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부동산 동향] 5월 분양가이드

‘때는 이때’건설사들 봄철 대목 노린다

[박민우= 부동산전문기자] 정부가 4·1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지 한 달째. 추락하던 집값이 상승세를 타고 끊겼던 거래가 활성화되는 등 모처럼 주택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건설사들은 ‘때는 이때’란 눈치. 그 발판으로 5월 대규모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전국 46개 사업장서 2만6331가구 일반분양
대규모 물량공세…4·1 대책 효과 여부 관심

국회는 지난달 30일 본회의를 열고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올해 말까지 ‘6억원 이하 또는 85㎡ 이하 면적’의 주택 구입자에게 5년간 양도소득세를 소급 적용해 면제하는 내용.

관련법 개정안 의결
양도세 한시적 감면


이에 따라 4월1일 이후 신규·미분양, 1가구 1주택자의 85㎡ 또는 6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한 경우 향후 5년간 발생하는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감면받게 된다. 감면 대상은 신규와 기존 주택 모두 해당된다. 또 1일부터 올해 연말까지 부부합산소득 연 7000만원 이하인 가구가 생애 최초로 구입하는 주택은 6억원 이하일 경우 면적에 관계없이 취득세를 면제받게 된다. 

여야 의원들은 부동산 대책 발표일을 감안해 양도세 감면시점도 당초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의결했던 4월22일보다 앞당겨 지난달 1일부터 적용키로 했다. 앞서 법사위 소속 의원들도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해당 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시켰다. 면제시점도 당초 소관 상임위인 기재위가 상임위 통과일인 4월22일로 확정 의결했으나 법사위는 4월1일로 변경해 통과시켰다.

일단 분위기는 만들어졌다. 건설사들이 이를 모를 리, 놓칠 리 없다. 5월 대규모 아파트 물량이 쏟아지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그동안 바짝 엎드려 있던 건설사들은 슬슬 기지개를 켤 기세다. 주택 양도세 및 취득세 면제를 담은 4·1 부동산 대책에 발맞춰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업계에선 5월을 기점으로 침체된 주택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5월 전국 46개 사업장에서 총 2만9245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중 2만6331가구가 일반분양 된다.(장기전세 및 국민임대 제외). 이는 전월(4월 2만3028가구) 대비 3303가구 증가한 물량이다.

지역별 분양 예정 물량은 서울 12곳 4193가구(일반분양 2628가구), 경기 11곳 9394가구(8644가구), 인천 2곳 1191가구(1191가구), 지방 21곳 1만4467가구(1만3868가구)다. 5월 서울에서 분양되는 사업장은 현대산업개발 ‘인왕산2차 아이파크’, GS건설 ‘공덕자이’등이다.

수도권에선 포스코건설 ‘송도더샵 그린워크3차’, 현대산업개발 ‘별내2차 아이파크’, 하남도시개발공사 ‘에코&’, 롯데건설 ‘판교알파돔시티’, LH ‘하남미사보금자리주택지구’ 등의 분양 물량이 쏟아진다. 지방도 한림건설 ‘한림풀에버’, 한국토지신탁 ‘코아루플러스’, 서한 ‘이다음’ 등의 분양 물량이 준비돼 있다. 다음은 5월 분양 예정인 주요 물량들이다.

▲인왕산2차 아이파크 = 현대산업개발은 서울 종로구 무악동 71-1 일대에 ‘인왕산2차 아이파크’를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면적 84∼112㎡ 총 167가구 규모로 이중 108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주변에 서대문독립공원, 사직공원이 있어 도심에서 쾌적한 자연을 누릴 수 있다. 또 경복궁, 경희궁 등 고궁과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등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문화시설이 있다. 현대백화점, 세브란스병원 등의 편의시설도 있다. 이와 함께 독립문초등학교, 대신중교, 한성과학고, 연세대 등 우수한 교육시설이 있어 교육환경이 뛰어나다.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을 이용할 수 있으며 통일로를 통해 도심로를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공덕자이 = GS건설은 서울 마포구 아현동 380번지 일대에 ‘공덕자이’를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면적 59∼114㎡ 총 1164가구 중 134가구를 일반분양 한다. 
단지 인근에 이마트(공덕점), 마포아트센터, 현대백화점(신촌점), 그랜드마트(신촌점), 밀리오레(신촌점), 신촌세브란스병원, 아현스포렉스, 효창공원, 노고산동 체육공원, 손기정 체육공원 등의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서울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이 단지 바로 앞에 위치해 있고 강변북로, 자유로, 내부순환도로, 올림픽대로 등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바짝 엎드려 있던 
건설사 슬슬 기지개
 
