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세금 안 내는 거물들 추적 ⑮김연회 궁전특수자동차 대표

600억 과세 '밀고 당기고'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정부는 항상 세수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돈이 없다"면서 만만한 서민의 호주머니를 털기 일쑤다. 그런데 정작 돈을 내야 할 사람들은 부정한 방법으로 조세를 회피하고 있다.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까지 정부가 걷지 못한 세금은 40조원에 이른다. <일요시사>는 서울시가 공개한 고액체납자 명단을 토대로 체납액 5억원 이상(법인은 10억원 이상)의 체납자를 추적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15화는 621억7500만원을 체납한 김연회 궁전특수자동차 대표다.

김연회 궁전특수자동차 대표는 2011년 4월부터 지방소득세 등 7건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 서울시가 징세할 체납액은 10억6500만원이다. 국세청의 자료에 따르면 김 대표는 2005년부터 법인세 등 25건의 세금도 내지 않았다. 국세청이 거둘 체납액은 352억3100만원이다.

합쳐서 600억

김 대표가 세운 법인인 ㈜궁전특수자동차는 업종을 제조업으로 등록했다.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체납 내역을 보면 2005년부터 법인세 등 13건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 ㈜궁전특수자동차에 부과된 국세는 223억6200만원이다.

서울시 고액체납 법인에도 ㈜궁전특수자동차가 포함돼 있다. 2011년 5월부터 지방소득세 등 24건의 세금을 체납했다. 확인된 체납액은 35억1700만원이다. 개인과 법인을 합쳐 김 대표가 체납한 세금은 621억7500만원에 달했다. 김 대표는 국세청이 등록한 1만728명의 체납자 가운데 체납액 기준 19위에 올라 있다.

김 대표는 장례업체인 '궁전그룹' 경영자로 외부에 소개됐다. ㈜궁전특수자동차와 ㈜궁전실버뱅크, ㈜궁전운수, ㈜궁전예원, ㈜궁전캐피탈, ㈜궁전좋은세상 등 6~7개 계열사를 거느렸다.


㈜궁전특수자동차는 운구자동차 개발회사다. 김 대표와 또 다른 공동대표 김모씨(직계가족으로 추정)가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로부터 자동차 제작과 관련한 라이선스를 발급받았다. 실제로 자동차를 만든 것은 아니고 리무진 따위를 사들인 뒤 상여를 올리는 방식으로 개조했다.

궁전그룹 주력 계열사는 ㈜궁전실버뱅크다. ㈜궁전실버뱅크는 장례서비스를 제공했다. 운영 중인 궁전실버뱅크 홈페이지를 보면 ▲회원제 장례예식 대행사업 ▲토탈 장례서비스 사업 ▲이장 및 개장 서비스 ▲장례용품 유통사업 ▲회원전용 추모관 서비스 ▲웨딩사업 서비스를 사업영역으로 기재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따르면 ㈜궁전실버뱅크는 선불식할부거래사업자(상조회사)다. 할부거래법의 적용을 받으며, 선수금(상조서비스 등을 목적으로 회원들이 납입하는 돈)의 절반을 공제조합에 예치해야 한다.

2014년 9월 기준 ㈜궁전실버뱅크는 12억8000만원을 한국상조공제조합에 예치했다. 회사 대표는 2012년 김씨에서 석모씨로 바뀌었다.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함으로 보였다.

실제로 지난 6일 ㈜궁전실버뱅크로 연락하자 맨 처음 김씨가 전화를 받았다. 통화에서 김씨는 "㈜궁전실버뱅크는 (할부거래사업자가 아닌) 수의를 판매하는 회사"라고 주장했다.

관련한 에피소드를 하나 발견했다. 지난 2007년 궁전그룹 영업사원은 상조서비스를 명목으로 고객에게 100여만원을 우선 납입 받았다. 그러나 고객은 사원이 추가로 돈을 요구하자 해약을 요청했다. 관련 규정에 따라 상조상품의 해약이 있을 시 회사는 그 돈을 환급해야 했다.

그러나 사원은 절묘한 논리로 빠져나갔다. "내가 판 것은 상조서비스가 아닌 수의"라고 한 것이다.  ㈜궁전실버뱅크가 판매하는 상조서비스는 수의를 포함한 가격이 600만원에 육박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궁전특수자동차가 과거 '장례지도사'를 채용했다는 것이다. ㈜궁전특수자동차는 상조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회사다. 이는 ㈜궁전특수자동차와 ㈜궁전실버뱅크가 사실상 하나의 회사였다는 증거 중 하나다. 이에 대해 김씨는 "과거 관계사였던 것은 맞지만, 지금은 대표가 다르다. 김 대표가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라고 항변했다.

