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후보자 전과기록 대공개

나랏일 하는데 범죄자 ‘우글우글’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20대 총선이 고작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총선 출마자들 중에는 도대체 무슨 염치로 출마한 것인지 궁금한 ‘문제적 후보’들이 있다. 총선 출마자들 중 일부는 살인미수, 존속상해, 사기, 절도, 횡령, 폭행, 음주운전, 장물취득 등 다양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뻔뻔하게 출사표를 던졌다. <일요시사>가 문제적 후보들을 살펴봤다.

“살인미수, 존속상해, 사기, 절도, 횡령, 폭행, 음주운전, 장물취득…”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20대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일부 후보자들의 전과 이력이다. 여야는 앞 다퉈 혁신을 외치고 있지만 총선 출마자들 중 일부는 도대체 무슨 염치로 출마한 것인지 궁금한 ‘문제적 후보’들이 있다. 선거 때마다 후보자들의 화려한 전과 이력은 논란이 됐지만 좀처럼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여야는 음주운전 전력자를 공천에서 아예 배제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후보자들 중 워낙 음주운전 전력자가 많아 결국 없던 일로 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이번 총선에서도 상당수의 예비 후보가 음주운전 전력이 있었다. <일요시사>가 20대 총선에 출마한 문제적 후보들을 살펴봤다.

우선 서울부터 살펴보면, 서울 종로구에는 전과 3범 이상인 후보자가 3명이나 출마했다. 새누리당 김막걸리 후보는 명예훼손, 관세법 위반, 사문서 위조 등으로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새누리당 장창태 후보도 이력이 화려하다.

1995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으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은 장 후보는 1997년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고 바로 다음 해 또 도로교통법을 위반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무소속 박세준 후보도 전과 3범이다. 박 후보는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위반, 악취방지법 위반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서울 중구에는 현역 의원부터 문제적 후보로 꼽힌다.


진짜 믿으라고?
사기꾼도 출마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정호준 의원은 2011년 6월 음주운전으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고 불과 3개월 뒤 무면허 운전으로 벌금 100만원을 또 선고 받았다. 특히 중구에는 지난 1974년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3년형을 선고받은 새누리당 임춘목 후보가 출마해 눈길을 끈다. 서울 용산구에 출마한 무소속 문성호 후보는 전과 4범이다. 문 후보는 명예훼손, 업무상 횡령, 무고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서울 중랑구갑은 예비후보 8명 중 6명이 전과자다. 특히 무소속 민병록 후보는 상법 위반, 음주운전, 건설기술관리법위반 등으로 전과 4범이다. 서울 중랑구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기창 후보는 무려 전과 8범이다. 이 후보는 서울에서 전과가 가장 많은 후보다.

무슨 염치로…사기·절도 수두룩
살인미수 빨간줄도 출소 후 도전

이 후보는 2006년 사기로 징역8월에 집행유예 2년, 2007년 근로기준법위반 벌금 100만원, 2008년 상해 벌금 200만원, 2013년 2월 명예훼손 벌금 100만원, 같은 해 10월 명예훼손 벌금 350만원, 2014년 8월 사문서위조 벌금 150만원, 같은 해 12월 같은 죄목으로 벌금 150만원, 2015년 명예훼손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노원구을에 출마한 무소속 전영돈 후보는 전과 4범이다. 전 후보는 1998년 부정수표단속법위반 벌금 100만원, 1999년 식품위생법위반 벌금150만원, 2000년 사문서위조 사기미수 등 벌금 100만원, 2009년 음주운전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노원구병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선배 후보는 무려 전과 6범이다. 정 후보는 도박, 지방세법 위반, 폭력 등 다양한 전과를 가지고 있다.
 

역시 노원구병에 출마한 무소속 한신 후보도 다양한 전과 이력의 소유자다. 한 후보는 2005년 음주운전 벌금 300만원, 2009년 근로기준법 위반 벌금 100만원, 2010년 의료법 위반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았다.


마포구을에 출마한 무소속 이랑 후보는 타투이스트라는 특이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직업 때문에 전과가 늘었다. 이 후보는 1997년 폭력으로 징역2년 집행유예3년, 2006년 부정의료업자 벌금 100만원, 2008년 의료법위반 벌금 100만원, 2009년 음주운전 벌금 100만원, 2009년 의료법위반 벌금 100만원으로 전과 5범이 됐다.

현역도 전과자
못 믿을 공천 

구로구갑 새누리당 곽병기 후보는 1981년 업무상과실치사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 금천구에는 전과 5범 새누리당 유재운 후보와 전과 4범 새누리당 김준용 후보가 각각 출마했다.