▲송도더샵 그린워크3차 = 포스코건설은 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 D17, 18블록에 총 1071가구 규모의 ‘송도더샵 그린워크 3차’를 분양한다. D17블록은 지하 2층, 지상 25∼29층 3개동에 아파트 69∼104㎡ 318가구, D18블록은 지하 2층, 지상 29∼34층 6개동에 84∼117㎡ 753가구로 조성된다. 실수요자의 관심이 높은 전용 85㎡ 이하 중소형 주택형이 706가구로 전체 공급물량의 66%를 차지한다.
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IBD)의 핵심 주거단지로 꼽히는 1공구에 위치해 있다. 센트럴파크 공원과 채드윅 국제학교, 커낼워크, 송도 센트럴파크1몰 등이 근접해 있다. 인근엔 포스코교육재단이 운영하는 자율형 사립고가 오는 8월 착공해 2015년에 개교할 예정이다. 롯데몰 송도는 2016년에, 송도 이랜드 NC백화점과 복합쇼핑단지는 2015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인천지하철 센트A파크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별내2차 아이파크 = 현대산업개발은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택지지구 A2-1블록에서 ‘별내2차 아이파크’를 공급한다. 지하 1층, 지상 10∼29층 9개동 전용면적 기준 72∼84㎡ 총 1083가구다.
단지 인근에 불암산과 덕송천이 위치하고 있다. 서울외곽순환도로 별내IC 진입이 용이하고 지구 남쪽으로 경춘선 별내역이 지나 교통이 편리하다. 단지 북쪽으로는 서울지하철 4호선 연장선이 2019년 완공될 예정이다. 택지지구 내에 이마트가 개점할 예정이며, 메가볼시티 등 대규모 편의시설 조성도 추진 중이다. 단지 근처의 별가람 중학교와 더불어, 덕송초, 별내고 등 다양한 교육환경도 갖추고 있다.

▲에코& = 하남시 도시개발공사는 위례신도시 A3-8블록에‘에코&’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이다. 전용 75∼84㎡ 총 1673가구로 이뤄졌다. 75㎡ 438세대, 84㎡ 438세대로 각각 A·B 타입 4종류다. 성남CC 인근에 위치해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전량 전용 85㎡ 이하 물량이기 때문에 4·1 부동산 대책 수혜를 볼 수 있는 단지로 청약가입자 중 무주택 세대주에게만 자격이 주어지는 공공분양이다. 
위례신도시는 지구 서쪽으로 서울지하철 8호선 및 분당선 환승역인 복정역과 북쪽으로 서울지하철 5호선 거여역을 이용할 수 있다. 서울외곽순환도로와 분당∼수서간 고속화도로, 헌릉로, 송파대로, 성남대로, 제2양재대로(예정) 등을 통해 서울·수도권 어디로든 쉽게 이동할 수 있다. 

▲판교알파돔시티 = 롯데건설 등이 참여한 (주)알파돔시티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530번지 일대 C2-2블록과 C2-3블록에 ‘판교알파돔시티’를 분양할 예정이다. C2-2블록은 지하 3층∼지상 19층 전용면적 96∼203㎡ 총 417가구, C2-3블록은 지하 3층∼지상 20층 전용면적 96∼203㎡ 총 514가구로 구성된다. 신분당선 판교역과 연결되고 경부고속도로 판교IC, 서울외곽순환도로, 분당∼수서 간 고속화도로, 분당∼내곡 간 고속화도로, 용인∼서울 간 고속화도로 등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하남미사지구 = LH는 경기 하남시 하남미사보금자리주택지구 A18블록과 A19블록에 공공분양(사전예약 물량 포함)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A18블록 전용면적 74∼84㎡ 1455가구, A19블록 전용면적 74∼84㎡ 821가구로 구성된다. 서울 강동구와 접해 있어 강남 접근성이 좋고 강일·상일IC, 올림픽대로, 서울외곽순환도로, 경춘고속도로 등 교통 여건도 좋다. 지구 내에 서울지하철 5호선도 들어설 예정이다. 

