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 돌아온 싸이

국가대표 가수 출격 “또 일낸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뚜껑이 열렸다. 가수 싸이(38·박재상)가 마침내 정규 7집 ‘칠집싸이다’를 발표했다. 전대미문의 히트곡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를 ‘말춤’ 열풍으로 이끌었던 그가 초심을 외치며 심혈을 기울여 만든 음반이다. 새 앨범 타이틀 곡 ‘나팔바지’와 ‘대디’는 공개되자마자 음원 차트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싸이는 지난 1일 오전 12시 각종 음악 사이트를 통해 정규 7집 ‘칠집싸이다’의 수록곡 전 음원을 공개했다. 싸이가 국내에 신곡을 발표하는 것은 지난 2013년 4월 공개한 '젠틀맨' 이후 2년8개월 만이며, 정규 앨범은 2012년 7월 히트곡 강남스타일이 수록된 6집 ‘싸이6甲’ 이후 무려 3년5개월 만이다. 

더블 타이틀
“둘 다 좋네”
 

총 9곡이 수록된 이번 7집에는 자이언티, 씨엘, JYJ 김준수, 전인권, 개코 등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들과 윌 아이엠, 애드시런 등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이 피처링으로 대거 참여했다. 

싸이는 ‘나팔바지’와 ‘대디’(Daddy)를 더블 타이틀 곡으로 내세웠다. 첫 번째 타이틀 곡 나팔바지는 70∼80년대 리드 기타와 드럼 사운드가 돋보이는 복고풍 트랙에 유머러스한 가사로 재미를 더했다. 싸이는 이 곡에 대해 “가장 싸이다운 곡”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싸이와 유건형이 작곡하고, 싸이가 작사했다. 

또 다른 타이틀 곡 대디는 국내보다 해외시장에 초점을 맞춘 노래다. 유건형과 테디, 퓨처 바운스가 함께 만들었다. 강렬하고 독특한 신스 사운드가 주축이 된 빠른 템포의 댄스곡이다. 싸이 특유의 재치 있는 가사와 랩이 인상적이다. 피처링으로 걸 그룹 2NE1의 씨엘이 참여했다. 


타이틀곡 대디는 지난 3일 기준, 멜론과 벅스, 올레, 몽키3 등 4개 일간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나팔바지는 지니, 네이버뮤직, 소리바다 등 3개 일간차트에서 1위를 기록, 총 7개 음원사이트 일간차트에서 정상에 오르는 기엽을 토했다. 

중화권의 인기 또한 뜨겁다. 중국 최대 음원 사이트 QQ뮤직 신곡 차트에서 7집의 1번 트랙 댄스쟈키가 내로라하는 현지가수들의 노래를 제치고 1위에 올라 눈길을 끈다. 뿐만 아니라 이 곡은 QQ뮤직 유행지수차트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다. QQ뮤직 유행지수차트는 QQ뮤직 내 전체 곡의 스트리밍, 다운로드 수 선호도 등을 통해 순위기가 매겨지기 때문에 중화권 내 인기 척도를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차트로 꼽히는데 여기에서 ‘댄스쟈키’가 1위에 오르면서 싸이의 위상을 증명했다. 

대디와 나팔바지 뮤직비디오에 대한 관심도 대단하다. 싸이만의 유쾌한 에너지와 익살스러움이 가득한 두 뮤직비디오는 각각 유튜브 조회수 1832만 7326뷰, 525만 9844뷰를 기록하며 인기 질주 중이다. 또 중국 QQ뮤직 뮤직비디오 전체 차트와 K팝 차트에서 대디가 1위를 기록하며 음원과 뮤직비디오차트 모두 정상에 올라 있다. 

해외에서 무엇보다도 주목하는 점은 과연 싸이의 신곡이 강남스타일의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다. 이미 해외 네티즌들은 대디의 코믹한 뮤직비디오에 '강남스타일과 대디 중 뭐가 더 좋은가?' '이 뮤직비디오는 미친듯이 퍼져나갈 게 분명하다' 등 비교적 호평 일색의 댓글을 달고 있다. 

외신도 싸이의 컴백을 주목했다. <빌보드> <MTV> <헐리웃라이프> 등의 연예매체 뿐 아니라 CNN, BBC 등의 언론도 싸이의 컴백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대부분은 역시 신곡이 제2의 강남스타일만큼 뜰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CNN은 신곡 대디가 “괴상하고 중독성 있다”면서 강남스타일의 말춤과 대디의 춤을 비교했다. 