지난 2009년 공정위는 기만적인 방법을 사용해 소비자와 거래하거나 불완전 계약서를 제시한 업체들에게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 가운데는 ㈜궁전특수자동차도 있었다.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궁전특수자동차는 자산·부채의 변경이 있었음에도 그 변경사항을 관할 지자체에 신고하지 않았으며, 조사에 필요한 자료제출을 거부했다. 공정위는 ㈜궁전특수자동차에 과태료 처분을 고지했다.

앞선 보도 자료에서 김 대표는 "고객의 신뢰를 우선으로 하며, 경영자와 직원이 상호 협력하여 고객감동을 실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자체 개발한 운구차량을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홍보했다.

궁전실버뱅크 홈페이지에는 '중국인증서'라는 제목의 6개 서류가 게시돼 있다. 문제는 관련 서류만으로 실제 수출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수출 업무를 담당했던 업체는 궁전그룹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궁전좋은세상으로 알려졌다. (주)궁전좋은세상은 사실상 폐업했다.

같은 시기 김 대표는 장례식에 쓰이는 화환을 납품하는 ㈜궁전예원을 설립했다. 사원 규모는 10명 남짓으로 모두 ㈜궁전실버뱅크에서 파생된 회사였다. 장례식에 쓰인 대형버스는 ㈜궁전운수란 회사에서 소유토록 했다. 한 회사의 자산 규모를 불리는 대신 분할 관리한 것이다. 김 대표는 ㈜궁전캐피탈, ㈜아름다운궁전 같은 알 수 없는 회사를 계속 만들었다.

 

김 대표는 체납자 신분이던 2012년 현대자동차 블로그와 인터뷰했다. 당시 인터뷰를 보면 "전통적인 장례 방법을 유지하면서 고인에 대한 '예'를 다하기 위해 상여 운구차를 제작한 것"으로 말했다. 하지만 납세에 대한 '예'는 다하지 않았다.

정작 본인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영업사원들이 수의와 상조상품을 팔며 챙긴 이득까지 궁전그룹의 매출로 계산해 세금을 물렸다는 설명이다. 그의 대리인 김씨는 "조세법 위반과 관련해 검찰 수사도 받았고 2년 넘게 고생했지만 혐의가 없었다"며 "우리가 입증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무리하게 과세(인정상여)한 것이고, 실제로 그런 돈(600억원)은 만져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세금 낼 계획이 없다"며 "그쪽(국세청)도 우리에게 돈을 못 받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리한 과세?

그러나 김 대표는 자신의 표현대로 '터무니없는' 세금에 대한 법적 구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못 낼 거면 결손 처리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기삿거리가 되지 않는다. 쓰지 마시라"고 했다. 서울시 38세금징수과는 "조사가 더 필요할 것 같다"며 "압류는 돼 있고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하겠다"고 말했다.

 

<angeli@ilyosisa.co.kr>
 

[알려왔습니다]


3월11일 인터넷판으로 게재된 ‘<연속기획> 세금 안내는 거물들 추적 ⑮김연회 궁전특수자동차 대표’ 기사와 관련해 (주)궁전실버뱅크는 다음과 같이 반론을 보내왔습니다. 궁전실버뱅크는 기사의 체납법인과 무관한 회사며, 국세청에서 체납세금과 관련한 어떠한 재제나 연락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또 수의 판매와 관련한 발언은 서로의 오해로 인한 것이며, 궁전드림실버와 궁전드림골드는 수의가 아닌 상조서비스의 상품명입니다. 598만원은 수의 값이 아닌 상조 상품의 전체 금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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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선고 이후…’ 대폭동 주의보 막전막후