서울 동작구을은 현재 예비후보로 등록되어 있는 3명이 모두 전과자다. 더민주 허동준 후보는 집회 및 국가보안법위반 전과 3건과 2006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 정의당 김종철 후보는 2008년 건조물침입 벌금 150만원, 2010년 업무방해 벌금 100만원, 2013년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벌금 100만원의 전과가 있다.

무소속 서영갑 후보는 2003년 여신전문금융법 위반으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 관악구갑은 예비후보 7명 중 6명이 전과자다. 새누리당 원영섭 후보는 음주운전, 새누리당 임창빈 후보는 건설산업기본법위반 등 3건의 전과가 있다. 새누리당 정재선 후보는 1997년 존속상해로 징역8월에 집행유예2년, 2008년 절도, 공동폭행으로 징역8월 집행유예2년을 선고받았다.

특히 통합민주당 농어민특별위 부위원장을 지낸 무소속 채상현 후보는 사문서위조, 주거침입 등으로 무려 전과 5범이다. 관악구을에 출마한 민주당 송광호 후보는 폭력, 음주운전, 무면허 운전 등으로 전과 3범이 됐다. 강남구갑에 출마한 더민주 김성욱 후보는 근로기준법 위반, 도로교통법 위반, 폭력, 음주운전 등으로 전과 7범이다.

다음으로 경기도를 살펴보면 경기도 수원시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서수원 후보는 상해, 근로기준법 위반,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등 전과 4범, 경기 성남시수정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영숙 후보는 사기, 도시계획법 위반, 사기 미수 등 5건의 전과가 있다. 경기 성남분당구갑에 출마한 더민주 조신 후보도 전과 3범이다. 조 후보는 음주운전, 주민투표법 위반 등의 잘못을 저질렀다. 성남 분당구을 현역 국회의원인 전하진 후보는 전과 4범이다.

전 의원은 사기, 음주운전, 근로기준법 등을 위반했다. 안양시 만안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강대신 후보는 지난 2002년 건조물침입, 절도, 횡령 등으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2008년에는 도로교통법위반으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안산시 상록구을에 출마한 더민주 김철민 후보는 전과 4범이다. 김 후보는 전 안산시장까지 지냈다. 김 후보는 건축법 위반 2건, 음주운전 2건 등의 전과가 있다. 고양시 덕양구을에 출마한 더민주 문용식 후보는 전과 7범이다.

문 후보는 집회법 위반, 국가보안법 위반, 저작권법위반 방조, 음란물 유포 방조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고양시 일산동구에 출마한 이운룡 후보는 새누리당 현역 비례대표 국회의원이다. 이 후보는 음주운전 등으로 전과가 2건 있다. 시흥시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홍철 후보는 전과 6범이다. 이 후보는 음주운전, 음주측정거부, 명예훼손, 사기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용인시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방형주 후보는 전과 8범으로 경기도 출마자 중 전과기록이 제일 많다. 새누리당 중앙위 문화관광위원회 위원장, 새누리당 누리스타 문화예술 중앙조직총괄단장을 역임한 방 후보는 폭력, 식품위생법 위반, 음주운전, 무면허 운전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역시 용인시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관종 후보는 식품위생법 위반, 도로교통법 위반, 청소년 보호법 위반 등 전과 4범이다. 김 후보는 새누리당 중앙위 건설분과 상임위원, 경기도당 대외협력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김포시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동식 후보는 전 김포시장 출신으로 음주운전, 뇌물수수 등의 전과가 있다. 경기도 광주시에 출마한 새누리당 박혁규 후보도 7건의 전과가 있다. 박 후보는 16, 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박 후보는 농지보전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충청도에는 비교적 상습 범죄자들이 적었다. 충청북도 제천시단양군에 출마한 더민주 이후삼 후보는 전과 3범이다. 이 후보는 지난 2003년 4월1일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후 불과 20여 일 후 또 다시 음주운전을 해 적발되기도 했다. 충청남도 천안시갑에 출마한 더민주 한태선 후보도 음주운전 전과 3범이다.

2002년 8월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은 한 후보는 불과 3개월 후 또다시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았다. 한 후보는 지난 2009년에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대전을 살펴보면 대전 서구을 새누리당 김인태 후보는 사기, 사문서위조, 업무방해, 야간공동상해 등 전과 5범이다.

대전 유성구 정의당 이성우 후보는 업무방해, 폭력, 음주운전 등 전과 3범이다. 대전 대덕구에 출마한 무소속 손종표 후보는 무려 전과 10범으로 전국에서 가장 전과가 많은 후보자다. 손 후보는 음주운전이 한 건 있지만 대부분은 집회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과다.

