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문]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인데, 정확히 어떤 일을 하나.
저출산 고령사회 문제는 지금의 우리 대한민국에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봅니다. 아시다시피 작년에 대한민국 인구가 데드크로스됐어요. 뭐냐면, 사망자 숫자가 출생자 수보다 더 많아서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 거거든요. 그리고 출산율은 둘이 만나서 한 명도 안 낳는... 지금 0.8명이 깨졌습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지금이 왜 중요하냐?
90년대생까지만 해도 한 해 60만명씩은 태어났는데 2000년대생이 되면서 40만명으로 대폭 줄어듭니다. 부모가 되는 세대의 숫자가 줄어들고 나면 우리가 출산율을 아무리 제고해도 태어날 수 있는 아이들의 숫자가 줄어드는 거죠. 그래서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 이제 고령사회가... 이미 초고령사회가 2025년, 2026년에는 돌입한다고 보기 때문에, 고령사회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으면 평균수명은 늘어나는데, 건강하게 살아가시는 게 어려운 부분 아닙니까. 그래서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아젠다’이다.
그동안에는 부처가 다 따로따로, 돈은 어마무지하게 썼어요. 300조원을 썼다는 추산도 있고, 400조를 썼다는 추산도 합니다. 어쨌든 올해도 40조원가량 돈이 들어갑니다. 근데 나아지는 게 없어요.
2100년이 되면 인구가 3000만명이 날아가요, 이 추세면. 우리 5000만 인구가 2000만명으로 준다는 걸 상상하시겠습니까? 대한민국은 존속 불가능한 나라가 되고 맙니다. (그래서)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한 군데에서 하는 게 아니라 전 국민이 같이 관심 가져야 합니다.
지금은 “나 혼자 사는 것이 훨씬 더 행복해”가 돼있어요. 그래서 <나 혼자 산다> 예능프로그램이 마음에 안 들어요. 혼자 사는 것이 행복하다는 게 많은 사람의 생각으로, 그것이 트렌드로 잡혔는데... 그것이 아니라 “결혼해서 아이 낳아 사는 것이 행복하다” 그런 사회로 바꿔줘야 되고. 그런 인식의 변화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 전 국민이 캠페인에 같이 돌입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꼭 좀 써 달라는 거고, 이걸 많이 강조해야 돼요. <일요시사>도 MOU 좀 하지. (MOU 잡담)정말 아이를 낳아야지 행복할 거 같은 그런 얘기들을 많이 써서 캠페인하자고 건의 좀 하세요.
-최근 이집트 출장을 갔다 왔는데?
사실 인구 문제하고 또 하나 중요한 대한민국의 미래 아젠다가 ‘기후’예요. ‘기후변화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사실 대한민국의 생존, 인류의 생존 문제고 미래 먹거리의 문제입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UN 당사국 총회였습니다. ‘COP 27’인데요. ‘대한민국이 어떻게 탄소중립의 사회로 갈 거냐’는 것과 ‘국제사회서 대한민국이 어떤 기여를 할 것이냐’ 이 두 가지에 대해 말씀드리고 왔고요. 그 밖에 녹색해운목표 정상급 행사하고, 그건 존 케리 특사가 주도한 거였고요.
영국이 주도하는 산림기후 고위급 정상회의가 있었고, 또 하나는 슐츠 독일 총리가 주도하는 기후클럽 고위급 회의가 있었는데 3가지 세션에 참석해서 발표하거나 토론했습니다. 전체적인 기후 대응에 있어 우리가 선도하는 부분은 아직 부족하지만, 해운 및 산림 부문에 있어서는 “우리가 주도하겠다” 의지를 표명했고요.
우리의 과제가 굉장히 어려워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의 탄소를 감축해야 되는 건 굉장히 어려운 과제예요. 우리는 신재생을 하기 어려운 자연환경이에요. 태양광은 거의 불가능해요. 그러면 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는 풍력밖에 없는데, 다행히 원전도 일종의 ‘그린에너지’로 인정하는 쪽이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잘 병행해서 에너지 전환을 해야 되고.
다음으로 우리 산업이... 일종의 굴뚝 산업들이 많이 있는 그런 구조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탄소 감축을 하기가 굉장히 어려운데. 그렇게 도전적으로 해야지만 녹색 기술, 탄소중립 기술들이 개발되고 그것이 발전되는 거예요.
앞으로 세계가 전부 다 탄소감축으로 가기 때문에 개발·발전되는 기술이 우리가 앞서면, 우리가 선도국이 되기 때문에 한국의 미래 먹거리가 되는 거예요. 다행히 배터리 등 몇 가지 산업에 있어 우리가 앞서가는 게 있어요. 대기업들이.
