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세권·공세권·숲세권 “3권이 뜬다”

최근 분양시장에 학세권·공세권·숲세권이 뜨고 있다. 역세권 비중에 버금가는 신흥강자 ‘3권’이 부동산 시장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역세권 비중에 버금가는 선택기준
신흥 3권…분양시장서 중요성 커져

교육, 건강 등에 관심
수요 지속적으로 증가

신규 분양시장의 주 고객인 학부모들이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30~40대 학부모들은 기본적으로 자녀 수가 적은데다 교육열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때문에 도보 통학이 가능한 분양단지는 학부모들의 선호해 수요가 많고 거래도 활발한 편이다. 신도시나 도시개발지역, 택지지구 등에서 조기 분양 마감을 일궈낸 아파트들의 특징 가운데 직주근접에 이어 학주근접이 주목 받고 있다.

“자녀교육이 먼저”
학교·학원 우선


건설사들은 입지 선정에 있어서 교육과 관련된 요소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교육특화 단지로 꼽히는 경우 수요가 많아 환금성이 뛰어난 편이다. 이에 실수요자 외 투자자들의 주목도 역시 높은 편에 속한다.

웰빙, 힐링, 건강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공원 유무를 따지는 수요자들도 늘고 있다. 공원과 인접한 공세권 부동산이 주목 받고 있다. 산, 강 등이 있는 자연적으로 타고난 입지가 아닌 경우 공원 유무는 쾌적한 환경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공원이 인접한 상권은 주 7일 상권의 기대감이 높다. 주말 가족단위 나들이객, 데이트족 등 유동인구를 형성하는 상권도 애니타임 상권으로 주목을 받는다. 서울 광화문 광장, 보라매공원 등 주변과 청계천·양재천·탄천 일대 상가들이 대표적이다. 특히 철저하게 수요가 뒷받침 되야 하는 수익형 부동산은 공실률을 낮추기 위해 역세권은 물론 공세권 요인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공세권 수익형 부동산의 실적이 좋았다. ‘힐스테이트 광교’오피스텔은 광교신도시 호수공원과 인접한 입지로 평균 422대 1 경쟁률을 기록, 계약이 조기에 완료됐다. 마곡지구에 공급된 섹션오피스 ‘안강프라이빗타워’는 계약 하루 만에 완판 됐다. 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과 공항철도 마곡역 역세권인데다 여의도 공원 2배에 달하는 보타닉공원과 불과 2~3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빠르게 소진됐다.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주거요건 중 녹지공간을 중요하게 보는 인식도 강조되고 있다. 이른바 ‘숲세권’이다. 녹지공간은 시간이 갈수록 자산가치의 상승을 통한 수익창출과 직결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그 중요도가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지하철역과의 거리가 가까운 곳은 역세권, 이와 비슷하게 주변 녹지공간이 풍부한 곳은 숲세권이라고 표현한다. 그만큼 녹지공간의 인접성이 부동산 투자요건 중 우선순위에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녹지공간이 풍부한 숲세권 단지는 미래가치도 높다. 입주 후 녹지공간의 접근성에 따라 주변 시세를 주도하는 리딩 단지로 자리 잡기가 수월한 것이다. 실제 서울 강북구 번동에 1998년 입주한 ‘번동 동문 아파트(167세대)’는 단지 삼면을 둘러싸고 조성된 ‘북서울 꿈의숲’의 최대 수혜단지다.

2007년 개발 계획이 발표되고 한 달 만에 채당 2500만~3500만원가량 시세가 뛰었다. 대규모 녹지공간 조성에 대한 기대감이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이후로도 시세가 견고하게 유지되며 번동 평균 매매가격(3.3㎡당 1009만 원대) 대비 159만원 비싼 116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분양시장은 트렌드나 고객의 니즈를 얼마만큼 반영 하냐에 따라 성적이 달라지게 된다”며 “당분간은 분양시장에서 학주근접 및 웰빙, 힐링 등이 강세를 보일 전망이라 학세권, 공세권, 숲세권이 역세권과 더불어 강조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분양시장에서 신흥강자로 떠오른 ‘3권’에 공급되는 주요 단지들이다.

