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경제2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되면서 100억 달러 규모의 이라크 추가재건 사업에 노란불이 켜졌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해 80억 달러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수주를 계기로 이라크 정부와 두터운 신뢰를 형성한 바 있다.
하지만 한화건설 측은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되면서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중소 협력사 동반진출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김승연 회장에게 발전 및 정유시설, 학교, 병원, 군시설현대화, 태양광 사업 등 100억 달러 규모의 이라크 추가재건사업 수주를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되면서 한화건설 김현중 부회장을 비롯한 이라크 사업단의 설득만으로는 이라크 정부에 확신과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한화건설의 설명이다.
한화건설이 100억불 규모의 재건사업을 추가 수주할 경우 한화건설 임직원 500여 명과 협력업체 임직원 1,500여명을 포함해 하루 총 2,000여 명의 현장소요인력이 투입될 예정이다. 연인원으로 환산하면 73만명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이라크 정부는 2017년까지 ▲주택 800억 달러 ▲교통인프라 460억 달러 ▲에너지 800억 달러 ▲IT/의료/보안 등 690억 달러 등 총 2,750억 달러, 우리돈으로 약 310조원을 이라크 재건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2030년까지 에너지 분야에 5,0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정유공장, 발전소, 도로, 인프라, 공공시설 및 군시설 등 다양한 분야에 최소 7,000억 달러 달하는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이라크 재건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중국, 터키, 인도는 물론 유럽 건설사들이 이라크 재건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은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되면서 2,3단계 이라크 재건사업에 대한 협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한·이라크 협력관계가 벌어진 틈을 타 중국과 터키 등 경쟁국 건설사들에게 이라크 재건시장의 선점효과를 빼앗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는 이라크 정부가 전후 복구사업의 일환으로 발주한 10만 세대 규모의 국민주택건설 및 단지조성공사이다. 한화건설이 수주한 해외건설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한국형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이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우리나라 해외건설 수주실적의 10%를 상회하는 이번 공사를 수주하면서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 5,000억 달러 달성의 방점을 찍었다.
특히 김승연 회장은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100여 명의 이라크TFT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수 차례 이라크 현지를 방문하는 등 이라크 신도시 건설공사 수주를 진두지휘한 바 있다.
서영욱 기자(syu@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