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후보자 전과기록 대공개

나랏일 하는데 범죄자 ‘우글우글’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20대 총선이 고작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총선 출마자들 중에는 도대체 무슨 염치로 출마한 것인지 궁금한 ‘문제적 후보’들이 있다. 총선 출마자들 중 일부는 살인미수, 존속상해, 사기, 절도, 횡령, 폭행, 음주운전, 장물취득 등 다양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뻔뻔하게 출사표를 던졌다. <일요시사>가 문제적 후보들을 살펴봤다.

“살인미수, 존속상해, 사기, 절도, 횡령, 폭행, 음주운전, 장물취득…”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20대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일부 후보자들의 전과 이력이다. 여야는 앞 다퉈 혁신을 외치고 있지만 총선 출마자들 중 일부는 도대체 무슨 염치로 출마한 것인지 궁금한 ‘문제적 후보’들이 있다. 선거 때마다 후보자들의 화려한 전과 이력은 논란이 됐지만 좀처럼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여야는 음주운전 전력자를 공천에서 아예 배제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후보자들 중 워낙 음주운전 전력자가 많아 결국 없던 일로 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이번 총선에서도 상당수의 예비 후보가 음주운전 전력이 있었다. <일요시사>가 20대 총선에 출마한 문제적 후보들을 살펴봤다.

우선 서울부터 살펴보면, 서울 종로구에는 전과 3범 이상인 후보자가 3명이나 출마했다. 새누리당 김막걸리 후보는 명예훼손, 관세법 위반, 사문서 위조 등으로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새누리당 장창태 후보도 이력이 화려하다.

1995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으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은 장 후보는 1997년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고 바로 다음 해 또 도로교통법을 위반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무소속 박세준 후보도 전과 3범이다. 박 후보는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위반, 악취방지법 위반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서울 중구에는 현역 의원부터 문제적 후보로 꼽힌다.


진짜 믿으라고?
사기꾼도 출마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정호준 의원은 2011년 6월 음주운전으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고 불과 3개월 뒤 무면허 운전으로 벌금 100만원을 또 선고 받았다. 특히 중구에는 지난 1974년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3년형을 선고받은 새누리당 임춘목 후보가 출마해 눈길을 끈다. 서울 용산구에 출마한 무소속 문성호 후보는 전과 4범이다. 문 후보는 명예훼손, 업무상 횡령, 무고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서울 중랑구갑은 예비후보 8명 중 6명이 전과자다. 특히 무소속 민병록 후보는 상법 위반, 음주운전, 건설기술관리법위반 등으로 전과 4범이다. 서울 중랑구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기창 후보는 무려 전과 8범이다. 이 후보는 서울에서 전과가 가장 많은 후보다.

무슨 염치로…사기·절도 수두룩
살인미수 빨간줄도 출소 후 도전

이 후보는 2006년 사기로 징역8월에 집행유예 2년, 2007년 근로기준법위반 벌금 100만원, 2008년 상해 벌금 200만원, 2013년 2월 명예훼손 벌금 100만원, 같은 해 10월 명예훼손 벌금 350만원, 2014년 8월 사문서위조 벌금 150만원, 같은 해 12월 같은 죄목으로 벌금 150만원, 2015년 명예훼손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노원구을에 출마한 무소속 전영돈 후보는 전과 4범이다. 전 후보는 1998년 부정수표단속법위반 벌금 100만원, 1999년 식품위생법위반 벌금150만원, 2000년 사문서위조 사기미수 등 벌금 100만원, 2009년 음주운전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노원구병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선배 후보는 무려 전과 6범이다. 정 후보는 도박, 지방세법 위반, 폭력 등 다양한 전과를 가지고 있다.
 

역시 노원구병에 출마한 무소속 한신 후보도 다양한 전과 이력의 소유자다. 한 후보는 2005년 음주운전 벌금 300만원, 2009년 근로기준법 위반 벌금 100만원, 2010년 의료법 위반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았다.


마포구을에 출마한 무소속 이랑 후보는 타투이스트라는 특이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직업 때문에 전과가 늘었다. 이 후보는 1997년 폭력으로 징역2년 집행유예3년, 2006년 부정의료업자 벌금 100만원, 2008년 의료법위반 벌금 100만원, 2009년 음주운전 벌금 100만원, 2009년 의료법위반 벌금 100만원으로 전과 5범이 됐다.

현역도 전과자
못 믿을 공천 

구로구갑 새누리당 곽병기 후보는 1981년 업무상과실치사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 금천구에는 전과 5범 새누리당 유재운 후보와 전과 4범 새누리당 김준용 후보가 각각 출마했다.

