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 부동산전문기자] 이웃간 살인까지 부르는 층간소음. 건설사들이 사회문제로 대두한 층간소음을 최소화한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선보이고 있다. 어린 자녀가 있는 부모들의 관심은 유독 남다를 수밖에 없다. 조용한 집을 원하는 수요자들에게도 인기다.
아래-위층 이웃간 소음분쟁 사건사고 잇달아
중재센터 월 620건 민원 “뾰족한 대책 없다”
죽음을 부른 이웃간 층간소음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3일 인천 부평구 십정동의 한 빌라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다투던 집주인이 세입자 집에 불을 질러 2명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2층에 사는 집 주인 임모씨와 1층 세입자 박모씨는 층간소음 문제로 시비가 붙었다.
흥분해 살인까지
사회문제로 대두
임씨는 시끄럽다고 항의했고, 박씨는 맘대로 하라고 버텼다. 화를 참지 못한 임씨는 둔기를 휘두르다 인화성 물질을 박씨 집에 뿌린 뒤 불을 질렀다. 이 불로 박씨의 딸과 남자친구가 숨졌다. 임씨도 다리에 화상을 입었다.
층간소음 갈등이 살인사건으로 번진 것은 올 들어 두 번째다. 지난 2월 서울 중랑구 한 아파트에서 김모씨가 층간소음 문제로 다투던 30대 형제 2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양천구 목동 한 다세대주택에서 박모씨는 홍모씨 집에 불을 질러 홍씨 등 일가족 6명이 다쳤다. 지난 3월엔 부산 북구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이모씨가 시끄럽게 한다며 위층에 사는 정모씨와 정씨의 어머니에게 수차례 흉기로 위협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웃간 층간소음 다툼 발생 시 직접 대면을 삼가라 등의 대처법을 조언하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센터 설립 이후 연말까지 접수된 민원은 총 7021건에 달한다. 매달 620건 가량의 민원이 제기된 셈이다. 올 들어선 지난 1월에만 1500여 건의 민원이 폭주했다.
이웃간 살인까지 부르는 층간소음. 건설사들은 사회문제로 대두한 층간소음을 최소화한 아파트와 오피스텔로 ‘손님’을 끌고 있다. 어린 자녀가 있는 부모들의 관심은 유독 남다를 수밖에 없다. 조용한 집을 원하는 수요자들에게도 인기다. 다음은 층간소음을 완화한 아파트와 오피스텔이다.
▲목동 센트럴 푸르지오 = 대우건설은 양천구 목1동에 ‘목동 센트럴 푸르지오’주상복합 아파트를 짓고 있다. 지하 5층∼지상 31층, 2개동에 전용면적 84∼127㎡ 249가구로 구성됐다. 이중 181가구를 지난해 일반분양했다. 현재 분양률은 80%를 넘어섰다. 잔여물량에 대해 선착순 분양 중이다.
3.3㎡ 평균 2200만원대인 분양가로 인근지역 시세 3.3㎡당 2600만∼3000만원보다 낮게 책정됐다. 단지 바로 옆에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이 있다. 오피스 밀집 지역인 여의도까지는 10분대에 도착 가능하다. 광화문과 김포공항도 20∼30분대로 접근할 수 있다. 서부간선도로와 올림픽대로 이용도 간편해 교통여건이 뛰어나다.
편의시설로는 현대백화점 목동점, 이마트, 홈플러스, 코스트코 등이 있고, 목동야구장, 목동 아이스링크가 가까워 레저시설도 우수한 편이다. 교육환경도 우수하다. 강남 대치동과 우위를 다툴 정도로 대형 학원가가 밀집해 있다. 단지 인근에 서울 내 명문학교로 꼽히는 목동초중, 목운중이 있으며, 한가람고·양정고와 같은 명문 고등학교도 학군에 속해 있다.
무엇보다 차별화된 설계가 눈에 띈다. 층간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바닥에 비드법보온판 등을 추가했다. 또 천장마감을 보강해 500∼650㎜로 설계했다. 구형 아파트 270∼300㎜와 비교하면 바닥두께가 최대 2배를 넘는 규모다.
