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술 소비량 가운데 연말과 연초에 그 절반이 집중돼 있다고 할 만큼 연말연시에는 잦은 술자리와 모임이 생기곤 한다.
음주는 위와 간을 위협하며 피부건강과 숙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인 순서로 진행되는 연말 회식 모습 속에서 술자리 건강 포인트를 짚어보자.
술자리 장소로 가기 전 간단한 우유나 치즈 등을 먹어 두는 것이 좋다. 공복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위를 빨리 통과하고 대부분의 알코올이 소장에 흡수돼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
반면 저녁을 먹거나 간단히 배를 채워 놓으면 알코올의 흡수가 50% 정도 감소돼 천천히 취한다.
본격적인 술자리가 시작되면 대화를 나누면서 천천히 술을 마시고 중간중간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천천히 술을 마시면 뇌세포로 가는 알코올 양이 적어져 음주로 인한 뇌세포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물을 넉넉히 마시면 알코올이 물에 희석돼 덜 취할뿐만 아니라 음주 뒤 숙취 원인 중 하나인 탈수를 예방할 수 있다.
술을 섞어 마시면 빨리 취하게 되고 간과 뇌세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부득이 섞어마셔야 할 때는 도수가 낮은 술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안주는 적당히 먹되 ‘감’이나 ‘두부’ 종류를 택하는 것이 좋다. 감에는 위를 보호하는 탄닌이 있고 이뇨 촉진작용을 해 알코올 배출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두부는 간세포의 재생을 돕는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어 간 부담을 덜어준다. 그 외에도 비타민C는 알코올 배설을 촉진시키고 비타민B의 티아민은 뇌세포를 보호해주는 약리작용이 있다.
술을 마시고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겨 고취된 흥과 취기를 즐기는 것이 회식의 보편적인 문화지만 음주 후 가무는 성대에는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술을 많이 마시면 알코올 대사 작용으로 몸 안의 수분이 마르게 돼 성대가 상하지 않도록 윤활유 역할을 하는 물질의 분비가 줄어든다.
음주 뒤 갈증을 느끼는 이유도 이 같은 이유로 성대점막이 마르게 되기 때문이다. 성대가 마른 상태에서 말을 많이 하거나 특히 노래를 부르고 고함을 치는 것은 성대에 이중으로 고통을 주는 셈이니 무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회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면 술자리에서의 부담감을 떨쳐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몸은 여전히 음주로 인한 고통을 받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술을 마시면 깊은 수면 단계가 없어지고 수면이 단절되는 현상을 보이는데 얕은 잠이 드는 단계인 1, 2단계 수면은 잘 이뤄져 잠이 잘 온다고 생각하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하지만 1, 2단계를 넘어 3단계의 깊은 수면단계에서 몸이 회복되고 피로가 풀어지기 때문에 3단계의 깊은 수면을 위해서는 수면 3시간 전에는 알코올 섭취를 금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