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키즈카페에서 발생한 아동 간 사고는 법적 책임을 어떻게 나눠야 할까? 당사자 부모들 간의 문제로 볼 수도 있지만, 업체의 관리 소홀 여부도 중요한 쟁점이다.
최근 경기 광명시의 한 키즈카페에서 어린이가 크게 다친 건을 두고, 가해자와 업체 측의 대처가 입길에 올랐다. 피해 아동의 모친 A씨는 지난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광명 키즈카페 사고 가해자를 찾는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최근 키즈카페에서 휴식 공간에 앉아 있던 제 아이의 이마가 찢어졌다”며 “가해 아동이 안내를 무시하고 놀이기구를 과도하게 조작해 사고가 발생했고, 인근엔 안전요원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업주와 보험 처리를 진행 중”이라면서 “처음엔 전액 처리해줄 것처럼 얘기했으나, 지금은 상대 측 아동의 과실로 일어난 일이라서 다 지급하기엔 자기들도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업주는 ‘개인정보’를 이유로 가해자 부모의 연락처를 제공해주지 않았다. 대신 업체에서 직접 연결을 시도했지만 전화를 끊어버렸다. 경찰에도 문의했지만 “형사사건이 아니라서 강제로 알 방법은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사고 당시에 정보를 교환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선 “가해자 측은 CCTV 영상을 본 뒤 말 없이 가버렸다고 하고, 저도 아이를 급히 병원에 데려가느라 경황이 없었다”며 “사과 한마디도 듣지 못한 상황이라 너무 화가 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견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해당 키즈카페는 사건 이후 해당 놀이기구를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연을 접한 회원들은 “얼마나 다쳤겠어 하고 봤는데 상처가 심각하다. 흉터 남을까 걱정된다” “아이 상처가 커서 놀라셨겠다” “부디 물질적, 정신적 보상 잘 이뤄지길 바란다” 등 자녀의 회복을 걱정했다.
일부 회원들은 “남을 다치게 했으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가해자는 책임질 생각이 없는 듯하다” “(키즈카페에) 업무상 과실치상으로 형사 고소도 가능할 듯” “요즘은 사과받는 게 로또보다 어렵다” 등 키즈카페와 가해자 측의 대응에 분노했다.
수영장과 썰매장을 운영한다는 한 회원은 “가해자와 연결이 되든 안 되든 업주가 배상하게 돼있다”며 “허리 지병을 앓던 고객이 썰매 한번 탄 뒤, 보험처리를 요구해 배상한 경우도 있었다. A씨 경우 100% 업주가 성형 비용까지 물어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키즈카페에서의 돌발 사고는 통상 업주 측 보험사가 피해자에게 먼저 배상한 뒤, 민사소송을 통해 가해자 측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처리된다. 민법 제758조는 놀이기구의 설치 또는 보존에 하자가 있어 사고가 발생한 경우, 소유자가 손해를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때 핵심 쟁점은 안전 관리자 부재, 주의 안내 여부 등이다.
형법 제268조 ‘업무상 과실치상’ 적용 가능성도 있다. 안전수칙 안내가 부족했거나 CCTV에 직원이 위험 행위를 제재하지 않은 장면 등이 확인된다면, 키즈카페가 업무상 주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다.
그러나 가해자 측의 책임도 배제할 수 없다. 미성년 자녀를 지도·감독해야 할 보호자의 의무가 소홀했다면 이에 따른 과실이 책정된다. 피해자 측 역시 보호 의무 소홀이 인정되는 경우, 과실비율 산정에 반영된다.
실제 판례도 있다. 대한법무사협회가 발간한 월간지 <법무사> 2018년 8월호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부산의 한 키즈카페에서 트램펄린을 이용하던 아이가 자신을 향해 굴러온 다른 아이와 충돌해 18일간 치료를 받았다. 피해 아이는 가해 아이 측 보험사로부터 전액 배상받았고, 이후 이 보험사는 키즈카페 운영자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했다.
당시 재판부는 “트램펄린은 그 특성상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며 “따라서 운영자는 안전 관리자를 배치해 이용 연령층을 제한·구분하는 한편, 보호자에게 안전수칙을 안내하고 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등 위험을 방지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가해자의 부모 역시 자녀를 제지해 사고를 예방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방치한 잘못이 있다”며 업주의 책임을 25%로 제한했다.
한편 A씨는 29일 게시글을 수정해 “키즈카페로부터 사과를 받았고, 배상 문제도 최대한 협조하기로 했다”며 기존 글을 삭제한 뒤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사건 이후 가족 모두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도움 주신 회원분들께 감사드린다. 추후 다시 소식 전하겠다”고 덧붙였다.
A씨가 본문 내용을 지우고 감사 인사로 바꾼 것은 법적 분쟁으로 사건을 키우기보다는, 합의 및 사과를 받는 데 목적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일요시사>는 A씨에게 구체적인 사고 발생 경위와 보험 처리 상황, 고발 진행 여부 등을 묻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끝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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