유럽은 지금 순환 사업, 플라스틱 재생이라든지 이런 산업에서 굉장히 앞서가려고 하고 있어요. 유럽이 그걸 만들고 표준을 만들면 우리는 그냥 그 기술을 써야만 하거든요. 윤석열정부가 “100대 녹색기술을 개발하겠다, R&D를 확대하겠다”고 입장 표명을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요.
앞으로... 꼭 해외 감축을 우리가 해야 되는 부분도 있지만 국제사회서 우리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 그린 ODA(녹색공적개발원조) 확대를 얘기하고 왔어요.
-최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야 3당이 띄우는데.
요즘 정치를 보면 ‘정치가 참 국민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왜냐면 말도 너무 거칠어져서 하루에 한 건 이상 막말 사고가 나는 거 같아요.
영국 시의회 건물은 굉장히 좁은데도 일정 부분 여당과 야당이 거리를 두고 있어요. 그 거리가 어떤 걸 기준으로 하는지 아시나요? 검을 들고 상대방을 찌르지 못할 정도의 거리에요.
우리나라는 너무 막말하니까, 막말이 나오면 스피커 꺼지는 것 좀 해야 되나... 정말 정치가 국민들을 너무 불편하게 만들고 있어요. 이런 (이태원 참사)재난이나 추도를 정치에 팔아먹고 이용하려는 거 같은 게 너무 보이는 거예요.
최근에 희생자들 명단을 마음대로 공개하지 않았습니까? 이건 사실 인권침해고 명예의 침해예요. 돌아가신 분들, 또 그리고 그 유족에 대한 명예와 인권의 침해라고 보거든요. 근데 그런 일들이 버젓이 일어나고... 사실 추도라고 하지만 주말에 촛불집회에 ‘윤석열 퇴진이 추도다’ 그 문구 하나만으로 모든 걸 보여주잖아요.
그래서 지금 국정조사도... 사실 경찰이 수사하고 있어요. 저도 국정조사 많이 해봤지만 강제 수사력이 없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요. 자료가 잘 오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경찰 수사를 지켜보면서 미진하다면 국정조사도 할 수 있고 그다음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이걸 너무 정치화하고 일종의 추도를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서 이용하는 거 같은 느낌? 이런 거는 ‘참 볼썽사납다’는 생각이 듭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답보 상태다. 상황을 타개하려면?
사실 새 정부는 좀 미래 비전을 보여줘야 하고 실행하는 힘을 보여줘야 하는데, 여소야대도 지나친 여소야대니까 그 실행이 안 되는 거죠. 예컨대 뭘 하겠다고 하지만 통과시켜준 법이 단 한 건도 없으니 국민들은 “뭘 한다는데 하긴 하는 거야?” 이렇게 느껴지는 거고요.
사실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가 ‘승복하지 않는 정치’로 바뀌었어요. 선거를 이겼으면 (기존 당에서는)웬만한 정치적인 이유로 임명된 자리는 다 그만둬야 하는 거예요. 무슨 이유로 그것이 정의인 것처럼 버티고 있습니까? 철학이 다른데.
마치 본인들이 엄청난 능력이 있어서 된 것처럼 앉아있는 분들은 참 부끄러워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대선)불복하는 거예요. 저는 미국처럼 대선을 이긴 측이 한꺼번에 그런 자리들에 다 들어와서 새롭게 국정철학을 반영하고 일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다.
진짜 두 발목에 모래주머니 몇 십kg은 달고 있는 거 같아요. 그걸 좀 정리해야지 앞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및 정진상 14시간 조사 등에 대해
지난번 검찰 공소장 등을 보면 상당히 많은 범죄 혐의가 이재명 대표에게 보여진다고 봐요. 저는 ‘이재명 대표는 전당대회를 나오지 말았어야 한다’ ‘사실 지금이라도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만둘 예의가 있는 분이라면 전대 자체를 안 나왔겠죠. 그래서 크게 기대하지 않는데요.
저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대한민국 정치는 더 국민들께 불편만 주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 한 마디.
사실 인구와 기후, 정말 대한민국의 미래의 존망을 가르는 아주 중요한 아젠다입니다. 이건 부위원장만이, 또 정부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민관이 같이 해야 되는 것이고, 보수·진보나 나이 드신 분이나 젊은 분들이나 모두 힘을 모아야 되는 과제입니다. 우리 국민들께서 이 두 과제에 모두 힘을 모아 주셨으면 하는 그런 바람이고요.
정치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보다는 정말 정치를 외면하고 싶게 만드는 것에 대해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좀 더 정치가 미래의 희망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또 국민들의 신뢰를 더 받아갈 수 있도록 ‘저도 제가 있는 자리에서 더 노력하겠다’는 말로 드리고 싶은 말씀을 대신하겠습니다.
총괄: 배승환
취재: 차철우
촬영&편집: 김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