서울 동작구을은 현재 예비후보로 등록되어 있는 3명이 모두 전과자다. 더민주 허동준 후보는 집회 및 국가보안법위반 전과 3건과 2006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 정의당 김종철 후보는 2008년 건조물침입 벌금 150만원, 2010년 업무방해 벌금 100만원, 2013년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벌금 100만원의 전과가 있다.

무소속 서영갑 후보는 2003년 여신전문금융법 위반으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 관악구갑은 예비후보 7명 중 6명이 전과자다. 새누리당 원영섭 후보는 음주운전, 새누리당 임창빈 후보는 건설산업기본법위반 등 3건의 전과가 있다. 새누리당 정재선 후보는 1997년 존속상해로 징역8월에 집행유예2년, 2008년 절도, 공동폭행으로 징역8월 집행유예2년을 선고받았다.

특히 통합민주당 농어민특별위 부위원장을 지낸 무소속 채상현 후보는 사문서위조, 주거침입 등으로 무려 전과 5범이다. 관악구을에 출마한 민주당 송광호 후보는 폭력, 음주운전, 무면허 운전 등으로 전과 3범이 됐다. 강남구갑에 출마한 더민주 김성욱 후보는 근로기준법 위반, 도로교통법 위반, 폭력, 음주운전 등으로 전과 7범이다.

다음으로 경기도를 살펴보면 경기도 수원시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서수원 후보는 상해, 근로기준법 위반,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등 전과 4범, 경기 성남시수정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영숙 후보는 사기, 도시계획법 위반, 사기 미수 등 5건의 전과가 있다. 경기 성남분당구갑에 출마한 더민주 조신 후보도 전과 3범이다. 조 후보는 음주운전, 주민투표법 위반 등의 잘못을 저질렀다. 성남 분당구을 현역 국회의원인 전하진 후보는 전과 4범이다.

전 의원은 사기, 음주운전, 근로기준법 등을 위반했다. 안양시 만안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강대신 후보는 지난 2002년 건조물침입, 절도, 횡령 등으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2008년에는 도로교통법위반으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안산시 상록구을에 출마한 더민주 김철민 후보는 전과 4범이다. 김 후보는 전 안산시장까지 지냈다. 김 후보는 건축법 위반 2건, 음주운전 2건 등의 전과가 있다. 고양시 덕양구을에 출마한 더민주 문용식 후보는 전과 7범이다.

문 후보는 집회법 위반, 국가보안법 위반, 저작권법위반 방조, 음란물 유포 방조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고양시 일산동구에 출마한 이운룡 후보는 새누리당 현역 비례대표 국회의원이다. 이 후보는 음주운전 등으로 전과가 2건 있다. 시흥시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홍철 후보는 전과 6범이다. 이 후보는 음주운전, 음주측정거부, 명예훼손, 사기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용인시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방형주 후보는 전과 8범으로 경기도 출마자 중 전과기록이 제일 많다. 새누리당 중앙위 문화관광위원회 위원장, 새누리당 누리스타 문화예술 중앙조직총괄단장을 역임한 방 후보는 폭력, 식품위생법 위반, 음주운전, 무면허 운전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역시 용인시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관종 후보는 식품위생법 위반, 도로교통법 위반, 청소년 보호법 위반 등 전과 4범이다. 김 후보는 새누리당 중앙위 건설분과 상임위원, 경기도당 대외협력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김포시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동식 후보는 전 김포시장 출신으로 음주운전, 뇌물수수 등의 전과가 있다. 경기도 광주시에 출마한 새누리당 박혁규 후보도 7건의 전과가 있다. 박 후보는 16, 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박 후보는 농지보전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충청도에는 비교적 상습 범죄자들이 적었다. 충청북도 제천시단양군에 출마한 더민주 이후삼 후보는 전과 3범이다. 이 후보는 지난 2003년 4월1일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후 불과 20여 일 후 또 다시 음주운전을 해 적발되기도 했다. 충청남도 천안시갑에 출마한 더민주 한태선 후보도 음주운전 전과 3범이다.

2002년 8월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은 한 후보는 불과 3개월 후 또다시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았다. 한 후보는 지난 2009년에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대전을 살펴보면 대전 서구을 새누리당 김인태 후보는 사기, 사문서위조, 업무방해, 야간공동상해 등 전과 5범이다.