▲한림풀에버 = 한림건설은 진주혁신도시에 ‘한림풀에버’아파트를 분양한다. A13블록에 지하 2층∼지상 25층 19개 동과 부속동 13개 동 등 총 32개동 규모로, 전용면적 67㎡ 196가구, 85㎡ 1225가구 등 총 1421가구다. 혁신도시 내에서 민간사업자가 공급하는 첫 단지인 한림풀에버는 남해고속도로 문산IC 및 동진주IC, KTX 진주역이 인접해 교통이 편리하다.
주변엔 공원과 상업지역이 있어 혁신도시 내에서도 최고의 입지인데다 북쪽으로 중학교 부지가, 동쪽으로는 초등학교와 고등학고 부지가 도보로 3∼5분 거리에 인접해 교육여건도 뛰어나다. 특히 첨단 주거 및 업무단지로 건설되는 혁신도시의 여건에 맞춰 단지설계는 남강과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조망을 이용한 개방형으로 전 가구를 남향 배치했다.

수도권 1만2463가구
지방 1만4467가구

▲코아루플러스 = 한국토지신탁은 강원도 삼척시 건지동 115번지 일대에 ‘코아루플러스’를 공급한다. 지하 1층∼지상 19층, 전용면적 59∼84㎡ 총 326가구로 구성된다. 2015년 개통 예정인 동해고속도로 삼척IC가 인근에 위치했고, 국도 38호선(4차선 확장 중)을 통해 태백과 동해 지역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단지 인근에 삼척시청, 삼척버스터미널, 남양체육공원, 홈플러스, 삼척의료원, 삼척문화예술회관 등의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삼척중 등의 교육시설도 인접해 있다. 

▲이다음 = 서한은 대구 동구 각산동 대구혁신도시 B-1블록에 ‘서한 이다음’을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2층∼지상 18층 9개동, 전용면적 65∼84㎡ 총 479가구로 구성된다. 대구∼부산 고속도로 동대구IC, 경부고속도로 동대구 JC, KTX 동대구역, 대구국제공항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단지 인근에 롯데쇼핑프라자, 이마트, 동구문화체육회관, 율하체육공원 등의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대구일과학고와 개교 예정인 초·중·고교 7곳 등의 교육시설도 인접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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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다시 건넌 탄핵의 강

