응답(45.5%)이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27.2%)보다 많았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일반국민의 요구와 의견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의 전문가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기 위해 <국회 휴먼네트워크>를 활용해 전문가 설문조사를 실시하게 됐다”며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국민의 참여를 유도하고 신뢰를 확보하는 동시에 국민의 동의와 지지를 이끌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도서관이 운영하는 <국회 휴먼네트워크>는 국회의원 및 각 분야 전문가 정보를 상임위원회별·전문분야별·직업별로 검색할 수 있는 국회 맞춤형 전문가 데이터베이스다.

지난 7월말 기준 2만80명(전·현직 국회의원 및 국회 소속 직원 제외 시 1만6841명)의 소통채널이 구축돼있으며, 세미나·간담회·공청회 개최를 위한 전문가 선정, 입법 및 정책평가를 위한 1:1 맞춤형 온라인 자문, 분야별 전문가의 입법·정책 아이디어 수렴에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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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미래회-용산 ‘마님들 수상한 커넥션’

한미약품-미래회-용산 ‘마님들 수상한 커넥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기간 비밀 선거사무소로 운영했다는 ‘예화랑’의 뒷배경이 재조명받고 있다. 해당 건물의 공동소유자 김용식의 부인이자 정수인은 지난 2012년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결혼식서 주례를 맡은 정상명 전 검찰총장의 딸이다. 김방은 예화랑 대표의 화려한 정·재계 인맥이 눈길을 끈다. 그는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과 같은 재벌가 사교모임 ‘미래회’ 출신으로 지금까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월 한미약품 그룹 계열사인 ㈜온라인팜은 재건축이 예정된 예화랑과 20년 장기로 보증금 48억원, 월 임대료 4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철거된 빈 건물과 임대계약을 맺은 속내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미술계 쥐락펴락 예화랑 건물의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온라인팜은 지난 1월31일 62억4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채무자는 예화랑 건물 공동소유자이자 대표 김방은과 예화랑 감사이자 동생 김용식, 아버지 김태성 등 3인이다. 해당 근저당권은 김씨 일가와 온라인팜 사이의 임대차 계약에 의해 설정됐다. 김씨 일가가 임대차보증금 48억원을 선지급받고 담보를 위해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이다. 현재 예화랑 건물 소유자는 김씨 남매다. 그러나 내년 7월 말 준공이 예정된 신축건물의 지분을 김씨 일가가 나눠 갖게 되면서 등기부등본상 근저당권 채무자는 3인이 됐다. 임차인 측은 기존 건물을 모두 철거하고 재건축한 이후, 2025년 7월 말 신축건물이 완공되면 건물을 임대키로 했다. 기존 건물은 건축가 장운규가 설계해 2006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비롯해 수많은 건축상을 받았던 건물인데, 이를 모두 철거하고 내년 하반기 새로 세우는 신축건물에 임대차계약을 맺은 것이다. 향후 온라인팜으로부터 평당 3만원의 관리비(신축건물 1400평 기준 4200만원)를 받게 될 예정이다. 온라인팜은 2년 뒤에야 신축건물을 사용할 수 있게 되지만, 이미 임대차보증금 48억원을 지불했다. 또 향후 20년간 960억원의 임대료를 지급하게 될 예정이다. 재건축을 위한 시행대행은 김용식이 대표로 있는 서울플래닝이 맡았다. 서울플래닝은 재건축에 대한 모든 권한과 신축건물 준공 이후 운영 및 관리에 대한 모든 권한을 부여받았다. 김용식의 장인은 윤 대통령의 검사 선배이자 ‘정치적 멘토’로 꼽히는 정상명 전 검찰총장이다. 2009년 9월부터 2013년 8월까지 서울플래닝의 감사를 지낸 정 전 총장은 윤 대통령 결혼식 주례를 섰다. 지난 7월에는 이원석 전 검찰총장 후임 인선을 위한 ‘검찰총장후보 추천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김방은·김용식 남매는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한미약품 그룹 모녀(송영숙 회장, 임 부회장)와 친분이 있는 사이로 알려졌다. 1년 가까이 이어진 한미그룹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이 고소·고발에 따른 법적 분쟁으로 비화하면서 예화랑 임대차계약이 고발 내용에 포함됐다.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8일, 서울경찰청에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등 그룹사 고위임원 4명과 김남규 라데팡스파트너스(사모펀드 운용사·이하 라데팡스) 대표까지 총 5인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철거한 예화랑에 월세 4억 계약 의문 배임 혐의로 고발당한 한미약품 모녀 한미사이언스가 공시를 통해 밝힌 박 대표와 한미약품 사내이사 등 2명 관련 배임·횡령 혐의 발생 금액은 총 81억원(단순 합산 기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박 대표 외 피고발인에 오른 그룹사 고위 임원은 임 부회장·박명희 한미약품 사내이사·우기석 온라인팜 대표로 파악됐다. 함께 고발된 김남규 대표의 라데팡스는 오는 28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모녀 측이 내세운 우군이다. 