대전 유성구 정의당 이성우 후보는 업무방해, 폭력, 음주운전 등 전과 3범이다. 대전 대덕구에 출마한 무소속 손종표 후보는 무려 전과 10범으로 전국에서 가장 전과가 많은 후보자다. 손 후보는 음주운전이 한 건 있지만 대부분은 집회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과다.

음주운전 기본?
관대한 공천기준

호남에선 현역 의원들이 문제였다. 전북 남원시순창군 현역 국회의원인 더민주 강동원 의원은 전과 3범이다. 강 의원은 음주운전 2건과 명예훼손 1건 등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역시 남원시순창군에 출마한 무소속 노병만 후보는 전과 4범이다. 노 후보는 사기, 사문서위조, 지방의회선거법 위반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전남 나주시화순군 현역 국회의원인 더민주 신정훈 후보는 무려 전과 5범이다.

신 의원은 1986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징역3년, 1989년 공무집행방해, 공용물건손상으로 징역8월을 선고받았다. 2000년 음주운전 벌금 150만원, 2007년 농지법위반, 상해 등 벌금 1500만원, 2009년 배임 등으로 징역3년에 집행유예4년을 선고받았다. 전남 광양시구례군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옥재 후보도 전과 5범이다. 이 후보는 상해, 중감금, 폭력,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전남 고흥군보성군에 출마한 무소속 김철근 후보도 전과 5범이다.


10명 중 4명이 전과자
전과 10범 예비후보도

김 후보는 집회법 위반, 음주운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전과 기록이 있다. 영남지역을 살펴보면 경남 창원시의창구에 출마한 더민주 이봄철 후보가 전과 3범이다. 이 후보는 노무현재단 경남 공동대표를 지냈다. 이 후보는 1989년 폭력, 특수공무집행방해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고 2014년에는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이 후보는 바로 다음 해 또 음주운전을 했다.

창원시 의창구에 출마한 무소속 박성만 후보는 정치인이 맞는지 의심스러운 정도의 이력을 가졌다. 박 후보는 절도, 폭력, 건조물침입, 특수절도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경남 거제시에 출마한 무소속 이길종 후보는 상습 음주운전과 상해 등으로 전과 5범이 됐다. 경남 산청군함양군거창군에 출마한 무소속 김홍업 후보는 전과 8범으로 경남 출마자들 중 전과가 가장 많았다. 김 후보는 폭력, 근로기준법 위반, 업무상횡령, 업무방해, 결혼중개업관리법 위반, 상해 등의 전과가 있다.
 

광주광역시에선 서구갑에 출마한 송갑석 후보가 눈에 띈다. 송 후보는 국가보안법 위반, 음주운전, 사기 등 전과 4범이다. 송 후보는 광주에서 가장 전과가 많은 후보다.

철저한 감시해야
정치개혁 시급

대구 중구남구에는 전과 3범 이상인 예비후보자가 3명이나 된다. 새누리당 이상목 후보는 부정수표단속법위반, 음주운전,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전과 6범, 새누리당 김휘일 후보는 사기, 협박, 조세범처벌법위반 등으로 전과 4범이다.

새누리당 남달구 후보도 사문서 위조, 음주운전, 상해, 무면허 운전 등으로 전과 4범이다. 대구 북구을에 출마한 정의당 조명래 후보는 집회법 위반, 노동쟁의조정법위반, 음주운전 등으로 전과 5범이고, 대구 달성군에 출마한 새누리당 권용섭 후보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폐기물관리법위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등으로 전과 7범이다. 권 후보는 대구에서 가장 전과가 많은 후보다.

울산광역시에서는 동구에 출마한 노동당 이갑용 후보가 가장 많은 전과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이 후보는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으로 업무방해, 집회법 위반, 명예훼손, 직무유기 등으로 전과 7범이다. 울산 북구에 출마한 정의당 조승수 후보는 전과 5범이다. 조 후보는 집회법 위반, 국가보안법 위반, 음주운전, 무면허 운전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부산에선 부산 진구갑에 출마한 무소속 정해정 후보가 전과 6범으로 가장 전과가 많은 예비후보자다. 부산 진구을에 출마한 더민주 조권환 후보는 업무방해, 음주운전, 상해, 상표법위반 등으로 전과 4범이다. 직업을 통닭배달이라고 밝힌 부산 사하구갑 무소속 박경민 후보는 음주운전 등 전과 3범이다.

