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갈리아 변태 여교사 파문

“남자 아이들 먹고 싶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대구 엄마들이 난리다. 여성 혐오 반대 사이트로 알려진 ‘메갈리아’의 한 회원이 ‘놀이터의 남자 어린이를 능욕하고 싶다’는 글을 썼는데, 그 회원이 유치원 교사였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일베 등 여성혐오 사이트를 반대하며 ‘여성 혐오가 사라지는 그날까지’를 슬로건으로 내건 메갈리안 게시판에 전 유치원 기간제 교사가 소아성애적 발언을 올려 파장이 일고 있다.

분노한 엄마들

지난 10월17일 A씨는 메갈리안 게시판에 ‘아 로린이(남성 어린이) 먹고 싶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A씨는 ‘우리집 옆에 공원이 있는데 야들야들 아직 안 따인 핑크X들 방실거리며 놀이터 계단 올라가는데 너무 귀엽다’며 ‘X세워서 유리멘탈 교육시켜주고 싶은 욕구가 마구마구 쏟아오른다이기’라고 썼다. 이어 ‘아직 청정지역 X 공략시켜주고 싶노. (중략) 청정X 먹고 싶어 X참느라 미치겠다이기’라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물은 지난 12월27일 뒤늦게 알려지면서, 대구지역 맘 카페에 ‘인터넷에서 논란이 되는 대구 어린이집 소아성애교사’라는 글이 올라왔다. A씨가 지난 10월 공원에서 노는 남자 어린이를 성적 대상화하는 글을 썼고, 그가 대구지역 한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서도 일한 적 있는 교사라는 주장이 담긴 글이었다.

분노한 엄마들은 인터넷에서 ‘메갈리안 유치원’ ‘메갈리안 어린이집’ 등을 검색하며 A씨의 신상 정보를 털었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A씨가 대구 S초등학교 관할 병설유치원에서 기간제 교사로 근무한 적이 있음을 알아냈다. 또 네티즌은 A씨의 카카오톡 아이디를 알아내 메시지를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엄마들은 해당 교육청, 경찰에 A씨의 게시물을 고발했다. 유치원이 있는 초등학교는 이날 홈페이지에 “문제를 일으킨 교사는 2014년 8월18일부터 2015년 2월 28일까지 유치원 방과후과정을 담당했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공지를 올렸다. 그러나 현직이 아니어서 해당 교사와 면담하는 수준에서 사건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교육청은 “문제의 글을 쓴 사람이 대구의 한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기간제 교사로 6개월가량 일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임용고사를 치른 정식 교사가 아닌 데다 현재 일하고 있지 않아 별다른 처분을 내릴 수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대한 문의가 너무 많이 오고 있는데, 더 자세한 것을 알기 위해 A씨가 근무했던 기관에 사람들을 보낸 상태다. 실제로 A씨가 쓴 글인지도 파악 중”이라며 “글 의도를 떠나서 교사가 이런 글을 올렸다고 하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교육청은 정확한 상황 파악을 위해 A 씨가 근무했던 기관에 조사인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남혐’ 사이트 유치원 교사 글 논란
소아성애자? 노는 남아 성적 대상화

A씨는 지난 12월28일 새벽 5시경 메갈리아에 공식 입장을 올렸다. A씨는 “2013년 5월 대한민국은 일베의 초등교사가 올린 소아성애성 글(로린이)로 들썩였다”며 “메갈리아에서 이러한 소아성애의 위험성을 규탄해왔다. 사람들은 익숙해진 것에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A씨는 “제 글 때문에 보육교사 인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아동 성폭행의 피해자이자, 교사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더 강력하게 말을 한 것”이라고 보탰다.

A씨는 메갈리아의 ‘미러링(Mirroring·거울효과)’ 방식으로 비판했을 뿐이라는 것. 미러링은 상대의 말과 행동을 모방해 상대의 잘못을 깨닫게 하는 기법이다. 미러링은 ‘받은 만큼 되돌려준다’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여혐’을 똑같이 ‘남혐’으로. 일베의 초등학교 교사가 올린 소아성애성 글을 똑같이 메갈리아에서 어린이 보육교사가 올린 것은 이와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A씨는 일베 같은 사이트에서 어린 여자아이를 성적대상으로 언급하는 은어인 ‘로린이’ 같은 표현이 너무 많이 사용돼 이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자신도 이 같은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A씨는 신상정보 유출에 대한 피해도 호소했다. A씨는 “제 개인정보를 알아내 수백개의 카톡을 보내고 인터넷에 제 사진을 공개하고 제 성폭행 피해의 관련된 글을 모두 뒤져서 저를 능욕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A씨는 욕설이 가득한 카카오톡 메시지를 첨부해 함께 올렸다. 메갈리아 회원들은 “그분(A씨)은 소라넷 프로젝트 활동하며 소라넷 안의 비정상적 행위들을 전부 <그것이 알고싶다>에 제보해주셨던 분이다”며 “미러링일 뿐인데 억울하게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메갈리안 회원들은 “극우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회원이 주축이 된 신상털기 사건”이라며 “해당 교사가 소라넷 폐쇄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한 이들이 미러링이라는 설명 없이 엄마들을 선동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상 다 털려

하지만 ‘일베와 다를 것이 없다’ ‘악을 악으로 대응하는 것은 잘못된 방식’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누리꾼들은 “살인자 미러링한다고 직접 살인 예고할 분들이네…같은 여자인 게 부끄럽습니다” “미러링 이건 무슨 지빠져 나올구멍을 찾기 위해서 다 미러링”이라며 메갈리아의 행태를 비판했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메갈리아는?] 

메갈리아는 일베를 대항하는 기조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남성혐오 성향을 보이는 대표적 커뮤니티 사이트로 꼽힌다. 일베에 쓰인 글과 프레임을 ‘여성’에서 ‘남성’으로 바꾸는 ‘미러링’을 표방하고 있다. 메갈리아는 디시인사이드 메르스 갤러리에서의 ‘메르스’와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의 합성어다.

전문가들은 “과거 남성우월주의의 사회 속에서는 여성이 남성을 공격할 화력을 갖추지 못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었던 것”이라며 “매체 환경이 변하면서 여성들도 온라인에서 남성들이 하던 풍자 방식과 똑같이 일종의 미러링으로 되받아치기 시작한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여성혐오에 대해 네거티브 방식으로 대응하며, 여성 운동의 진화라고 평가하는 측이 있다. 하지만 또 다른 폭력과 혐오를 재생산해 대립이 격화되고, 결과적으로 이슈의 피로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하는 측도 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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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