8년 만에 다시 건넌 탄핵의 강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2016년 12월9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야당이 발의하고 여당 의원 일부가 찬성표를 던져 가결됐다.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 파면’이라는 결과를 낳은 국정 농단 사태의 ‘결정적 순간’이다. 8년 뒤 국회 본회의장서 똑같은 일이 일어났다.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다.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11일 만이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시동이 걸린 탄핵 열차는 국회를 지나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로 향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헌재의 시간이다. 두 번 만에 직무 정지 지난 14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재적의원 300명 가운데 300명이 참석해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요건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 즉 200명 이상의 ‘가’표다. 범야권으로 분류되는 192표 외에 국민의힘의 8표가 필요했다. 이날 본회의서 나온 찬성 204표 중 국민의힘서 12표의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탄핵안 표결 전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의원 수인 7명보다 많다. 기권과 무효표 역시 국민의힘서 나왔다고 계산하면 23명의 의원이 당론인 ‘탄핵 반대’와 다른 선택을 한 셈이다. 탄핵안 가결 이후 우원식 국회의장은 탄핵소추의결서를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정 위원장은 탄핵소추의결서 정본과 사본을 각각 헌재와 대통령실로 보냈다. 14일 오후 7시24분 탄핵소추의결서가 대통령실에 전달되면서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다. 탄핵안이 가결된 지 2시간여 만이다. 대통령 권한대행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맡는다. 한 총리는 탄핵안 가결 이후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온 힘과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한 총리는 현재 내란 혐의 관련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만일 야당의 탄핵소추로 한 총리의 직무가 정지되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국무총리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피청구인’이 된 윤 대통령의 운명은 헌재에 달렸다. 헌재는 탄핵소추의결서를 접수한 직후 ‘2024헌나8’의 사건번호를 부여했다. 사건명은 ‘대통령(윤석열) 탄핵’이다. 사건은 재판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재판부에 회부됐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신속하고 공정하게 재판하겠다”고 말했다. 헌재는 탄핵소추의결서를 접수한 날부터 180일 이내에 대통령 탄핵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노 전 대통령 때는 63일, 박 전 대통령 때는 91일 만에 헌재의 최종 판단이 나왔다. 헌재가 탄핵안을 인용하면 윤 대통령은 파면되고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기각하면 탄핵안은 즉시 파기되며 윤 대통령은 국정에 복귀할 수 있다. 헌재의 결정에 따라 이르면 내년 4월, 늦게는 8월에 조기 대선이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상계엄 이후 11일 만 국민의힘 이탈표로 가결 문제는 헌재가 현재 ‘6인 체제’라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이종석 헌재소장과 이영진·김기영 재판관이 퇴임했지만 여야가 추천 인원수를 두고 다투면서 3명을 임명하지 못했다. 헌재법 23조1항은 헌재가 사건을 심리하기 위해서는 재판관 7명의 출석이 필요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6인 체제서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헌재는 앞서 탄핵소추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해당 조항의 효력을 임시로 정지시켰다. 그러면서 현재 6인 체제서 이 위원장의 탄핵 심판뿐만 아니라 헌재에 계류된 다른 사건의 심리를 모두 진행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사건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가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대통령 탄핵 심판이라는 헌정사에 중요한 사건을 6인 체제로 진행하는 게 헌재 입장서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6인 체제로 결론을 내릴 경우 만장일치가 돼야 한다. 헌재가 어떤 결론을 내리든 정당성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치권은 헌재를 ‘완전체’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 국민의힘은 여당 몫 후보로 조한창 변호사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정계선 서울서부지방법원장과 마은혁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를 각각 추천했다.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국회 본회의서 임명동의안이 통과되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다. 현재로선 한 총리가 이들을 임명하게 된다. 헌재로 공을 넘긴 정치권은 그야말로 시계 제로(0) 상태다. 지난 7일 1차 탄핵안이 정족수 미달로 ‘투표 불성립’된 이후 일주일 만에 가결로 결과가 바뀌면서 본격적인 탄핵 정국에 돌입했다. 탄핵안 가결의 ‘키’를 쥐고 있던 국민의힘은 혼돈 그 자체다. 보수 진영 대통령이 두 번 연속 탄핵 심판대 위에 서게 되면서 ‘궤멸’ 위기에 직면했다. 끝까지 반성 없어 지도부 붕괴는 가시화됐다. 탄핵안 가결 이후 국민의힘 선출직 최고위원 5명(김민전·김재원·인요한·장동혁·진종오)은 모두 사의를 표명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4명이 사퇴할 경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넘어가게 된다. 한동훈 대표는 직무 수행 의지를 드러냈지만 의원총회서 사퇴 요구가 나오는 등 입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퇴를 선언했다. 당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친윤(친 윤석열)계와 당권을 쥔 친한(친 한동훈)계 간의 책임론 공방은 국민의힘을 극심한 내홍 속으로 밀어넣고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친박(친 박근혜)계와 비박(비 박근혜)계가 갈등을 벌이다가 분당 사태까지 벌어졌던 8년 전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국민의힘은 문재인정부 이후 5년 만에 정권교체로 간신히 회복한 국민 신뢰를 또다시 잃게 됐다. 