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아듀, 문재인!

2022.05.10 09:00:00 호수 1374호

문득 문재인정권이 들어섰을 때 <일요시사>를 통해 반정으로 들어선 정권은 성공하기 힘들다 했던 일이 떠오른다.



그와 관련해 조선시대 연산군을 몰아낸 중종반정과 광해군을 축출시킨 인조반정을 실례로 들은 바 있다.

중종과 인조 두 임금이 보위에 올랐을 때는 나름대로 국가 경영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두 임금은 역사에서 그저 그렇고 그런 임금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심지어 인조의 경우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이라는 역사적인 치욕까지 당했다.

이와 관련해 필자는 그 이유로 두 가지를 든다.

먼저 미처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위에 올랐다는 점이다. 이 대목에서 조선조 왕세자들의 이면을 엿보자.


세자로 책봉된 왕자는 한마디로 고난의 가시밭길을 걸었다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일상이 엄격하게 통제됐다. 

또 보위에 오르기 전까지 끊임없이 임금에 준하는 업무를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 경영은 쉽사리 이뤄지지 않았다.

하물며 반정으로 얼떨결에 보위에 앉은 중종과 인조에게 임금이란 직책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다음은 지난 정권에 대한 숙제가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지난 정권의 폭정으로 들어선 만큼 반드시 과거 문제를 해결하고 넘어가야 하는 숙명과 맞닥뜨려야 했다.

그리고 지난 정권에 발목이 잡혀 미래로 나가지 못하고 말았다.

이제 시선을 현대로 돌려보자.

전대미문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권력을 잡은 문정권 역시 권좌에 오르자마자 선 적폐 청산 후 협치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이어 박근혜,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는 데 성공했다. 

참으로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문정권이 철저하게 준비된 정권이라면 초기 대응을 그런 식으로 하지 않았을 터다.

이는 문정권의 아마추어리즘을 그대로 드러내는 대목으로 어리숙한 처사였다. 말인즉 적폐 청산은 입도 뻥긋하지 말았어야 했다.


오로지 협치를 내세우고 그 과정에 슬그머니 적폐 청산을 끼워넣었어야 했다.

협치를 이루는 과정에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을 법에 입각해 엄정하게 단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는데 지난 정권을 적폐 청산의 목적으로 삼아 정치보복으로 변질시키고, 끝내 협치는 이루지 못하고 결국 정권까지 빼앗기는 우를 범했다.

이제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문정권 5년이 막을 내리고 있다. 문정권의 5년을 회고하면 공을 찾기는 쉽지 않다.

물론 공이 없을 리 없다. 그러나 문정권의 공은 적폐 청산, 코로나 사태, 부동산 정책 실패에 굳건하게 갇혀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필자는 문정권의 행태에서 찾고자 한다.

문정권의 행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 있다. 이 시대의 소명이었던 검찰개혁에 대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이라는 꼼수를 부린 부분이다.

필자는 누차에 걸쳐 공수처 신설은 결코 검찰개혁의 본질이 될 수 없고 또 다른 논쟁거리의 단초만 제공할 것이라고 단언했었다.

비록 검수완박으로 어느 정도 체면치레는 했으나 문정권은 문제의 본질은 외면하고 미안한 표현으로 그저 땜방질로 일관했다. 

결국 그런 행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도 적용되는데, 인간 윤석열의 본질은 외면하고 그저 드러난 외양만 살피며 그를 초고속으로 승진시키기에 이르고 결국 배신자에게 정권까지 빼앗기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40% 중반대 지지율로 역대 정권 말기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이 현상은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앞서 개인 문재인에게 그 원인을 찾고 싶다.

아울러 그를 가리켜 ‘미덥지 못했지만 밉지 않은 사람’으로 결론 내리며 행복하시길 고대한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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