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그대론데…” 다음 뉴스 ‘24시간 시한부’ 댓글 파장

2023.06.08 10:00:11 호수 0호

8일부터 메신저형 ‘타임톡 베타’ 서비스
“탈퇴해야겠다” 등 일부 이용자들 격앙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네이버는 그대로인데 다음(카카오) 댓글만 이렇게(실시간 채팅) 관리하는 이유가 뭔가요?” “와, 24시간 시한부 댓글이라니…여론조작하겠다는 머리 좋네.”



포털사이트 다음이 8일부터 기존에 서비스되던 댓글의 추천순, 찬반순 정렬 기능을 없애는 대신 실시간 채팅 형식으로 전환하면서 파장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타임톡은 기존의 댓글 서비스와는 달리 카카오톡 메신저처럼 ‘실시간’으로 소통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보다 활발한 이용자 간 의견이 달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문제는 기사 발행 시점 이후 24시간이 지날 경우 댓글들이 모두 사라진다는 점이다.

이날 카카오는 “다음CIC가 다음 뉴스의 채팅형 댓글 서비스 ‘타임톡’ 베타 버전을 새롭게 오픈했다”고 밝혔다.

다음 뉴스 관계자는 “이용자의 실시간 소통과 표현의 자유를 유지하면서도 일부 댓글이 과대 대표되거나 부적절한 댓글이 사라지지 않는 기존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채팅형 댓글 서비스 ‘타임톡’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더 많은 이용자들이 편하고 부담 없이 댓글에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다음은 뉴스 댓글에 댓글 도배 방지 시스템, 본인 확인제를 도입하는 한편, 특정인에 대한 명예훼손 및 허위비방을 막기 위해 연예‧스포츠 기사에 대한 댓글 서비스도 폐지했던 바 있다.


현재 다음 기사를 클릭하면 기사 하단에 ‘이 뉴스에 대해 의견을 나눠보세요. 톡방 종료까지 OO:XX:△△ 남았습니다’라는 안내글이 표기돼있다. 하단의 ‘참여하기’ 버튼을 누르면 화면 우측으로 다음 닉네임과 댓글 의견이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다음 뉴스 측은 지난 7일 이전, 기사에 댓글을 한 건이라도 남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댓글 백업 서비스 신청을 받기로 했다. 신청 기간은 8일부터 오는 9월5일까지로 백업 신청 페이지를 통해 접수 가능하며 신청 계정의 이메일 주소로 백업 파일 링크가 전달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다음 뉴스 이용자들은 “정신 나간 다음, 댓글 시스템 돌려놔라” “이런 민감한 사항에 댓글을 이렇게 막아놓고 토론하라고 하느냐? 이런 막장으로 개편해놓고 토론의 장? 손으로 하늘을 가려라” “다음, 이제 아웃” “탈퇴해야겠다” 등 현재 타임톡 서비스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한 누리꾼은 “댓글에 ‘짱개’라는 표현도 삭제됐던데 다음이 정말 이상해졌다. 정작 짱개는 한국을 빵즈라고 하는데 중국보다 표현의 자유가 떨어지는 곳이 다음”이라며 “네이버와 단순 비교해도 차단되는 단어가 훨씬 많다. 검열이 국가보안급”이라고 비판했다.

더 큰 문제는 자신이 기사에 달았던 댓글이나 댓글에 달았던 대댓글을 더 이상 확인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닉네임 ‘프링글OO’는 “이제 나의 댓글은 못 보는 거 아니냐?”며 허탈해했고 다른 누리꾼도 “내가 썼던 주옥같은 댓글들이 다 사라졌다. 옛날 일기 보듯이 내가 달았던 댓글들 확인하는 것도 좋았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일각에선 전통적으로 다음 뉴스에 윤석열정부에 대한 비판 댓글이 많은 반면, 네이버 뉴스에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비판 댓글이 많은 상황서 정부가 다음에 압력을 넣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른바 ‘언론 재갈 물리기’가 아니냐는 것이다.

한 언론계 관계자는 “보통 뉴스와 댓글은 여론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를 막겠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발상일 수 있다”면서도 “특정 포털사이트의 정치적 이념이 너무 한쪽으로만 쏠려 있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문제는 타임톡 서비스가 기존의 추천이나 반대 기능 등 댓글 여론의 형성 자체를 막는 시스템인 데다 하루 만에 자신이 달았던 댓글이 사라지게 될 경우 뉴스 이용자들의 댓글 참여 자체가 위축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지난 2020년 9월에는 네이버 스포츠 기사에 대한 댓글 서비스가 잠정 중단됐던 바 있으며 현재 네이버 뉴스는 순 공감순, 최신순, 공감 비율순을 기준으로 표시되도록 서비스되고 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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