하지만 호평만 있는 것은 아니다. 캐나다의 유명 재즈 아티스트이자 그래미상 수상자인 마이클 부블레는 지난 1일 현지 토크쇼에 출연해 싸이의 신곡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 이런 음악이 그래미상을 받게 된다면 난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중독성 있다”
말춤 버금가
 


싸이의 이번 앨범에 수록된 ‘드림’은 지난해 세상을 떠난 신해철에게 헌정한 곡으로 주목을 받았다. 음원 수익 전액을 고인의 유족에게 기부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싸이가 곡을 만들기에 앞서 유족과도 충분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드림은 싸이와 고 신해철의 추억이 담긴 노래다. 싸이가 고인과 생전 술자리에서 나눴던 대화를 가사로 풀어낸 노래로 알려졌다. 
 

싸이는 지난 25일 네이버 V앱 생방송 <싸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싸리텔)을 통해 드림을 소개하며 “내가 썼지만 대필이라고 할 수 있다”며 작사가에 본인과 고 신해철의 이름을 같이 넣었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 곡이 공동 저작물이라 수익이 발생한다고 밝힌 셈이다.

정규 7집 들고 3년5개월만에 컴백
차트 1위 올킬 위엄…월드도 평정?
 

싸이는 고 신해철과 생전 음악적 동료이자 절친한 선후배로서 많은 교감을 나눴다. 싸이는 지난해 단독 콘서트에서 조용필의 ‘친구여’를 부르며 고인을 추모하기도 했다. 애초 싸이는 고 신해철의 사망 1주기를 맞아 고인의 히트곡 중 1곡을 리메이크 해 수록할 계획이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생전 고인과의 기억을 되살려 만든 곡을 발표하기로 했다. 피처링에는 그룹 JYJ의 시아준수가 참여했다. 

강남스타일과 이번 신곡을 통해 싸이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하지만 그가 걸어온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싸이는 2001년 데뷔하자마자 가요계에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범상치 않은 외모와 삼류 나이트클럽을 연상시키는 반짝이 외투, 겨드랑이털이 환히 보이는 민소매 셔츠에 굵은 쇠줄 목걸이까지. 게다가 겉옷을 벗어 던지는 순간 드러나는 출렁거리는 뱃살과 처진 팔뚝 살, 그걸 신 나게 흔들어대기까지 한다. 

외모보다 한술 더 뜬 것은 음반 콘셉트와 수록된 곡의 가사내용이었다. 그의 예명 ‘싸이’도 사이코(Psycho)에서 따왔고, 1집 앨범명은 ‘싸이프롬더사이코월드(Psy From The Psycho World)’였다. 예명과 제목이 암시하듯 그의 데뷔 음악은 정상이 아니었다. 가사는 직설과 외설의 경계를 넘나들었고 앨범 재킷은 벌거벗은 여자와 붉은 혀, 성기의 이미지로 도배됐다. 그는 삽시간에 일탈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일례로 1집 음반에 수록된 ‘I Love Sex’라는 곡을 보면 ‘퍼킹(Fucking) 그렇지 그게 결코 나쁜 것은 아니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이유지 쉬쉬 할 필요는 없지 그치 어려서부터 제대로 못 배워 결국 가르침은 무책임한 포르노에서 그러다 모두 다 에라 모르겠다 찍 쌌다 나 몰라라 배 째라’라고 폐쇄적 성문화를 노골적인 수위로 비판했다. 

그는 허위와 가식으로 사는 사람들, 엄숙한 척하는 기성세대들, 마지막으로 립싱크를 업으로 삼은 댄스 가수들에게 짱돌을 던져댔다. 자극적인 것을 즐기는 10대들은 싸이의 음악에 열광했다. 

그는 섹시한 복근과 잘생긴 얼굴을 자랑하는 아이돌 가수들과 철저히 대척점에 섰다. 엽기와 독설, 키치코드(저속한 표현)로 사회를 비판했다. 당시 10대와 20대 초반 젊은이들은 싸이를 통해 일탈의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반면 기성세대 일부는 혐오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의 1집 앨범은 논란 끝에 미성년자판매금지 판정을 받았다. 2집 역시 마찬가지였다. 

