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위원의 치열한 방송세계

2014.02.17 10:00:06 호수 0호

시차, 습관, 긴장, 절제, 공부와의 전쟁

미국투어대회를 시청자들이 알기 쉽게 도와주는 해설자들은 방송국 가서 대기하고 준비하는 시간을 감안하면 보통 3~4일 동안 날밤을 새게 된다.
방송을 마치고 나면 거의 진이 다 빠지고 향후 1주일은 다시 시차 극복에 시간을 보내게 된다.
JGTO(일본남자투어)는 1년에 25개 대회가 개최되는데 대회와 관련된 기본 자료는 JGTO 홈페이지에서 구하고 보충 자료는 일본에서 발행되는 주간지를 공수 받아 구하게 된다. 선수들의 지난 대회 성적과 샷의 특성, 학연, 성품, 성격까지 총 망라하여 한 권의 책으로 직접 만들어 방송 때 마다 들고 다닌다.
오프 시즌에는 일본 투어를 뛰는 선수들과 만나 투어의 뒷이야기, 일본 투어의 특성 등에 관하여 이야기를 듣고 방송에 참조하게 된다.
해설자들의 평소 생활은 방송 일정이 확정되면 1주일 전부터 컨디션 조절에 들어가서 수도승 생활이 따로 없다. 어지간한 술 약속은 전부 취소고 혹시나 노래방을 가게 돼도 한 곡 이상 부르지 않는다. 성대 보호 때문이다.
등산 등 부상을 당하기 쉬운 운동도 삼가고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게 된다.
방송 당일은 최소한 1시간 전에는 도착하여 스튜디오에 40분 전에 자리를 잡는다. 각종 자료집을 방송하기에 편하도록 정리해두고 노트북을 연결해서 대회 사이트를 펼쳐놓고, 진행을 같이 할 아나운서와 상의하여 그날 방송의 테마를 잡게 된다.
방송 전에 장비를 착용하게 되는데 현지의 방송 내용이 들리는 리시버를 귀에 꽂고 주 마이크와 보조 마이크를 착용하면 머리 뒤에서 연결된 와이어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
“스튜디오 ready, 방송 10초 전”이라는 PD의 사인이 들어오면 여전히 살짝 긴장이 된다.
현지에서 진행되는 경기를 생방송으로 하기 때문에 잠시도 한눈을 팔 수가 없다. 선수 개개인 샷의 개수를 카운트 하고 좋은 샷, 나쁜 샷에 대한 원인분석을 해야 하며 현지 방송을 듣고 상황 설명도 해야 하고 골프 룰에 대한 풀이도 곁들여야 한다.
또한 아나운서가 가끔 질문을 해 오기 때문에 눈은 경기를 따라 가면서 질문에 답도 해야 한다. 선수가 화면에 잡히면 자료 뒤적여 가며 선수에 대한 설명을 하고 선수의 컨디션을 관찰해 가면서 그 날 샷의 특징과 문제점도 가끔 지적해야 한다.
노트북을 클릭해 가며 선수에 대한 보충 설명과 현재 스코어도 틈틈이 확인해 나간다. 선수 인터뷰가 나오면 최우선적으로 내용을 전달해야 한다. 제일 긴장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PD가 수시로 하는 지시에 따라가야 한다.
방송 중에 화장실은 꿈도 꿀 수 없다. 중간에 광고 나가는 시간이 2~3분인데 그 시간에 일보고 돌아 와서 다시 마이크, 리시버 끼는 일이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말을 계속하기 때문에 목이 자주 마르지만 조금씩 목을 축여야 화장실을 참을 수 있다. 무엇보다 힘든 것은 의자에 앉은 채로 3시간가량을 반 부동자세로 있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고역이다.
해설자들이 방송을 하면서 모토로 삼는 것이 “시청자가 경기를 보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만 전달하자”이다. 필요가 없는 말은 줄여야 시청자가 편하게 된다.
시청자가 궁금해 할 룰, 선수에 대한 설명, 대회 현장의 상황, 기술적으로 판단이 어려운 샷의 기술분석 등 꼭 필요한 내용만 전달해야 한다. 말을 최대한 절제하면서 필요한 상황은 적절한 타이밍에 전달해야 하는 관계로 준비한 자료의 1/10도 전달 못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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