전날 라데팡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3.7%를 취득하고 경영 참여형 펀드로 회사 경영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약 117만주를, 한미그룹 공익재단인 가현문화재단은 132만1831주를 라데팡스가 세운 특수목적법인(SPC) 킬링턴 유한회사에 넘긴다는 내용을 공시한 바 있다. 한미사이언스 측의 주요 고발 내용은 ▲부적절한 거래를 통한 회사 자금 유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당이득 취득 ▲불필요한 임대차계약을 통한 자금 유출 등이다. 업계에 따르면 형제(임종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측은 피고발인들에 대해 예화랑 건물 관련 불필요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으며, 한미약품 제품 납품 관련 부적절한 거래 등 의혹이 있다고 보고 고발장을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한미약품 관계자는 “최근 한미사이언스 기자회견에 참석해 임종훈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던 계열사 대표(우기석 대표)까지 서슴없이 고발하는 행위를 보며 비정함마저 느낀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3일엔 임 이사 측 인물인 한성준 코리그룹 대표가 “가현문화재단에 총 119억원을 기부해 주총 의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송 회장과 박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지난 15일엔 한미사이언스가 3자연합(신동국 한양정밀 회장·모녀)과 이들을 위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업체를 형사 고소했다. 김방은 정체는? 3자연합은 앞서 한 대표의 송 회장·박 대표 고발 관련 “7개월간 보여준 막가파식 형제 경영에 소액주주가 등을 돌리면서, 3자연합이 상정한 특별결의 가결 가능성이 대두되자 형제들은 인륜을 저버린 고소·고발을 남발한다”고 비난했다. 한미약품 측도 “형제들이 정적을 제거하겠다는 목적으로 경영권 권한을 남용해 한미약품 경영진을 무차별 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이사 수를 기존 10명(정관상 가능한 최대 이사 수)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개정 ▲신 회장과 임 부회장의 이사 선임 ▲이익잉여금의 자본준비금 감액 등이 주요 안건으로 올라왔다. 이 가운데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는 3자연합 측이 상정한 정관변경 건과 신규이사 선인 건 등 두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회사가 상정한 주주친화정책인 감액배당 건에 대해선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업계에선 송 회장이 수백억원을 기부한 가현문화재단을 통해 한미약품을 장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형제 측은 해당 고발서 송 회장과 박 대표의 결정과 지시에 따라 한미약품 이사회 결의나 승인 없이 가현문화재단에 3년간 119억원 상당의 기부금이 제공되면서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주주들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김방은과 임 부회장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만든 미래회서 만나 인연을 맺었다. 미래회 법인 등기에 따르면, 이사에 노소영, 임주현, 김방은, 최지은, 한혜원, 김미경, 전성은, 오선영, 이정현, 안영주, 김흥남, 조옥형, 홍수정, 박지영, 박지완 등이 이름을 올렸다가 2018년 4월6일 일제히 퇴임했다. 김 남매는 지난 대선 때 윤석열 예비후보에게 각각 1000만원을 후원한 후원자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 당선 이후 김용식 대표는 당선자 비서실에 합류했고, 김방은 대표는 청와대 관리·활용 자문단 위원으로 위촉됐다. 윤 대통령을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도운 김용식은 대선 직후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로 들어갔다. 세금으로 월급을 받기 때문에 공직자라고 볼 수 있다. 김용식이 인수위원회를 거쳐 대통령실에 취업했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김방은은 지난 2022년 7월, 대통령실이 청와대 관리·활용 자문단 위원으로 위촉한 것으로 확인된다. 자문단은 대통령실 용산 이전으로 비워진 청와대를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하는 기구다. 이후 지난 1월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서 열린 ‘2024 문화예술인 신년인사회’ 헤드 테이블에 송 회장이 초대받기도 했다. 같은 달 31일 김방은과 한미그룹 일가는 예화랑과 계약을 체결한다. 앞서 송 회장은 2003년부터 사진작가들의 창작과 전시활동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10월27일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한미약품 측근은 “과거 1억~3억원 정도만 가현문화재단에 기부해 오다가 송 회장이 장악하면서 한미약품은 3년 만에 119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기부한 것”이라며 “난데없이 빈 건물에 월세 4억원을 쓴다는 건 업무상 배임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용산 이어준 미래회 역할 형제 측이 제기한 온라인팜 임대차 관련 이슈에 관해 한미약품 측은 ”한미사이언스 법무팀과 태평양의 2중 검토를 거친 뒤 체결된 계약에 관해, 경영권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한미사이언스 법무팀이 해당 계약건을 외부에 유출하는 정황이 보이고, 또 이를 상대측을 