학세권

▲풍무2차 푸르지오(아파트)= 김포 ‘풍무2차 푸르지오’가 분양 중이다. 2018년 개통예정인 풍부역에서 불과 200m 거리에 있는 역세권 아파트로 지하 2층~지상 35층 22개동, 총 2467세대 규모다. 전용면적 59~112㎡로 구성되며 계약조건은 계약금 정액제,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올해 6월 입주하는 총 2712세대의 ‘풍부1차 푸르지오’와 더불어 총 5179세대에 이르는 미니신도시급 단지로 조성될 계획이다.

그린 프리미엄도 갖췄다. 단지 인근에는 면적은 총 6만3376㎡(1만9205평) 규모로 근린공원이 조성돼 주거쾌적성이 매우 뛰어나다. 학군도 뛰어나다. 혁신초등학교인 신풍초와 중학교 부지(예정)가 단지 맞은편에 위치했다. 김포고, 풍무고, 사우고 등 김포 명문학군들도 속한다. 입주는 2018년 2월 예정.

▲힐스테이트 운정(아파트)= GTX와 3호선 연장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운정’이 서울의 평균 전셋값 이하인 2억~3억원대로 내집 마련이 가능한 수준으로 총 25개동 2,998세대를 동·호수 지정 선착순 분양 중이다. 전세대의 79%인 2365가구가 20평형대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높은 인기의 비결로 보인다. 2018년 7월 입주예정.

분양가상한제 마지막 적용 아파트로 3.3㎡당 900만원 중후반대부터 시작, 평균 1020만~ 1070만원대로 현재 파주운정신도시 아파트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로 눈길을 끈다. 운정신도시 정중앙 입지에 최대 브랜드타운 고급주거지로 변모할 예정이다.

인근에 자립형공립고인 운정고와 산내중, 신설 예정인 초등학교 등이 도보 거리에 위치한다. 단지 주변으로GTX·운정역(가칭), 홈플러스, 롯데시네마(2016년 준공예정)등이 위치해 교육 및 교통과 편의시설이 양호하다. 최상의 주거 환경을 자랑하고 있다. 시니어와 경로당 그리고 키즈를 위한 어린이집, 맘스카페도 배치된다.

▲동선동 코아루 센타시아(상가)= 서울 성북구 동선동에 위치한 ‘코아루 센타시아’주상복합 상가가 분양 및 임대한다. 서울에 대표적인 대학가 상권중 하나인 성신여대 상권에 위치한 코아루 센타시아 주상복합 상가는 지하 2층~지상 2층에 공급된다. 준공이 완료된 선시공·후분양으로 총점포수는 138개, 실투자금 2000만원대부터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하다.

추천업종으로는 약국, 메디컬, 미용실, 편의점, 전문식당, 커피전문점 등이다. 투자자에게는 최대 45% 할인을 임차인에게는 3개월간 무상임대(렌트프리)를 실시한다. 시내 및 공항버스를 이용 할 수 있는 정류장이 도보 거리에 6개소가 있다. 지하철4호선 성신여대역과 도보 3분, 우이~신설간 경전철 (2016년 11월 완공예정) 환승역으로 예정돼 있어 향후 더블역세권으로 현재보다 유동인구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공세권

▲마이움 센트럴 아케이드(오피스텔)= (주)유리치건설은 미사강변도시 중상업용지 10-1BL에 ‘마이움 센트럴 아케이드’ 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지하 5층~지상 15층 규모로 4~15층은 오피스텔 322실(전용 20.02~24.36㎡)을 공급할 예정이다. 원룸형과 1.5룸형으로 1인세대 뿐만 아니라 신혼·은퇴부부 등 2인 세대도 노려볼만하다.

전세대 넉넉한 수납장과 빌트인 가전까지 모두 풀옵션으로 무상 제공될 예정이다. 최고급 호텔에서나 볼 수 있는 시스템들이 적용이 되어 있어 투자자, 임차인의 만족도를 높였다. 미사강변지구는 상업시설의 핵심인 중심상업지가 모든 용지 중 2.4%로 상주인구 10만여명, 강남권 배후 도시로서는 매우 부족한 수치이지만, 반면에 높은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이다.
더군다나 인근 강동구 상일동에는 삼성엔지니어링 본사와 관련 기업들이 추가로 입주해 1만6000명이 상주하고 있다.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와 ITECO, 엔지니어링복합단지, 하남유니온스퀘어(총 6만7000여명 추정) 꾸준한 인구유입과 배후수요의 증가가 기대된다. 중도금 40%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인근 망월천 수변공원, 미사리 종합경기장과 인접해 쾌적한 자연환경과 한강언덕공원, 중앙공원, 체험의 숲 공원 등이 형성돼 있다.