B급 스타일
역시 딴따라
 


일탈이 음악에만 국한된 게 아님을 몸소 보여주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2001년 11월 싸이는 대마초 흡입 혐의로 경찰에 검거되어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것. 본래 가진 엽기와 일탈적 이미지에 대마초 사건이 겹쳐지면서 싸이는 언론에게 던져진 좋은 먹잇감이 됐다. 

2001년 11월에 낸 싸이의 3집 앨범 ‘쌈마이’는 1, 2집보다 훨씬 순화돼 욕설이 일부 곡에서만 발견됐다. 자연스레 밝고 긍정적인 가사가 많아졌고 리듬도 훨씬 부드러워졌다. 특히 현재 노래방에서 분위기 띄우는 최고의 곡으로 꼽히고 있는 3집 타이틀곡 ‘챔피언’과 4집 타이틀곡 ‘연예인’은 싸이의 이전 곡과 비교하면 너무나 건전했다. 

이후 그는 한동안 앨범을 내지 않았다. 병역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2003년 12월26일 방위산업체 산업기능요원으로 입사했기 때문이다. 군 생활을 하는 동안 싸이는 김건모, 임창정, 박지윤, 박상민 등에게 곡을 써 줬고 영화 음악 작업에도 참여하며 그의 말을 실천했다. 또 신인 가수 발굴과 양성에도 힘을 쏟으며 음악가로서 내공을 다졌다. 

하지만 싸이에게 거대한 풍파가 닥쳐왔다. 시련은 2004년 2월 싸이의 병역 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2007년 5월 검찰에선 싸이의 부실 근무 정황을 포착했다며 싸이와 복무 회사에 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 달 후 검찰은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싸이는 자신이 근무했던 F사와 숙부 간 금품거래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형사 입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신고한 지정 업무에 종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으므로 병무청에 행정처분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병무청에 판단을 맡겼다. 

“초심으로 돌아간다”
전 세계 반응 뜨거워
 


병무청은 2007년 7월 싸이에게 현역 20개월을 판정했고,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자신은 병역 비리범이 아니라는 취지의 글을 남기며 병무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지리멸렬한 법정싸움이 계속됐다. 검찰은 싸이를 소환했고 병역특례 업체 대표 2명은 구속기소했다. 언론에선 ‘병역특례 비리 연예인’이라는 제목으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경마장 보도가 이어졌다.

결국 법원은 병무청의 손을 들어줬다. 싸이는 2007년 12월 육군 현역으로 재 입대해야했다. 재복무 중 항소했으나 2008년 8월 대법원에서 원심을 확정했다. 이후 그는 약 1년6개월 동안 군 복무를 한 후 2009년 7월 제대했다. 

그의 앞길이 다시 창창히 열리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양현석 대표)와 전속계약을 맺으면서부터다. 평소 싸이는 음악인으로서 그리고 프로듀서로서 양현석 대표를 존경했다고 한다. 워낙 강한 캐릭터라 독자노선을 갈 줄 알았던 싸이가 YG에 들어간 것은 사람들에게 뜻밖의 선택으로 비쳤다. 

싸이의 선택은 좋은 결과를 냈다. 2009년 육군 만기전역을 달성해 ‘완전한 민간인’신분으로 돌아온 싸이는 음악작업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됐다. 그런 그에게 기획사의 전폭적 지원은 그에게 큰 도움이 됐다. 

2010년 10월 마침내 5집 앨범 'Right Now'를 내며 오랜 공백 기간을 끝내고 가요계에 복귀했다. 그리고 2년이 흐른 2012년 강남스타일을 내놓았다. 

싸이의 라이브 콘서트는 김장훈 콘서트와 함께 ‘투톱’을 이루며 돈 아깝지 않은 콘서트로 유명하다. 그는 무대에서 “마지막 한명이 지쳐 쓰러질 때까지 노래하고 놀겠다”고 선언하곤 하는데 정말로 관객들이 지쳐 쓰러질 때까지 끝나질 않는다. 그만큼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우여곡절 겪고
월드스타 우뚝
 

싸이는 지난 2일 홍콩에서 열리는 ‘2015 MAMA(Mnet Asian Music Awards)’에 참여, 화려한 퍼포먼스로 신곡 무대를 최초 선보였다.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연말콘서트 ‘올나잇 스탠드2015-공연의 갓싸이’를 개최하고 팬들과도 직접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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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청신호’ 이재명 꽃놀이패

