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일감 몰빵'기업 내부거래 실태(122)대우조선해양

2013.10.29 10:41:07 호수 0호

주인 없어 그런가 "막 퍼준다"

[일요시사=경제1팀]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 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반칙'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변칙적인 '오너 곳간 채우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일요시사>는 일감 몰아주기 연속기획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의 내부거래 실태를 지적한 바 있다.(928호 참조) 유명 건축가인 이창하씨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디에스온'과 '에이유디씨종합건축사사무소'에 매년 수백억원대의 계열사 일감이 몰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거니 받거니

그런데 두 회사 외에도 내부거래가 많은 대우조선해양 계열사는 또 있다. '디섹'과 '해동이엔지' '성원엔지니어링' '신한기계' '삼우중공업' '비아이디씨' '웰리브' '대한조선'등 무려 8개사에 이른다. 이들 회사는 관계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적지 않은 실적이 '안방'에서 나왔다. 대우조선해양 계열사가 모두 20개(해외법인 제외)란 점을 감안하면 ‘식구’들의 절반에서 내부거래가 발견되는 셈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사업 영역이 겹치는 회사가 한둘이 아니란 점이다. 디섹, 해동이엔지, 성원엔지니어링은 선박 설계·플랜트 설비 등 선박 엔지니어링 서비스업체다. 문제는 관계사에 매출을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분석 결과 매출의 대부분을 내부거래로 채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수십억∼수천억원대 고정 매출을 올리고 있다.

디섹은 지난해 매출 2689억원 가운데 2214억원(82%)을 대우조선해양(1305억원) 등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2011년에도 대우조선해양(1834억원) 등 계열사들은 매출 3613억원 중 2995억원(83%)에 달하는 일감을 디섹에 퍼줬다.


디섹이 계열사들과 거래한 매출 대비 비중은 ▲2007년 83%(총매출 2441억원-내부거래 2023억원) ▲2008년 79%(2981억원-2359억원) ▲2009년 79%(3354억원-2633억원) ▲2010년 75%(3315억원-2479억원)로 나타났다.

해동이엔지와 성원엔지니어링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두 회사는 지난해 각각 61억원, 33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모두 대우조선해양에서 나왔다. 그 전 매출도 100% 대우조선해양이 발주한 물량이다.

신한기계와 삼우중공업은 선박 부품 제조업체다. 두 회사 역시 매출 대비 내부거래율이 80∼90%에 이른다. 금액도 1000억∼2000억원이나 된다.

업종 비슷비슷한 '쌍둥이 회사들'에 일감
계열 절반서 수백∼수천억 밀어주기 거래

신한기계의 내부거래율은 ▲2008년 83%(2107억원-1743억원) ▲2009년 94%(2374억원-2231억원) ▲2010년 97%(2406억원-2326억원) ▲2011년 96%(2612억원-2513억원) ▲지난해 90%(2892억원-2605억원)로 조사됐다. 삼우중공업은 ▲2010년 90%(638억원-577억원) ▲2011년 94%(1650억원-1555억원) ▲지난해 85%(2011억원-1719억원)로 집계됐다.

창고업체인 비아이디씨는 매출이 매년 증가해 왔다. 2007년만 해도 1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08년 45억원, 2009년 121억원, 2010년 576억원, 2011년 983억원으로 늘더니 지난해엔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내부거래 덕분이다.

비아이디씨의 관계사 매출은 ▲2007년 8억원(80%) ▲2008년 32억원(71%) ▲2009년 36억원(30%) ▲2010년 416억원(72%) ▲2011년 760억원(77%) ▲지난해 817억원(80%)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대우조선해양(711억원)과 디섹(105억원) 등과 거래했다.

웰리브는 대우조선해양 조선소 등에서 구내식당을 운영한다. 때문에 내부거래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웰리브의 지난해 내부거래율은 44%. 매출 1607억원에서 대우조선해양(626억원), 삼우중공업(27억원), 에프엘씨(20억원) 등 내부거래로 거둔 금액이 703억원이나 된다.

웰리브의 내부거래율은 ▲2005년 54%(465억원-251억원) ▲2006년 53%(612억원-324억원) ▲2007년 59%(871억원-511억원) ▲2008년 53%(986억원-520억원) ▲2009년 45%(1022억원-455억원) ▲2010년 46%(1164억원-536억원) ▲2011년 45%(1427억원-647억원)로 드러났다.

강선 건조업체인 대한조선은 내부거래율이 2011년 4%(5276억원-209억원)에서 지난해 77%로 급증했다. 매출 2479억원 중 1921억원을 대우조선해양에서 채웠다.

주거래처는 모회사


대우조선해양은 '주인'이 없다. 지분 31.46%를 보유한 한국산업은행이 최대주주다. 내부거래가 많은 8개사도 특정인과 연관이 없다. 디섹(70.07%), 신한기계(89.2%), 삼우중공업(100%), 웰리브(100%)는 대우조선해양 자회사다. 해동이엔지(100%), 성원엔지니어링(100%), 비아이디씨(51.04%)는 디섹 자회사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대한조선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2011년부터 대우조선해양이 위탁경영을 맡고 있다. 대한조선과 대우조선해양 간 거래가 발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산업은행이 위탁한 경영 시한은 2016년 말까지다.


김성수 기자 <kims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일감 받는' 8개사 기부는?

대우조선해양 계열사들의 일감을 받고 있는 8개사는 기부를 얼마나 할까.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디섹은 지난해 2000만원을 기부금으로 냈다. 이는 매출(2689억원) 대비 0.007%에 불과한 금액이다. 신한기계는 매출(2892억원)의 0.3%인 9억5000만원을 기부했다.

삼우중공업은 1000만원을 기부했는데, 매출(2011억원)의 0.005% 수준. 비아이디씨와 웰리브, 대한조선은 각각 1000만원, 2000만원, 4000만원을 기부했다. 이들 회사의 매출 대비 기부율도 0.01∼0.02% 밖에 되지 않는다. 해동이엔지와 성원엔지니어링은 공시하지 않아 기부금 내역이 확인되지 않는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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