국민은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안 가결에 이르기까지 11일 동안 국민의힘이 보여준 모습에 실망을 금치 못했다. 특히 지난 7일 1차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국회 본회의장을 떠나는 모습은 국민 분노에 불을 지폈다. 결국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보수 진영으로부터도 비판이 쏟아졌다. 윤 대통령은 헌재뿐만 아니라 국민 여론·수사기관·정치권 등에 완전히 포위된 ‘사면초가’ 상황에 빠졌다. 탄핵안 가결 이후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서 “저는 지금 잠시 멈춰 서지만 지난 2년 반 국민과 함께 걸어온 미래를 향한 여정은 결코 멈춰 서서는 안 될 것이다. 저는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숨통 죄는 내란 혐의 그러면서 자신의 국정운영 성과를 강조했다. 정치권과 국민에 대한 당부 발언도 내놨다. 하지만 탄핵안 발의 배경인 12·3 비상계엄 선포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끝까지 국민에 대한 사과나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윤 대통령의 태도에 비판이 제기됐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앞서 진행한 네 번의 대국민 담화서도 그는 모든 상황의 원인을 ‘야당 탓’으로 돌리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 정례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탄핵 표결 직전 11%까지 떨어졌다. 부정 응답은 85%까지 치솟았다. 긍정 응답은 60세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서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헌재 탄핵 심판서 극적으로 살아 돌아온다 해도 국정 동력을 기대할 수 없는 수치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대구·경북)도 16%에 그쳤다. 검찰·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특검 등 수사기관도 윤 대통령의 숨통을 조여오고 있다. 윤 대통령은 현재 내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미 구속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등 관련자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직접 진두지휘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쏟아내고 있다. ‘내란 우두머리’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내란죄는 외환죄와 함께 대통령 불소추특권의 예외 범죄다. 내란 우두머리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뿐이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과정서 그에게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적용했다. 지난 14일 구속된 여인형 방첩사령관도 같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들이 ‘윗선’ 즉, 내란 우두머리로부터 지시를 받았다는 의미를 내포한 것이다. 여당은 궤멸 직전에 몰려 헌재 9인 체제 결론 내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명태균씨 관련 수사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최근 몇 개월 새 이른바 ‘명태균 녹취록’이 민주당을 통해 일부 공개되면서 윤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는 수세에 몰리는 상황이었다. 명씨의 행보에 윤 대통령 부부의 뒷배가 작용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그 후폭풍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두 번 만에 탄핵안 가결을 이끌어낸 야권은 공세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그간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국회 과반 의석(192석)을 무기로 윤 대통령을 압박해 왔다. 김 여사 특검법은 이미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황서 윤 대통령은 더이상 거부권을 쓸 수 없다. 내란 혐의를 받는 일부 국무위원과 군‧경 관계자에 대한 탄핵소추도 일사천리로 국회 문턱을 넘고 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탄핵안 가결 이후 “12·3 내란 사태는 아직 종결되지 않았다”며 “내란 수괴 윤석열의 직무 정지는 사태 수습을 위한 첫걸음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을 비롯해 내란 가담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로 사태의 전모를 밝혀내고 처벌이 내려질 때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사흘 만에 내놓은 대국민 담화서 법적·정치적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조기 퇴진 제안에도 ‘하야보다는 탄핵이 낫다’는 입장을 보이며 거절 의사를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이나 박 전 대통령은 탄핵 심판 당시 한 차례도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지만 율사 출신인 윤 대통령은 직접 변론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앞선 대국민 담화서 비상계엄의 당위성에 대해 거듭 이야기했다. 헌재서도 자신이 왜 최후의 수단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는지 그 배경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만큼 고도의 통치행위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국회와 윤 대통령의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되는 지점이다. 문제는 이 과정서 표류할 ‘대한민국호’의 상황이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각종 경제지표가 곤두박질치면서 이는 고스란히 국민의 짐으로 얹어지고 있다. 헌재 판결, 조기 대선 등 향후 이어질 정치 일정서 일어날 갈등도 국민에겐 피로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민이 극복하긴 했지만 피로 지켜온 민주주의가 상처 입은 점도 뼈아픈 대목이다. 피해는 국민 몫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윤 대통령의 이기적인 계엄령 도박에 대한 대가는 한국의 5100만 국민이 할부로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비상계엄 선포부터 탄핵안 가결까지 걸린 시간은 열흘 남짓이다. 향후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최대 8개월까지 이 국면이 계속될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에게 청구될 계산서에는 얼마가 쓰여 있을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