‘대권 청신호’ 이재명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권행 급행열차 티켓을 거머쥔 채 돌아왔다. 선거법 위반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그야말로 기사회생한 것이다. 이제 남은 건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 여부다. 벼랑 끝까지 몰렸던 이 대표가 반격의 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법 리스크라는 족쇄에 얽매인 지 3년 만이다. 웃음을 띤 채 법원서 나온 이 대표는 “진실과 정의에 기반해서 제대로 된 판결을 해주신 재판부에 먼저 감사드린다. 이제 검찰도 자신들의 행위를 되돌아보고 더는 국력을 낭비하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살아서 돌아왔다 지난 26일 서울고법 형사6-2부(부장판사 최은정·이예슬·정재오)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서 무죄를 선고했다. 피선거권 박탈에 해당하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모두 뒤엎은 것이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이 대표가 민주당 대선후보이던 2021년 TV 프로그램서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과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에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의 협박이 있었다고 발언한 것이다. 재판부는 두 가지 모두 허위 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김 전 처장을 몰랐다’는 발언이 교유관계를 부인해 허위 사실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가 아닌 주관적 인식에 대해 허위 여부를 판단할 수 없고 교유행위를 부인한 발언으로도 해석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1심서 유죄가 인정됐던 ‘골프 발언’에 대해서도 TV 프로그램 진행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 중 일부며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거짓말한 것으로 볼 수 없고 허위성 인정도 어렵다”고 무죄로 봤다. 특히 이 대표가 호주 출장 중 김 전 처장과 찍은 사진에 대해서도 “10명이 한꺼번에 찍은 사진으로 골프를 쳤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수 없다”며 원본 일부를 떼어냈기 때문에 조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용도변경을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국토부가 협박했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핵심은 국토부가 법률에 의거해 변경 요청을 했고 성남시장으로서 어쩔 수 없이 변경했다는 것”이라며 “(발언의)일부가 독자성을 가지고 선거인의 판단을 그르칠 만한 발언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피선거권 박탈형 1심 몽땅 뒤집혀 무죄 선고에 한시름 놓은 민주당 이 같은 판결이 나오자 검찰은 “항소심 법원 판단은 피고인의 발언에 대한 일반 선거인들의 생각과 너무나도 괴리된 경험칙과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판단으로 공직선거법의 허위사실공표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곧바로 상고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해당 사건의 최종 판결은 대법원서 가려지게 됐다. 이 대표의 선고가 예정된 26일 이전부터 민주당은 초긴장 상태였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당의 운명이 걸려있다 하더라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향후 모든 방향이 결정되는 하루일 것이다. 조기 대선이 확정된 건 아니지만 60일 이내 선거를 치를 경우 하나의 작은 변수도 나비효과처럼 커질 수 있어 고민이 되는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무죄가 선고된 후에는 “차기 대통령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완벽한 서사”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2심서 무죄를 받은 이 대표가 밝은 얼굴로 법정서 걸어 나오자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지지자들은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 대권주자 1위를 달리는 이 대표 앞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사법 리스크를 겨냥해 ‘이재명 흔들기’에 나섰던 대권 잠룡들의 목소리는 당분간 사그라들 전망이다. 후보 교체론을 주장해 왔던 비명(비 이재명)계 잠룡 역시 입을 모아 “법원의 판단을 환영한다” “사필귀정” 등의 메시지를 냈다. 이 대표 대세론이 탄력을 받으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졌지만 탄핵 정국이 현재 진행형인 만큼 총구를 밖으로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뒤통수 얼얼 여당 대혼란 국민의힘은 눈에 띄게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당초 1심서 피선거권 박탈형이 나왔기 때문에 2심 역시 최소한 벌금 100만원을 예상했던 것이다. 국민의힘은 재판부의 판결에 문제가 있다는 여론전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선고 직후 “항소심 법원의 논리를 잘 이해할 수 없다. 이 부분은 바로 잡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당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럽고 대법원서 신속하게 6·3·3 원칙(1심은 6개월, 2·3심은 3개월 내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재판해서 정의가 바로잡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최대 리스크였던 범죄자 프레임이 상당 부분 걷어지자 보수 잠룡들은 저마다 말을 얹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거짓은 죄, 진실은 선이 정의”라는 글을 게시했다. 