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족창업 빛과 그림자

2020.07.13 10:33:52 호수 1279호

돈? 가정이 깨질 수도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창업 운영전략을 획기적으로 바꿔놓고 있다. 점포의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최소한의 인원으로 효율적인 점포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많은 실직자들과 장기구직자들이 더 이상 일자리를 찾는 것도 한계에 부딪히는 상황이다. 할 수만 있다면 부부나 가족이 힘을 모아 창업에 매달리는 사례가 쏟아지는 이유다. 
 



하지만 마음만 앞서고 전략적인 접근을 못하면 부부창업이나 가족창업은 부부 가족 간  또다른 분란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최고 동업자로서 장점을 잘 살려나가야만 성공 창업에 이를 수 있다. 

역할 분담

코로나19 사태 이후는 무엇보다 상권과 궁합이 맞는 업종을 골라, 최대한 운영비를 줄이고,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등 실패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일단 창업 전략의 기본을 충실히 하는 것이 창업 성공의 필수조건이다. 인건비, 재료비 등 비용은 점점 오르고 순 이익률은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이 창업시장의 현실이다. 경쟁이 심해 창업시장의 생산성이 해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권과 궁합이 맞는 업종을 선택해야 함은 어떤 가치보다도 중요하다.

부부창업이나 가족창업은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식구이다 보니 역할 분담이 모호해지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더 많이 움직이면 다행이지만, 반대로 서로 미루는 경우도 허다하게 일어난다. 가족 간이라도 처음부터 자신의 역할을 명확히 설정해둔다면 이러한 혼란을 막을 수 있다. 또한 가정에서는 가족 간이지만 점포에서는 직장인이라는 관념을 인식하고, 자신의 일을 다른 가족에게 미뤄서는 안 된다. 가능하면 쉬는 날도 정해서 경계선을 너무 넘어서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갈등을 줄이는 방법이다.

골목상권의 배달 전문 업종이 부부 및 가족창업으로 뜨고 있다. 모든 업종이 배달이 일반화 되면서 소자본 배달 전문 업종 창업에 이들이 가세하게 된 것. 주로 남편이 배달을 책임지고 하는 형태다. 코로나19 이후 증가한 배달 주문은 배달비 증가라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 소자본으로 배달 전문 창업이 가능해졌지만, 반대로 창업자는 배달료 부담에 마진율이 떨어지는 것을 감수해야 하는 모순을 안고 있는 것이다. 또한 배달대행기사들이 점포 이미지를 악화시키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어, 골목상권에서 부부나 가족이 직접 배달을 하면서 고객 서비스 품질을 높이려는 차별화 시도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직접 배달을 하면 배달 최소금액을 낮출 수 있고 고객의 배달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동네상권에서 단골을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유리한 측면도 있어서 점점 부부 및 가족창업 성공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 예로 서울 흑석동에서 부부창업 사례는 동네에서 수시로 보쌈을 삶아서 따끈한 보쌈을 배달해주는 방식으로 월평균 1천만원 이상의 순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이 점포는 배달주문이 많은 피크 타임 시간에만 주변 지리를 잘 아는 한두 명의 배달 인원을 고용해 인건비를 줄이고, 고객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전략을 써서 단골 고객이 꽤 많은 편이다. 

부모와 자식 간은 일촌이고 부부는 무촌이지만, 부부는 헤어지면 남이다. 말 그대로 가깝고도 먼 사이다. 이처럼 부부가 함께 창업해서 실패하면 애정 전선에도 이상이 생길 수 있다. 부부창업의 경우 서로 간의 애정에 이상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까닭이다. 형제자매 간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사태로 운영전략 전환
최소한 인원으로 효율적 점포화

너무 돈 버는 데만 치중하면 자칫 상대방을 살피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부부가 편의점 창업을 한 뒤 애정 전선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24시간 운영해야 하는 편의점 특성상 하루 12시간씩 나눠 부부가 교대로 근무하거나, 돈 벌 욕심에 아르바이트 직원도 쓰지 않고 1년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일만 하는 경우는 피해야 한다. 그런 경우 서로 얼굴 마주보고 밥 먹을 시간은커녕 몇 마디 이야기 나눌 시간조차 없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오래 가면 사이가 서먹해지기 시작하고, 나중에는 마치 남과 같은 사이가 돼버릴 수도 있다.

부부창업이 실패하면 부부가 이혼을 할 수도 있다. 많은 돈을 벌 욕심에 무리하게 창업했다가 장사가 안 되면 서로 상대방 탓을 하면서 극도의 불신이 생기기도 한다. 게다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서로의 단점만 더 보게 돼 급기야 이혼까지 가게 될 수도 있다. 부부창업의 경우 일에 치여 서로에게 소홀해지는 경우도 발생하기 쉬운데, 이럴수록 수시로 상대방을 격려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점포 일은 물론 가사 일도 서로 분담하고, 또 한 달에 한 번이나 두 번 정기적으로 쉬는 날을 정하고 함께 여행을 가는 등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부부 및 가족 창업을 원한다면 단순히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만 한다는 생각보다, 서로 존중하고 동등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해야 한다. 따라서 업종 선택에서부터 실제 운영에 필요한 세밀한 것까지 어느 한 사람의 일방적 결정에 따르기보다는 충분한 협의를 통해 정해야 한다. 선택한 업종이 부부 및 가족 모두의 적성에 맞고 두 사람 모두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실질적인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서로의 업무를 미리 숙지해 필요할 때마다 상대방의 업무를 지원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나, 업무 분담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서로에게 미루다가 운영이 원활하지 않게 될 수도 있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또한 육아, 빨래 등 집안일에 대한 분담도 사전에 충분히 합의가 돼야 한다. 일을 핑계로 집안일을 서로 미루게 되면 서로에 대한 실망과 불만만 쌓이게 된다. 

각자의 고유한 생활영역이나 적당한 거리감을 갖기를 원하는 부부라면 부부창업에 신중해야 한다. 또한 장사가 안 될 경우에는 각각 다른 일을 할 때보다 경제적 타격이 크며, 생계는 물론 부부관계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신중해야

사업의 성공보다 중요한 것은 부부 및 가족의 사랑이다.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 자칫 말다툼도 잦아질 수 있다는 점을 신경써야 한다. 놀이가 아니라 일 때문에 함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즐거운 모습보다는 피로에 지친 모습이나 짜증나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경우가 더 많을 수 있다. 이 점을 이해해 수시로 서로 격려의 말을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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