▲강동역 파밀리에 테라자(상가)= 5호선 강동역과 직접 연결된 초역세권 상가 ‘강동역 파밀리에 테라자’의 투자자와 임차인을 모집하고 있다. 지하 1층 56개, 지상 1층 20개, 총 76개 점포로 공급된다. 휴식과 새로운 테마, 맛과 멋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테라스 스트리트형 상가로 개발돼 개방감이 높고 가시성과 접근성이 뛰어나다.

업무동 상가도 분양중이다. 지상 1~5층은 상가로 공급될 예정이다. 실투자금은 5억원대부터다. 전용면적은 80.85~270.12㎡, 추천업종으로는 1층은 약국·커피숍·전문음식점·은행ATM기 등, 2층은 은행 등 금융기관, 3~5층은 피부과·소아과·이비인후과·정형외과 등이다. 하루 유동인구가 7만~10만명에 이르는 강동역과 올림픽공원을 비롯해 허브천문공원, 천호공원이 있다. 강동성심병원도 가깝다.

숲세권

▲홍은동 동원베네스트(아파트)=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북한산 자락에 즉시 입주아파트인 ‘동원 베네스트’아파트가 착한분양가로 회사보유분을 막바지 분양 중이다. 아파트 1층을 비워 개방감과 사생활 보호를 극대화한 필로티 설계가 적용됐다. 지하 3층~지상 12층 5개 동으로 세대수는 총 195가구다.

단지내 산책로가 북한산과 바로 연결돼 주거환경이 쾌적하고 주변에 생활편의시설 및 교육환경도 좋다. 현재 전용면적 85㎡형과 105㎡형을 파격적인 가격으로 분양 중인데 3.3㎡당 1050만~1100만원대로 서울 시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금액대다. 주변 20~30년된 아파트 시세와 비슷하고, 차후 인근 14구역이나 홍은6구역이 신규아파트 단지로 바뀌면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고객 니즈 따라
분양 성적 희비”


특히 14구역 개발의 경우 두산건설이 공사비 948억원 규모의 재개발아파트공사 수주가 확정됨에 따라 본 계약 체결 이후 내년에 이주, 철거를 거쳐 착공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입주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교통여건과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홍제역과 녹번역이 1km이내인 더블역세권이다. 자유로워 내부순환도로 등이 서대문구청, 이마트, 금융기관, 대규모 스포츠센터 등이 인접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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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사 ‘북풍 공작’ 못 건드리는 내막