오 시장은 “대선주자가 선거서 중대한 거짓말을 했는데 죄가 아니라면 그 사회는 바로 설 수 없다”며 “대법원이 정의를 바로 세우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재명이 억지 무죄가 된 것은 사법부의 하나회 덕분”이라며 “사법부 조차 진영 논리로 재판하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지만 사법부 현실이 그런 걸 어떡하겠나. 오히려 잘됐다. 언제가 될지 모르나 차기 대선을 각종 범죄로 기소된 사람과 하는 게 우리로서는 더 편하다”고 비꼬았다. 대세론 굳히기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2심 결과는 존중받아야 한다”며 “정치의 큰 흐름이 사법부의 판단에 흔들리는 정치의 사법화는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문제의 골프 사진을 최초로 제시한 개혁신당 이기인 최고위원은 “졸지에 사진 조작범이 됐다”며 “옆 사람에게 자세하게 보여주려고 화면을 확대하면 사진 조작범이 되나? CCTV 화면 확대해서 제출하면 조작 증거이니 무효라는 말이냐? 무죄라는 결론을 정해놓고 논리를 꾸며낸 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이 상고심서 잘 다퉈주길 바란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고비를 넘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운명을 쥔 헌재를 최대한으로 압박하는 동시에 차기 집권여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무죄를 선고받은 이 대표는 곧장 안동을 찾아 대형 산불로 터를 잃은 이재민을 위로했다. 지난 26일 이 대표는 법원서 곧바로 국회로 이동해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할 예정이었지만 산불 피해가 커지자 이를 뒤로 미루고 안동으로 향했다. 안동은 이 대표의 고향이기도 하다. 앞서 이 대표는 무죄 선고 이후 취재진 앞에 서서 “이 당연한 일들을 이끌어내는 데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고 국가 역량이 소진된 것에 대해서 참으로 황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검찰이 또 이 정권이 이재명을 잡기 위해서 증거를 조작하고 사건을 조작하느라 썼던 그 역량을 우리 산불 예방이나 아니면 우리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썼더라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되겠나”라고 꼬집은 바 있다. 이 대표는 안동을 찾은 데 이어 27일에는 화재로 소실된 경북 의성군 고운사를 찾아 “고운사를 포함해 피해 입은 지역이나 시설 예산 걱정을 하지 않도록 국회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헬기로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던 중 추락사고로 순직한 고 박현우 기장의 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 당분간 통하지 않을 ‘범죄 프레임’ 여권 잠룡 집중포격에도 꼿꼿하게 이 대표가 민생을 살피는 동안 나머지 민주당 의원이 장외 투쟁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2심 결과가 나왔으니 헌재가 정치적 판단을 하지 않는 이상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를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고궁박물관 앞 민주당 천막 당사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서 “헌법재판소는 해야 할 일을 즉시 하라”며 다시 한번 압박에 나섰다. 박 원내대표는 “오늘로 12·3 내란발발 115일째, 탄핵소추안 가결 104일째, 탄핵 심판 변론종결 31일째인데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라며 “선고가 늦어지면 늦어지는 이유라도 밝혀야 되는 것 아니냐”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헌재가 헌법 수호라는 중대한 책무를 방기하는 사이 온갖 흉흉한 소문과 억측이 나라를 집어삼키고 있다”며 “헌재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 회의도 그만큼 커졌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 역시 “선입 선출에 따른 파면 선고라는 상식의 시간은 지났고, 오늘 오전까지도 선고기일 공지를 안 하면 명예의 시간도 넘어간다”며 “검찰의 억지 기소에 따른 이 대표의 (선거법 2심) 선고 이후로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지연하느냐는 불명예스러운 물음에 답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범죄자 이재명은 안 된다”는 국민의힘 전략이 반쪽짜리가 되면서 탄핵 정국 돌파구가 막혔다. 2심 무죄 판결이 대법원서 뒤집히길 바라며 상고심이 오는 6월26일까지 나와야 한다고 재촉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 남은 건 헌재뿐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무죄를 선고받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외에도 4개의 재판을 더 받는 만큼 아직 ‘완전히’ 족쇄를 풀지 못했다는 새로운 프레임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이미 날개를 단 이 대표의 존재감만 키워줄 뿐, 큰 효과는 없을 것이란 게 야권 관계자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시름 놓은 이 대표는 본격적으로 대권주자 1위를 굳힐 일만 남았다. 중도층을 포섭하는 동시에 비호감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이 최대 과제다. 이에 맞춰 이 대표의 목소리도 더욱 날카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피 튀기는 3월이 마무리되면서 조기 대선의 운명을 가를 헌재에 모든 시선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