마타도어식으로 비방하고 공격하는 소재로 쓰고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이어 ”‘온라인팜’은 리브랜딩 계획을 추진하면서 실제로 다수의 화장품 브랜드와 건강기능식품을 런칭했으며 창립 50주년을 맞아 한미약품그룹 역사관을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장소도 오랜 기간 물색해 왔다“며 ”예화랑 건물은, 한미그룹이 추진하고자 하는 리브랜딩 전략을 실행하면서도, 한미약품그룹 역사관을 설치해 고객들에게 한미 브랜드를 널리 알릴 수 있는 매우 적합한 공간이자 우수한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됐으며, 계약 체결 전 현장을 찾은 온라인팜 우기석 대표도 사업 타당성이 매우 좋다는 의견을 표명하며 계약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또 ”신사동 가로수길 건물 임대의 경우, 여러 회사가 각자의 목적으로 입점 경쟁을 하는 구조며, 한미가 계약을 추진할 당시 역시 한 성형외과와 계약 선점 경쟁이 진행됐다“며 ”선점 과정서 건물주에게 더 이득이 되는 조건을 제시한 온라인팜이 계약 체결자로 선정됐으며, 신사동 가로수길 건물 계약 특성상 계약주체(온라인팜)가 원하는 외관 및 디자인, 컨셉 등을 전적으로 반영해 주는 조건이 전제됐다. 특히 법적 리스크를 점검하기 위해, 당시 법무팀과 법무법인(태평양)을 통해 리스크를 점검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48억원 선지급 조건으로서 예화랑은 한미약품이 원하는 디자인 등으로 건축할 수 있었고 ▲주변 시세보다 적은 월세금액 ▲월세 10년간 동결 ▲언제든 전대 가능 ▲63억여원 규모 근저당설정 ▲입주 시기를 맞추지 못할 경우 96억원 반환 조건 등 한미에 유용한 방향으로 수립된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은 지난 18일, 윤 대통령이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가로수팀’이라는 불법 선거사무소를 예화랑서 운영했고 그 증거를 인멸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서영교 진상조사단장은 이날 오후 국회서 열린 전체회의서 “원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등록한 후보 선거사무소, 중앙당과 시도당을 제외한 다른 선거사무소는 불법”이라며 “(그런데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때)예화랑서 정책과 선거 조직을 이야기하고, 사람을 만나고, 선거 계획을 짰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절친인 이철호 연세대 로스쿨 교수의 이야기에 의하면 양재동에도 (불법 선거사무소가) 있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예화랑 감사 김용식 장인이 윤석열 멘토? 윤·김 결혼식 주례 선 정상명 전 검찰총장 김용만 의원은 무상으로 대여해 불법 선거사무소를 운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예화랑이 ‘가로수팀’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수뢰후부당처사죄도 있고, 공무원이 될 사람이 뇌물을 먼저 받는 사전수뢰죄도 같이 검토돼야 하는 시점”이라며 “탄핵 사유가 될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진상조사단은 회의에 앞서 예화랑을 방문했다. 송재봉 의원은 “일주일 전에 찍은 사진만 봐도 ‘예화랑’이라는 표시(간판)가 확인됐는데, 오늘 가보니까 다 없어지고 펜스를 쳐놓아서 확인할 수 없을 정도”라며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을 한다며 이런 행위들이 벌어지고 있다. 증거인멸죄가 추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상조사단은 이날, 명태균의 경남 창원 산업단지 부지 선정 개입 의혹도 거듭 제기했다. 염태영 의원은 “(창원 산단 발표 전에)명태균과 친분 있는 A씨가 창원시 의창구 화양리에 9필지, 2억6000만원 상당의 땅을 구매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공익제보자로부터 ‘땅 점’을 봐줬다는 증언이 있다”며 “땅 투기하는 사람들이 매물 주소를 물어보면 명태균이 지도를 보면서 산단에 포함된다 안 한다는 조언을 했다고 공익제보자가 증언했다”고 전했다. 그는 “산단 위치를 알지 못하면 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창원시장 출신인 허성무 의원은 “국토교통부가 창원산단 부지를 실사할 때 명태균씨가 현장 점검을 같이 했다는 제보가 있었는데, 이때 부지는 창원대 인근 그린벨트와 창원시 대산면, 북면 일대 307만평이었다. 그런데(실제 발표에선) 이 부지들은 극히 일부분 말고는 모두 빠지고, 그보다 동쪽으로 이동한 완전히 새로운 100만평이 확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때는 국토부의 현장 실사가 없었다. 100만평이 넘는 곳을 산단으로 지정하면서 국토부가 현장에 가보지도 않았다는 걸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런 과정서 명태균이 창원시 부시장과 담당국장을 불러 지시·협의하고 계획을 수립했다는 증언들이 나왔는데, 이게 가능한 일이냐”고 지적했다. 진상조사단은 제기된 각종 의혹의 고발장을 작성하고, 상설특검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야당 사정권 정치권 비화 김승원 의원은 “창원지검이 ‘명태균 게이트’를 정치자금법에 국한해서 수사한다는 의혹이 있다”며 “민주당 법률국과 힘을 모아 여론조사 조작, 공천 개입, 창원산단 선정 관련한 국가기밀 누설, 돈봉투, 예화랑 등 불법 선거사무소 설치, 국민의힘 당내 경선 방해 등 지금까지 나타난 모든 의혹에 대해 고발장을 작성 중이고 완성되는 대로 검찰에 고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진실이 묻히지 않도록 진상조사단은 더 확실하게 꼼꼼하게 활동할 것이며 상설특검도 언제든 출범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