정보사 ‘북풍 공작’ 못 건드리는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헌정사상 처음 개입된 정보사 전·현직 간부들까지 구속 기소됐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만 남은 상황이다. 검찰은 불법 계엄의 명분으로 꼽히는 ‘북풍 공작’ 의혹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국군정보사령부(이하 정보사)는 계엄에 처음 개입됐다. ‘북풍 공작’ 의혹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베일에 싸여야만 하는 업무와 안가 위치까지 언급되고 있다. 검찰은 노상원·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을 구속 기소했으나 북풍 공작 의혹에 대해선 규명하지 못했다. 수사할 단서가 부족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내용 전무 수사 못해 비상계엄에 관여한 군·경 수뇌부는 모두 재판에 넘겨졌다. 남은 건 윤석열 대통령뿐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12·3 계엄 사태 관련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의 수첩에 적힌 ‘북방한계선(NLL)서 북의 공격 유도’ 등 북풍 공작 의혹은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고검장)는 지난달 27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기소를 시작으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전 계엄사령관), 문 전 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노 전 사령관 등 군·경 지휘부 9명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들이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통해 폭동을 일으켰다고 규정하고, 내란중요임무종사와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군·경 수뇌부 공소장서 윤 대통령을 내란 공범이자 우두머리로 규정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수사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법원의 체포영장 발부에도 조사에 응하지 않았던 바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노 전 사령관의 수첩에 적힌 ‘북방한계선서 북의 공격을 유도’ ‘오물 풍선’ 등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거세다. 이 내용은 윤석열정부가 북한과의 군사 충돌을 의도적으로 유도해 비상계엄의 계기로 삼으려 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핵심 근거다. 이 내용이 김 전 장관을 필두로 한 지휘부서 구체적으로 논의됐다면 외환죄가 성립될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을 근거로 그가 사실상 김 전 장관에 이은 ‘계엄 2인자’라고 봤다. 그러나 검찰은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며 들여다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기관서 파악한 근거와 증거만으로는 수첩에 적힌 내용이 군 수뇌부 논의 내용을 적은 것인지 노 전 사령관 혼자만의 생각이나 상상을 적은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조사 과정서 관련 내용을 노 전 사령관에게 여러 번 물었으나 진술거부권 행사로 인해 진척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관련 물적 증거 부족…노, 진술거부권까지 행사 계엄 당시 상황만 수두룩 “추가 수사 필요하다” 그러나 검찰은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이 윤 대통령의 내란죄 혐의 입증을 위한 ‘스모킹건(결정적 직접 증거)’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간인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노 전 사령관은 당시 김 전 장관에게 인사를 건의하고, 계엄 준비 과정서도 문 전 사령관 등에게 적극적으로 지시하는 등의 정황이 조사 과정서 확인됐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을 재판에 넘기긴 했으나 수첩과 관련해서는 언제든지 수사가 가능한 부분”이라며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한 게 아니라 아직 규명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이 규명하지 못한다면 야권서 재발의한 ‘내란 특별검사법’도 또 하나의 규명 카드가 될 수 있다. 북풍 공작이 있었다는 의혹의 전모를 밝혀내자는 게 특검법 취지지만, 외환죄 적용이 가능할지는 불분명하다. 외환죄 역시 내란죄처럼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이 적용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등이 발의한 ‘윤석열정부의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보면 ▲해외 분쟁지역 파병 ▲대북 확성기 가동 ▲대북전단 살포 대폭 확대 ▲무인기 평양 침투 ▲북한의 오물 풍선 원점 타격 ▲북방한계선서의 북한의 공격 유도 등을 통해 ‘전쟁 또는 무력 충돌을 유도하거나 야기하려고 한 혐의’가 수사 범위로 명시됐다. 야권에선 외환죄 중 이번 사안에 적용 가능한 혐의로 형법 제92조(외환유치죄) 또는 제99조(일반이적죄)를 꼽고 있다. 외국과 통모해 전투 행위를 개시하거나 항적한 경우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게 외환유치죄다. 일반이적죄는 우리나라의 군사상 이익을 해하거나 적국에 군사상 이익을 공여하는 행위에 대해 처벌한다. 이를 준비하거나 음모하는 단계에 그쳐도 처벌 대상이다. 왜 빠졌나 문제는 외환죄 적용 여부를 둘러싼 쟁점이 다양한 데다 실제로 처벌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북한 공격을 유도하려 했다면 ‘군사상 이익을 해하는 행위’를 모의한 것으로 보고 일반이적죄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북한을 외국 또는 적국으로 볼 수 있느냐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조 청장과 김 전 청장의 검찰 공소장을 보면 지난달 3일 오후 11시59분 윤승영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은 조 청장에게 “국군방첩사령부서 한동훈 체포조 5명을 지원해 달라고 한다”는 내용 등을 보고했다. 