‘탄핵 선고 이후…’ 대폭동 주의보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시간이 갈수록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심판관의 입에 모든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이미 후폭풍은 피해갈 수 없게 됐다. 갈등 수준이 임계점까지 치솟으면 폭발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운마저 감도는 모양새다.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헌재는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까지 세번째 탄핵 심판 사건을 맡았다. 노 전 대통령 때는 최종 변론 이후 14일, 박 전 대통령 때는 11일 만에 결정이 나왔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의 변론은 지난달 25일로 마무리됐다. 벌써 2주 넘게 지난 셈이다. 이전보다 길어졌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의 경우, 노 전 대통령이나 박 전 대통령 때와는 다르다는 의견이 나왔다. 두 전직 대통령 사례를 윤 대통령 사건에 대입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노 전 대통령은 여권의 주도로 국회서 탄핵 소추됐지만 헌재는 탄핵안을 기각했다. 박 전 대통령 역시 여권이 나서서 탄핵 소추안 통과를 이끌었고 헌재도 인용했다. 노 전 대통령은 헌재 판결 직후 직무에 복귀해 임기를 채웠고 박 전 대통령은 파면돼 직을 상실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특검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고 형사 처분까지 받았다. 사상 초유의 일이 매일 일어나던 시기였다. 당시 특검팀에 수사팀장으로 참여했던 윤 대통령은 8년 만에 박 전 대통령과 같은 처지가 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3일 45년 만에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 의결로 비상계엄은 6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후폭풍은 어마어마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됐고 같은 달 14일 통과됐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나온 이탈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동시에 진행됐다. 대통령의 불소추특권도 소용없는 ‘내란죄’ 혐의가 윤 대통령을 옭아맸다. 심지어 윤 대통령은 법정형이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뿐인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때 역할을 한 군·경찰 관련자들이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일부 국무위원은 야권의 탄핵소추에 직무가 정지됐다. 모든 상황이 윤 대통령에게 악재로 작용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은 여론의 움직임을 미묘하게 바꾸기 시작했다. 탄핵소추 전 10% 후반대를 오가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 곡선을 그렸고 국민의힘의 지지율 역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엎치락뒤치락하면서 힘이 실렸다. 거리로 나온 찬반 집회 여론조사와 다른 양상 지지율이 바닥을 치던 박 전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여기에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의 배경 중 하나로 들고 나온 ‘부정선거’ 의혹이 극우 유튜버를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전선이 형성됐다.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쪽은 거리로 나와 세를 과시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 전한길 한국사 강사 등이 주축이 된 탄핵 반대 집회에 수만명의 시민이 모였다. 여론조사에서는 탄핵 찬성 응답이 여전히 높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0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의견이 55.6%,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43%로 집계됐다. 국민의 과반이 탄핵에 찬성한다고 답한 것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실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여론조사에서 탄핵 찬성 응답 비율이 탄핵 반대보다 낮았던 적은 한 차례도 없다. 자신의 정치 성향을 ‘진보’라고 답한 응답층과 중도층, 무당층이 탄핵 찬성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 보수라고 답한 응답층은 탄핵 반대쪽에 무게감을 더하는 중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때와 다른 양상을 띠는 게 이 지점이다. 박 전 대통령은 국회의 탄핵소추 전부터 이미 지지율이 급전직하해서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IMF 사태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지지율 6%보다도 낮은 4%까지 떨어졌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저 지지율이다. 당시 보수층이 ‘궤멸했다’는 표현이 나온 이유다. 박 전 대통령 때와 달리 현재 보수층은 강하게 결집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한때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설 때도 보수층이 뭉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보수층서 여론조사에 적극적으로 응답하면서 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줄었다는 것이다. 거세지는 반대 여론 눈여겨볼 만한 대목은 이들이 거리로도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여론조사와 달리 탄핵 찬성 집회 인원보다 더 많은 수가 운집하고 있다. 3·1절에 서울 광화문·여의도 등지에 모인 시민은 12만명(경찰 추산)에 달했다. 2만명(경찰 추산)이 모인 같은 날 서울 안국역 등지서 열린 탄핵 찬성 집회와 비교해 6배가량 많은 수다. 문제는 헌재의 선고 결과에 따라 유혈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탄핵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박 전 대통령 때도 헌재의 선고 당일 2명 등 총 4명이 사망했다. 당시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측은 2017년 3월10일 헌재가 박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한 직후 불복을 선언했다. 