▲신화명 리버뷰자이 = GS건설은 부산 북구 금곡동에서 ‘신화명 리버뷰자이’를 분양 중이다. 금곡1주택재개발정비구역을 재개발한 아파트로 지하 3층~지상 29층 8개동에 전용면적 59∼84㎡ 729가구로 구성됐다. 지난 3월 1, 2순위 청약을 받은 결과 총 2149명이 접수해 4개 주택형 가운데 3개 주택형이 모두 마감됐다. 전용면적 59㎡는 1순위에서 최고 46.8대 1을 기록했다. 84㎡의 경우 84㎡A는 4.5대 1을 기록했으며, 84㎡C는 1.8대 1을 나타냈다. 다만 84㎡B는 0.7대 1의 경쟁률로 모집가구수를 다 채우지 못했다. GS건설은 “분양가상한제로 인근 아파트보다 최고 2000만원가량 저렴해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이 아파트는 층간소음을 줄이는 공사로 지어진다. GS건설은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서 정한 표준바닥구조로 시공할 예정이었으나 완충재의 두께를 강화해 층간소음 문제를 줄이기로 했다. 원래 완충재를 20㎜로 설계했으나 50% 더 강화해 30㎜ 두께로 시공한다. GS건설은 “최근 층간소음 문제가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이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동탄 센트럴자이 = GS건설은 지난해 8월 청약이 마감된 경기도 동탄2신도시 ‘동탄 센트럴자이’아파트에도 층간소음을 줄이는 시공법을 사용했다. 이 결과 국내 10대 건설사가 수도권에서 공급한 아파트 중 층간소음차단 인정등급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아파트는 청약자가 대거 몰리면서 전 주택형이 1순위에 마감됐다. 특별공급(44가구)을 제외한 515가구를 모집한 동탄센트럴자이 1, 2순위 청약접수 결과 모두 4237명이 접수했다.
이중 1순위 지원자만 3868명으로 평균 7.5대 1의 청약률을 기록했고, 모든 주택형에서 1순위 마감했다. 84㎡E형의 경우 141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84㎡D형도 61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전 평형에서 높은 청약률을 보였다. 지상 25층 10개동, 전용면적 72㎡(222가구), 84㎡(337 가구) 등 559가구로 이뤄졌다. 평형별로 72㎡형은 4개 타입, 84㎡형은 9개 타입으로 구성됐다.
바닥재 강화에
천장마감 보강
▲광주 서희스타힐스 = 서희건설은 경기도 광주시 쌍령동에서 ‘광주 쌍령동 서희스타힐스’를 분양 중이다. 지하 1층∼지상 15층 5개동 규모로, 전용면적 84∼125㎡ 198가구로 구성됐다. 주변에 다양한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점이 이 단지의 매력이다. 인근에 이마트 등 다양한 쇼핑공간은 물론 광주종합운동장·미술관 등 문화공간도 들어서 있다. 광주종합터미널, 청석체육공원 등도 가까이 입지해 있어 이용이 편리하다. 인근엔 쌍령초교, 광주중앙·경희여자고도 가까워 통학환경이 좋다.
이 아파트엔 최첨단 주거시스템과 함께 웰빙시스템도 도입된다.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층간 소음문제를 방지하고자 소음방지재를 시공했다. 인체 무해한 친환경 벽지와 바닥 마감재를 사용해 새집증후군의 위험도 줄인다.
바닥두께 늘려 소음 최소화
1층·키즈시설 특화단지 인기
▲구로동 로제리움 2차 = 신세계건설은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 97번지 일대에 ‘로제리움 2차’를 공급하다. 로제리움 2차는 층간소음 차단을 위해 국토부 표준바닥시공규제 두께인 19∼21㎝ 보다 두꺼운 22㎝로 시공된다. 층고의 경우 기존에 보급된 여느 오피스텔보다 높은 2.4m로 시공되며, 수익형부동산에서 보기 힘든 우물천장으로 마감된다.