윤 기획관은 이현일 수사기획계장에게 “경찰청장에게 보고가 됐으니 방첩사에 (체포조)명단을 보내주라”고 지시했고,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에게도 전화해 조치 내용을 보고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앞서 오후 11시32분 이 계장은 구인회 방첩사 수사조정과장으로부터 2차례 “방첩사 5명, 경찰 5명, 군사경찰 5명이 한 팀으로 체포조를 편성해야 한다. 경찰관을 국회로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 계장이 “도대체 누구를 체포하는 겁니까”라고 묻자 구 과장은 “이재명, 한동훈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전창훈 수사기획담당관은 이 계장의 보고를 받고 서울경찰청 수사과장에게 전화해 “군과 합동수사본부를 차려야 하는데 국수본 자체적으로 인원이 안 되니 서울청 차원서 수사관 100명, 차량 20대를 지원해줄 수 있느냐”고 요청했다. 민주당은 이를 두고 체포 대상이 된 인원들을 납치한 후 사살하려 한 이른바 ‘백령도 작전’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 수첩에는 비상계엄과 관련해 ‘국회 봉쇄’라는 표현과 민주당 이성윤 의원 등 일부 대상자의 실명을 나열하고 정치인 등을 ‘수거 대상’이라고 적었다. 민주당 한 국방위원은 “계엄 계획 단계서 백령도를 지키는 해병대 6여단이나 서해 NLL을 맡은 평택 해군 2함대와의 협조 요청 문건 등이 발견되면 논란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며 “수사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백령도 작전 의혹 보니… 군은 NLL 일대서 재개된 포사격 훈련이 대남 도발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정치권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최근 정례 브리핑서 “서해상의 대규모 훈련은 9·19 합의 효력정지 이후 계획된 정례적 훈련을 실시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정상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올해는 서해 NLL이 가장 안정적으로 관리됐던 해”라고 강조했다. 김명수 합참의장도 지난 14일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북풍이나 외환유치라는 말을 하는데 군은 그렇게 준비하거나 계획한 게 절대 없다는 것을 제 직을 걸고 말한다”면서 “외환이라는 용어를 쓴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군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평양 무인기 의혹과 관련해 김 의장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것은 우리 비밀을 유지한 상태서 상대방에게 심리적 압박으로 선택을 제한해 혼란을 주고, 그래서 이익을 얻는 전략”이라며 “누군가가 제가 카드를 뭘 들고 있는지 상대에게 알려주거나 수사해서 정확하게 보겠다고 하면 이 게임서 승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수처도 북풍 공작과 관련한 수사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부승찬 의원에 따르면 공수처는 최근 드론작전사령부(이하 드론사) 사정을 잘 아는 군 관계자로부터 ‘드론사 예하 101드론대대와 드론교육연구센터가 지난달 중순부터 활용 가능한 문서세단기를 모두 동원해 자료를 삭제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제보에는 드론교육연구센터가 최근 모든 컴퓨터를 포맷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드론사는 국군의 드론(무인기) 작전을 전담하는 국방부 직할부대다. 101드론대대는 김포와 백령도 지역의 드론 작전을 총괄한다. 드론교육연구센터는 드론 전문 인력 양성과 드론 전술 개발 등을 위해 드론사 산하에 설치한 교육기관이다. 검, 관련자 기소 후 보완 수사 중…특검 필요성도 군, 평양 무인기·드론사 은폐 의혹 확인 안 해줘 공수처는 드론사의 대규모 자료 파기 의혹 제보가 최근 불거진 평양 무인기 의혹과 무관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10월11일 북한 외무성은 남한서 보낸 무인기가 같은 달 3일과 9일, 10일 밤 평양에 침투해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북한은 무인기가 백령도서 출발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주장했다. 백령도 지역을 관할하는 드론 부대는 101드론대대다. 공수처가 파악한 내용과 101드론대대의 대규모 문서 파기가 사실이라면 평양 무인기 사건과 연관됐을 것이라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지금까지 합동참모본부와 드론사는 관련 사실 일체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김 전 국방부 장관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기 위해 북한에 무인기를 침투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최근에는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에 윤 대통령이 직접 관여했다는 군 내부 증언을 공개하기도 했다. 드론사 등의 문서 폐기 정황은 공수처가 수사 중인 윤 대통령의 외환 혐의 관련 증거 은폐 의혹과도 맞닿아 있다. 다만 공수처가 가장 우선적으로 조사하는 건 비상계엄 실행 과정서 윤 대통령의 역할이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경고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계엄에 가담한 군·경 수뇌부 다수는 윤 대통령이 주요 정치인 체포 등을 직접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공수처도 알고 있다 구체적으로 곽 전 사령관은 계엄 당시 윤 대통령이 “국회 내에 의결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으니 빨리 국회 안으로 들어가서 의사당 안에 있는 사람들을 데리고 나오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국회서 계엄해제 요구안이 가결된 이후엔 이 전 사령관에게 “해제됐다고 하더라도 내가 2번, 3번 계엄령 선포하면 되는 거니까 계속 진행해”라고 지시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 전 장관이 여 전 방첩사령관에게 민주당 이재명 대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등 주요 인사 10여명에 대한 체포·구금을 지시했고 실제로 체포조가 운영된 사실도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