마지막으로 제주도에서는 제주시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차주홍 후보가 전과 6범으로 가장 전과가 많았다. 차 후보는 근로기준법 위반, 노동관계조정법위반, 절도, 주거 침입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선거 때마다 이 같은 문제적 후보가 출마하는 것에 대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유권자들의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며 “선관위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누구나 후보자들의 전과 이력을 찾아볼 수 있다. 투표 전에 최소한 후보자들의 전과 이력을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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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청신호’ 이재명 꽃놀이패

‘대권 청신호’ 이재명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권행 급행열차 티켓을 거머쥔 채 돌아왔다. 선거법 위반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그야말로 기사회생한 것이다. 이제 남은 건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 여부다. 벼랑 끝까지 몰렸던 이 대표가 반격의 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법 리스크라는 족쇄에 얽매인 지 3년 만이다. 웃음을 띤 채 법원서 나온 이 대표는 “진실과 정의에 기반해서 제대로 된 판결을 해주신 재판부에 먼저 감사드린다. 이제 검찰도 자신들의 행위를 되돌아보고 더는 국력을 낭비하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살아서 돌아왔다 지난 26일 서울고법 형사6-2부(부장판사 최은정·이예슬·정재오)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서 무죄를 선고했다. 피선거권 박탈에 해당하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모두 뒤엎은 것이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이 대표가 민주당 대선후보이던 2021년 TV 프로그램서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과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에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의 협박이 있었다고 발언한 것이다. 재판부는 두 가지 모두 허위 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김 전 처장을 몰랐다’는 발언이 교유관계를 부인해 허위 사실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가 아닌 주관적 인식에 대해 허위 여부를 판단할 수 없고 교유행위를 부인한 발언으로도 해석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1심서 유죄가 인정됐던 ‘골프 발언’에 대해서도 TV 프로그램 진행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 중 일부며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거짓말한 것으로 볼 수 없고 허위성 인정도 어렵다”고 무죄로 봤다. 특히 이 대표가 호주 출장 중 김 전 처장과 찍은 사진에 대해서도 “10명이 한꺼번에 찍은 사진으로 골프를 쳤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수 없다”며 원본 일부를 떼어냈기 때문에 조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용도변경을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국토부가 협박했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핵심은 국토부가 법률에 의거해 변경 요청을 했고 성남시장으로서 어쩔 수 없이 변경했다는 것”이라며 “(발언의)일부가 독자성을 가지고 선거인의 판단을 그르칠 만한 발언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피선거권 박탈형 1심 몽땅 뒤집혀 무죄 선고에 한시름 놓은 민주당 이 같은 판결이 나오자 검찰은 “항소심 법원 판단은 피고인의 발언에 대한 일반 선거인들의 생각과 너무나도 괴리된 경험칙과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판단으로 공직선거법의 허위사실공표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곧바로 상고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해당 사건의 최종 판결은 대법원서 가려지게 됐다. 이 대표의 선고가 예정된 26일 이전부터 민주당은 초긴장 상태였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당의 운명이 걸려있다 하더라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향후 모든 방향이 결정되는 하루일 것이다. 조기 대선이 확정된 건 아니지만 60일 이내 선거를 치를 경우 하나의 작은 변수도 나비효과처럼 커질 수 있어 고민이 되는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무죄가 선고된 후에는 “차기 대통령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완벽한 서사”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2심서 무죄를 받은 이 대표가 밝은 얼굴로 법정서 걸어 나오자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지지자들은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 대권주자 1위를 달리는 이 대표 앞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사법 리스크를 겨냥해 ‘이재명 흔들기’에 나섰던 대권 잠룡들의 목소리는 당분간 사그라들 전망이다. 후보 교체론을 주장해 왔던 비명(비 이재명)계 잠룡 역시 입을 모아 “법원의 판단을 환영한다” “사필귀정” 등의 메시지를 냈다. 이 대표 대세론이 탄력을 받으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졌지만 탄핵 정국이 현재 진행형인 만큼 총구를 밖으로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뒤통수 얼얼 여당 대혼란 국민의힘은 눈에 띄게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당초 1심서 피선거권 박탈형이 나왔기 때문에 2심 역시 최소한 벌금 100만원을 예상했던 것이다. 국민의힘은 재판부의 판결에 문제가 있다는 여론전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선고 직후 “항소심 법원의 논리를 잘 이해할 수 없다. 