세대 간 소음문제도 해결했다. 국토해양부 규격 50㎝를 초과한 세대 간 벽 칸막이 공사를 55㎝ 두께로 시공해 옆 세대 간의 갈등의 소지를 없앴다. 지하 2층∼지상 20층 규모로 전용면적 20㎡ 이하의 372실로 구성됐다. 취득세·재산세 100% 면제, 업무시설 임대 시 부가세 환급, 1가구 2주택, 종부세, 양도세 중과 제외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계약조건은 계약금10%, 중도금 50% 무이자로, 무제한 전매가 가능하다.
▲내포신도시 빌앤더스 = 현대그룹 계열사 현대아산은 충남 내포신도시 2구역 업무시설용지 1-3블록에서 ‘현대아산 빌앤더스’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7층, 528실(전용 23·29㎡) 규모로 구성된다. 3.3㎡당 분양가는 500만원 초반대.
각 실엔 빌트인냉장고·붙박이장·가전소물장 등 풀퍼니시드 시스템이 적용되고 층간 소음 방지재가 시공된다. 분양 조건은 계약금 10%, 중도금 60% 무이자가 제공된다.
▲1층 안전지대 = 자녀가 있는 수요자라면 아파트 1층이 ‘안전지대’다. 건설사들은 그동안 애물단지였던 1층을 특화보완하면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층간소음 문제가 커지면서 실속형 수요자들에게 아파트 1층이 재조명 받고 있다”며 “어린 자녀가 있는 집은 항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어 1층이 인기”라고 전했다.
경기도 용인시 신봉동 ‘수지 신봉센트레빌’도 그중 하나다. 전체 940가구 규모. 동부건설은 1층 계약자들에게 최대 30%까지 할인혜택을 준다. 149㎡의 경우 당초 분양가 7억9900만원에서 1억2000만∼1억4000만원까지 깎아줘 5억원대에 매입이 가능하다. 3층 이상은 분양가의 15%를 할인해준다. 1층에 필로티를 설치해 지상 2층으로 띄워 1층 세대의 프라이버시 침해를 방지하고 개방감을 확보했다. 동부건설은 “1층에 필로티를 설치해 1층 같지 않은 1층인데다가 가격 파격 할인을 진행해 가격 부담을 내렸고 또 6억원 이하라 양도세 감면혜택 대상도 되면서 최근 젊은 층들의 계약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동원개발은 고양시 삼송지구 A17블록에 짓는 ‘삼송 동원로얄듀크’의 지대를 8m 이상 높여 1층이 인근 다른 단지의 2∼3층 높이로 조망권을 확보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서울 종로구 무학 연립2구역을 재건축한 ‘인왕산 2차 아이파크’의 5개 동 중 2개 동 1∼3층에 테라스하우스를 제공한다. 코오롱건설은 대구 수성구에서 분양한 ‘수성못 코오롱 하늘채’ 1층 가구에 공용 홀을 거치지 않고 바로 현관 출입이 가능하도록 전용 현관문을 조성했다.
▲키즈특화 단지 = 독특한 방법으로 층간소음 예방에 나선 건설사들도 있다. 단지 내 아이들을 위한 키즈특화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
롯데건설은 동탄2신도시 A28블록에 분양 중인 ‘동탄롯데캐슬 알바트로스’에 키즈카페와 부모의 휴식공간인 맘스카페를 결합한 ‘캐슬 맘&키즈카페’를 조성한다. 현대엠코가 울산 동구 화정동 일대에 공급하는 ‘엠코타운 이스턴베이’에도 맘스&키즈카페가 조성된다. SK건설은 화성시 반월동에 분양 중인 ‘신동탄 SK VIEW Park’에 어린이 피트니스센터, 자연채광 인공 해수풀, 방음 레슨실, 복층형 도서관 등을 마련한다.
항상 가슴 졸이는
스트레스서 탈출
동부건설은 인천시 계양구 귤현동에 지은 ‘계양 센트레빌’에 아이들이 사계절 맘껏 뛰어 놀 수 있는 실내놀이터, 맘스카페, 어린이 도서관, 보육시설 등이 있는 복합문화센터 ‘센트웰’을 만들었다. 대원은 동탄2신도시 A33블록 ‘동탄2신도시 대원칸타빌 2차’에 동탄신도시 최초로 대규모 다목적 실내 스포츠파크를 비롯해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인 키즈클럽, 보육시설 등 자녀들을 위한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