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행성 극장’ 권혜원

2023.07.05 00:00:00 호수 1434호

기계에 던지는 질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갤러리 송은서 권혜원 작가의 개인전 ‘행성 극장’을 개최했다. 권혜연은 제19회 송은미술대상 수상자다. 그는 특정 장소가 내재한 기록되지 않은 역사를 서사 형식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선보여왔다. 



미디어 이론가 마셜 매클루언은 1957년 발사한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언급하며 스푸트니크 이후에 지구는 프로그래밍 가능한 것으로 변했으며 관객 없이 모두가 배우인 ‘Global Theater’가 됐다고 말했다. 

새로운 자연

이는 지구 밖의 시점, 그리고 기계 장치의 관점서 바라봤을 때 우리 자신을 포함한 지구라는 환경 자체에 대한 시각과 태도가 전환된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관점서 권혜원의 ‘행성 극장’은 아주 작은 센서부터 카메라, 인공지능까지 자연을 들여다보는 장치에 관해 탐구하는 프로젝트다.

‘행성 극장’은 인간과 산업의 목적에 종속된 환경 기술이 아닌 인간 중심적인 인식을 넘어 지역 생태계서의 공존을 목표로 하는 기계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를 질문하며 생태계와 인간 기술의 권력이 역전된 미래의 가능성을 상상한다. 

송은미술대상자 수상전
역사를 서사로 재구성


권혜원은 역사의 기술 방식이나 고정된 과거 인식서 벗어나 새로운 시공간을 구성하고 이를 통해 현재를 반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서 그는 자연을 측정하고 관찰하는 기계가 어떻게 자연과 우리의 관계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자연을 만들어내고 있는지에 주목했다. 

권혜원은 과거를 연장하는 방식으로 현재에 머무르게 하는 기록물의 속성을 연구함으로써 과거와 현재라는 선형적 시간 구조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재고하고자 했다. 

그러면서 근과거를 어떻게 인식할지 질문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모습을 고정된 상황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저항하며, 현재의 시간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권혜원에게 공간은 작업의 주요한 재료다. 공간은 물리적인 경험의 장소와 심리적인 지각의 영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그는 이 모든 세계를 동시에 다룬다.

과거-현재-미래 한 장면
새로운 서사 전개 방식

권혜원은 제19회 송은미술대상전서 기억으로만 존재하는 현장을 찾아 남겨진 흔적을 쫓고 그것을 2점의 영상 작업으로 선보였다. 제주도의 동굴을 방문해 우연적이고도 의외의 방향으로 전개된 여정을 담았다. 

그의 개인적 경험이 단편화된 역사, 문화적 맥락을 재구성했고 과거를 유물로 밀어내는 관습적인 역사 인식 대신 과거-현재-미래를 하나의 장면으로 나타내는 새로운 서사 전개 방식을 제시했다. 이런 관심은 작가가 꾸준히 집중해온 역사의 기술 방식이나 고정된 과거 인식서 벗어나 새로운 시공간을 구성하고 이를 통해 현재를 되돌아보게 한다. 

송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가상현실을 통해 인간과 기술, 그리고 자연이 서로 연대하는 지점을 모색한다. 권혜원은 가상세계를 구축하고 상상 속 기술과 환경을 통해 실재와 픽션 사이의 관계와 재현한 현실에 질문을 던진다”고 설명했다. 

권력 역전

이어 “인간과 산업의 목적에 종속된 환경 기술이 아닌 인간 중심적인 인식을 넘어 지역 생태계서의 공존을 목표로 하는 기계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인가를 질문하며 생태계와 인간 기술의 권력이 역전된 세상의 가능성을 상상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오는 29일까지. 

<jsjang@ilyosisa.co.kr>
 

[권혜원은?]


▲학력
레딩대학교 예술대학 미디어 아트 박사 졸업(2018)
런던대학교 슬레이드 미술대학 미디어 아트 석사 졸업(2006)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졸업(1999)

▲개인전
‘행성 극장’ 송은(2023)
‘보이지 않는 영사기사를 위한 매뉴얼’ 탈영역우정국(2018)
‘조선관광단_경성편’ 갤러리 보는(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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