이 부분은 바로 잡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당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럽고 대법원서 신속하게 6·3·3 원칙(1심은 6개월, 2·3심은 3개월 내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재판해서 정의가 바로잡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최대 리스크였던 범죄자 프레임이 상당 부분 걷어지자 보수 잠룡들은 저마다 말을 얹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거짓은 죄, 진실은 선이 정의”라는 글을 게시했다. 오 시장은 “대선주자가 선거서 중대한 거짓말을 했는데 죄가 아니라면 그 사회는 바로 설 수 없다”며 “대법원이 정의를 바로 세우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재명이 억지 무죄가 된 것은 사법부의 하나회 덕분”이라며 “사법부 조차 진영 논리로 재판하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지만 사법부 현실이 그런 걸 어떡하겠나. 오히려 잘됐다. 언제가 될지 모르나 차기 대선을 각종 범죄로 기소된 사람과 하는 게 우리로서는 더 편하다”고 비꼬았다. 대세론 굳히기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2심 결과는 존중받아야 한다”며 “정치의 큰 흐름이 사법부의 판단에 흔들리는 정치의 사법화는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문제의 골프 사진을 최초로 제시한 개혁신당 이기인 최고위원은 “졸지에 사진 조작범이 됐다”며 “옆 사람에게 자세하게 보여주려고 화면을 확대하면 사진 조작범이 되나? CCTV 화면 확대해서 제출하면 조작 증거이니 무효라는 말이냐? 무죄라는 결론을 정해놓고 논리를 꾸며낸 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이 상고심서 잘 다퉈주길 바란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고비를 넘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운명을 쥔 헌재를 최대한으로 압박하는 동시에 차기 집권여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무죄를 선고받은 이 대표는 곧장 안동을 찾아 대형 산불로 터를 잃은 이재민을 위로했다. 지난 26일 이 대표는 법원서 곧바로 국회로 이동해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할 예정이었지만 산불 피해가 커지자 이를 뒤로 미루고 안동으로 향했다. 안동은 이 대표의 고향이기도 하다. 앞서 이 대표는 무죄 선고 이후 취재진 앞에 서서 “이 당연한 일들을 이끌어내는 데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고 국가 역량이 소진된 것에 대해서 참으로 황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검찰이 또 이 정권이 이재명을 잡기 위해서 증거를 조작하고 사건을 조작하느라 썼던 그 역량을 우리 산불 예방이나 아니면 우리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썼더라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되겠나”라고 꼬집은 바 있다. 이 대표는 안동을 찾은 데 이어 27일에는 화재로 소실된 경북 의성군 고운사를 찾아 “고운사를 포함해 피해 입은 지역이나 시설 예산 걱정을 하지 않도록 국회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헬기로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던 중 추락사고로 순직한 고 박현우 기장의 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 당분간 통하지 않을 ‘범죄 프레임’ 여권 잠룡 집중포격에도 꼿꼿하게 이 대표가 민생을 살피는 동안 나머지 민주당 의원이 장외 투쟁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2심 결과가 나왔으니 헌재가 정치적 판단을 하지 않는 이상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를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고궁박물관 앞 민주당 천막 당사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서 “헌법재판소는 해야 할 일을 즉시 하라”며 다시 한번 압박에 나섰다. 박 원내대표는 “오늘로 12·3 내란발발 115일째, 탄핵소추안 가결 104일째, 탄핵 심판 변론종결 31일째인데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라며 “선고가 늦어지면 늦어지는 이유라도 밝혀야 되는 것 아니냐”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헌재가 헌법 수호라는 중대한 책무를 방기하는 사이 온갖 흉흉한 소문과 억측이 나라를 집어삼키고 있다”며 “헌재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 회의도 그만큼 커졌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 역시 “선입 선출에 따른 파면 선고라는 상식의 시간은 지났고, 오늘 오전까지도 선고기일 공지를 안 하면 명예의 시간도 넘어간다”며 “검찰의 억지 기소에 따른 이 대표의 (선거법 2심) 선고 이후로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지연하느냐는 불명예스러운 물음에 답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범죄자 이재명은 안 된다”는 국민의힘 전략이 반쪽짜리가 되면서 탄핵 정국 돌파구가 막혔다. 2심 무죄 판결이 대법원서 뒤집히길 바라며 상고심이 오는 6월26일까지 나와야 한다고 재촉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 남은 건 헌재뿐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무죄를 선고받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외에도 4개의 재판을 더 받는 만큼 아직 ‘완전히’ 족쇄를 풀지 못했다는 새로운 프레임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이미 날개를 단 이 대표의 존재감만 키워줄 뿐, 큰 효과는 없을 것이란 게 야권 관계자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시름 놓은 이 대표는 본격적으로 대권주자 1위를 굳힐 일만 남았다. 중도층을 포섭하는 동시에 비호감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이 최대 과제다. 이에 맞춰 이 대표의 목소리도 더욱 날카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피 튀기는 3월이 마무리되면서 조기 대선의 운명을 가를 헌재에 모든 시선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