음주운전 기본?
관대한 공천기준

호남에선 현역 의원들이 문제였다. 전북 남원시순창군 현역 국회의원인 더민주 강동원 의원은 전과 3범이다. 강 의원은 음주운전 2건과 명예훼손 1건 등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역시 남원시순창군에 출마한 무소속 노병만 후보는 전과 4범이다. 노 후보는 사기, 사문서위조, 지방의회선거법 위반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전남 나주시화순군 현역 국회의원인 더민주 신정훈 후보는 무려 전과 5범이다.

신 의원은 1986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징역3년, 1989년 공무집행방해, 공용물건손상으로 징역8월을 선고받았다. 2000년 음주운전 벌금 150만원, 2007년 농지법위반, 상해 등 벌금 1500만원, 2009년 배임 등으로 징역3년에 집행유예4년을 선고받았다. 전남 광양시구례군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옥재 후보도 전과 5범이다. 이 후보는 상해, 중감금, 폭력,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전남 고흥군보성군에 출마한 무소속 김철근 후보도 전과 5범이다.


10명 중 4명이 전과자
전과 10범 예비후보도

김 후보는 집회법 위반, 음주운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전과 기록이 있다. 영남지역을 살펴보면 경남 창원시의창구에 출마한 더민주 이봄철 후보가 전과 3범이다. 이 후보는 노무현재단 경남 공동대표를 지냈다. 이 후보는 1989년 폭력, 특수공무집행방해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고 2014년에는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이 후보는 바로 다음 해 또 음주운전을 했다.

창원시 의창구에 출마한 무소속 박성만 후보는 정치인이 맞는지 의심스러운 정도의 이력을 가졌다. 박 후보는 절도, 폭력, 건조물침입, 특수절도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경남 거제시에 출마한 무소속 이길종 후보는 상습 음주운전과 상해 등으로 전과 5범이 됐다. 경남 산청군함양군거창군에 출마한 무소속 김홍업 후보는 전과 8범으로 경남 출마자들 중 전과가 가장 많았다. 김 후보는 폭력, 근로기준법 위반, 업무상횡령, 업무방해, 결혼중개업관리법 위반, 상해 등의 전과가 있다.
 

광주광역시에선 서구갑에 출마한 송갑석 후보가 눈에 띈다. 송 후보는 국가보안법 위반, 음주운전, 사기 등 전과 4범이다. 송 후보는 광주에서 가장 전과가 많은 후보다.

철저한 감시해야
정치개혁 시급

대구 중구남구에는 전과 3범 이상인 예비후보자가 3명이나 된다. 새누리당 이상목 후보는 부정수표단속법위반, 음주운전,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전과 6범, 새누리당 김휘일 후보는 사기, 협박, 조세범처벌법위반 등으로 전과 4범이다.

새누리당 남달구 후보도 사문서 위조, 음주운전, 상해, 무면허 운전 등으로 전과 4범이다. 대구 북구을에 출마한 정의당 조명래 후보는 집회법 위반, 노동쟁의조정법위반, 음주운전 등으로 전과 5범이고, 대구 달성군에 출마한 새누리당 권용섭 후보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폐기물관리법위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등으로 전과 7범이다. 권 후보는 대구에서 가장 전과가 많은 후보다.

울산광역시에서는 동구에 출마한 노동당 이갑용 후보가 가장 많은 전과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이 후보는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으로 업무방해, 집회법 위반, 명예훼손, 직무유기 등으로 전과 7범이다. 울산 북구에 출마한 정의당 조승수 후보는 전과 5범이다. 조 후보는 집회법 위반, 국가보안법 위반, 음주운전, 무면허 운전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부산에선 부산 진구갑에 출마한 무소속 정해정 후보가 전과 6범으로 가장 전과가 많은 예비후보자다. 부산 진구을에 출마한 더민주 조권환 후보는 업무방해, 음주운전, 상해, 상표법위반 등으로 전과 4범이다. 직업을 통닭배달이라고 밝힌 부산 사하구갑 무소속 박경민 후보는 음주운전 등 전과 3범이다.

마지막으로 제주도에서는 제주시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차주홍 후보가 전과 6범으로 가장 전과가 많았다. 차 후보는 근로기준법 위반, 노동관계조정법위반, 절도, 주거 침입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선거 때마다 이 같은 문제적 후보가 출마하는 것에 대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유권자들의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며 “선관위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누구나 후보자들의 전과 이력을 찾아볼 수 있다. 투표 전에 최소한 후보자들의 전과 이력을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