한 집회 참가자는 경찰 버스를 탈취해 차벽을 50여차례 들이받았고 이 과정서 대형 스피커가 떨어지면서 70대 남성이 사망했다. 60대 남성 1명도 의식 불명 상태로 발견된 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또 다른 70대 남성 2명도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결국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박 전 대통령 때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경찰력을 총동원한다는 입장이다. 탄핵 심판 선고 전후로 외부인이 헌재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벽으로 주변을 ‘진공 상태’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선고 당일 종로·중구 일대를 특별범죄 예방 강화구역으로 선포하고 8개 지역으로 나눠 질서 유지와 인파 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민저항권 폭동 예고? 일각에서는 아무리 대비해도 폭력 사태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1월 ‘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통해 예고편을 봤다는 것이다. 지난 1월18일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난동을 벌인 사건이다. 지지자들은 법원의 기물을 파손하고 영장 판사를 찾아다녔다. 법원이 공격당하는 사상 초유의 일에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이들은 ‘국민저항권’을 내세워 자신들의 행위를 옹호했다. 저항권은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하는 국가 권력에 저항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라고 정의된다. 실정법상에 승인된 권리는 아니지만, 서부지법에 난입한 지지자들을 변호하는 변호사도 저항권을 언급하는 등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측의 핵심 개념으로 자리 잡은 상태다. 여기에 서울중앙지법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윤 대통령이 석방되면서 탄핵 기각을 외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7일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기간이 만료된 후 기소가 이뤄졌다고 보고 구속 취소 청구를 인용했다. 체포적부심사와 구속적부심사,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소요된 기간을 ‘일수’가 아닌 ‘시간’ 단위로 계산해야 한다는 윤 대통령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검찰이 즉시항고 등을 통해 법원의 결정에 이의 제기를 하지 않으면서 윤 대통령은 자유의 몸이 됐다. 또 재판부서 구속 취소 인용 배경으로 밝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 권한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재판부는 수사 과정의 적법성에 관한 의문을 해소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현행법상 내란죄 수사는 경찰만 가능하다. 헌재의 탄핵 심판 선고는 물론 향후 윤 대통령의 내란죄 혐의 수사와 재판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가 나타난 셈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52일 만에 구치소서 나와 관저로 돌아가는 길에 차에서 내려 90도 인사를 하고 지지자들과 악수하는 모습 등이 탄핵 반대를 외치는 측의 집결을 부추기는 일종의 정치적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원로들 “헌재 판결 승복해야” 윤, 최후 변론서도 언급 안 해 실제 지난 9일 대통령 관저 인근서 열린 집회서 전 목사는 “윤 대통령이 석방되며 탄핵 재판은 하나 마나가 됐다. 끝났다”며 “만약 헌재가 딴짓을 했다? 국민저항권을 발동해 한칼에 날려버리겠다”고 발언했다. 사랑제일교회가 주도한 이날 집회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4500명이 모였다. 정치권의 행보가 탄핵 찬성과 반대 양측 모두를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 판결 이후 장외투쟁을 시작했다. 마은혁 헌재 재판관 후보자를 빨리 임명해야 한다면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경제부총리의 탄핵소추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지난 11일부터 윤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신속한 파면을 촉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가용할 수 있는 투쟁 수단을 총동원해 여론전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비판하면서 민생을 지키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친윤(친 윤석열)계 의원이 릴레이 시위를 진행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만류하는 상황도 아니다. 일각에서는 지지자뿐만 아니라 정치권서도 헌재의 선고에 반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10일에는 여야 정치원로 등이 국회에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에 승복한다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채택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간담회 직후 발표한 성명문을 통해 “지금 우리는 국내외적으로 위기에 빠져드는 대한민국을 구한다는 구국의 차원에서 모든 국민이 곧 있게 될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에 승복할 것을 적극 권고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앞서 다수의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국민 통합을 위해 헌재서 어떤 판결을 내리든 승복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대통령의 최후 변론에 진정성이 담기려면 인용이든 기각이든 헌재의 결정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헌재 판결에 승복하겠다는 뜻을 밝히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67분 동안 최후 변론을 할 당시 12·3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에 대해서는 오랜 시간을 들여 적극적으로 부인하면서도 헌재 판결 이후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언급을 하지 않았다. 직무에 복귀하면 개헌, 책임총리제 등을 통해 권력을 분산하겠다는 구상만 밝혔을 뿐이다. 정치권이 부추긴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로 불씨를 던진 양쪽 진영의 갈등은 각종 변수를 발판 삼아 장작이 돼 활활 타오르고 있다. 보수, 진보 양측 모두 통합보다는 분열을 자양분으로 여론몰이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제 갈등 수위는 임계점까지 치솟았다. 헌재의 판결이 폭발의 ‘방아쇠’가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