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가볼 만한 캠핑장 ②경기 연천·포천·김포

청정자연 속 약간의 추위쯤은 오히려 즐겨라

연천군 가장 북쪽 고대산 자락에 위치한 연천고대산캠핑리조트는 28만8000여㎡ 공간에 오토캠핑장과 글램핑, 캐러밴, 콘도 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연천베이스볼파크와 고대산 등산로가 인접해 스포츠와 등산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신탄리역이 가까워 연천 시티 투어를 이용하기도 좋다. 포천에 있는 유식물원캠핑장은 식물원, 오토캠핑장, 글램핑, 펜션 단지까지 마련된 복합휴양공간이다. 산자락 곳곳에 단독 캠핑 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어 호젓한 캠핑이 가능하다. 잣나무 숲에 자리 잡은 캠핑 사이트가 인상적이다. 김포매화미르마을 캠핑장은 민통선 안에 있다. 멸종 위기 식물인 매화마름 최대 군락지로, 청정한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마을에서 농촌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해 캠핑과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산자락 곳곳에 단독 사이트 구축 가능
피톤치드 가득한 숲에서 힐링 캠핑

연천고대산캠핑리조트는 캠핑장부터 콘도까지 다양한 시설을 갖춘 고급 캠핑 리조트로, 지난 5월 문을 열었다. 28만8000여㎡ 공간에 콘도를 포함해 오토캠핑, 글램핑, 캐러밴 등 56개 사이트만 운영해 넓고 쾌적한 캠핑 공간이 가장 매력적이다.

클래식 울리는 감성 자극 글램핑

캠핑장에는 가로등에 스피커를 별도로 달아 클래식이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음악이 감성을 자극해서 편안하고 기분 좋게 해줘 설치했다고 한다. 전국 캠핑장을 돌아다니며 끊임없이 벤치마킹한 흔적도 역력하다. 바비큐에 사용한 식기나 화로대를 닦기 위해 개수대와 별도로 마련한 세척장과 세탁기를 비치한 세탁공간이 눈에 띈다.
글램핑 시설은 가장 정성을 들였다. 외부는 파쇄석과 잔디를 함께 사용했고, 내부는 편백으로 만든 침대와 탁자 같은 가구를 들였다. 추위에 대비해 바닥의 전기 패널은 물론, 벽난로와 이너 텐트까지 설치했다. 이너 텐트는 일반 글램핑을 이용할 때보다 내부 온도가 7.5℃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니, 한겨울 캠핑에도 추위 걱정은 없을 듯하다. 글램핑 시설 내부의 또 다른 매력은 오래된 LP판 10여 장과 턴테이블이다. 나나 무스쿠리, 조지 마이클 등 감성을 자극하는 올드팝 레코드를 직접 턴테이블에 올려 들을 수 있다. 

서울역에서 출발한 ‘평화열차 DMZ Train 경원선’은 신탄리역에서 연천 시티투어와 연계된다. 연천고대산캠핑 리조트에서 신탄리역까지는 1km로 가깝다. 연천의 주요 관광지인 재인폭포, 전곡선사박물관, 숭의전, 태풍전망대, 연천역 급수탑을 둘러본 뒤 서울로 돌아간다. 연천역 급수탑 아래에서는 율무, 밤, 산나물 등 연천 특산물을 판매하는 반짝 장터도 열린다.


김포 민통선 안 매화미르마을캠핑장 인기 만점
청정자연 숨 쉬는 멸종위기 매화마름 최대군락지

포천 종현산 자락에 위치한 유식물원캠핑장은 허브가든과 잣나무 숲이 매력적인 곳이다. 오토캠핑장뿐 아니라 글램핑시설, 펜션단지를 갖췄다. 식물원과 캠핑장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잘 어울린다. 자연 속 놀이공간이자, 놀이하며 자연을 배우는 상호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유식물원캠핑장은 입구부터 산 정상 전망대까지 걸어서 한 시간이 걸릴 정도로 규모가 크다. 입구의 평지 오토캠핑장을 제외하면 캠핑 사이트가 식물원 전체에 고르게 조성되었다. 다른 텐트에 방해받지 않고 호젓한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단독형 사이트로 조성한 것도 인상적이다. 특히 잣나무 숲에 조성된 캠핑 사이트는 추천할 만하다. 울창한 잣나무 숲에 나무 데크를 설치해 사이트를 꾸몄다. 햇빛에 노출될 염려도 없고, 피톤치드 가득한 숲에서 힐링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캠핑장이 식물원에 있으니 즐길 것도 많다. 아이들과 함께 숲 속을 거닐며 전망대까지 산책을 즐길 수 있고 작은 계곡과 나무 사이에 해먹을 걸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레일 썰매는 산비탈에 설치한 레일에 썰매를 끼워 타는 사계절 썰매로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다.

사이트를 따로 구획하지 않아 텐트와 타프를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고, 예약을 통해 선착순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서두르면 좋은 자리를 선점하는 것도 유식물원캠핑장의 매력이다.
명성산 아래 위치한 산정호수는 한 바퀴 둘러볼 수 있는 3.5km 순환 산책로가 있다. 명성산을 중심으로 망봉산과 망무봉이 호수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최근 궁예와 관련된 전설을 스토리보드로 만들어 산책로 곳곳에 세우고, 호수 제방 입구에는 말을 탄 궁예의 동상도 설치했다. 산정호수와 명성산의 풍경이 아름다운 수변 데크, 적송과 단풍 군락지, 상동 조각공원을 거쳐 원위치까지 오붓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김포매화미르마을캠핑장은 농촌전통테마마을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캠핑장이 민통선 안에 있어 검문소를 통과해야 하므로 신분증 지참은 필수다.

김포매화미르마을은 멸종 위기 식물인 매화마름의 최대 군락지이자, 용이 승천했다고 전해지는 용못이 있어 용의 순우리말인 미르를 붙인 이름이다. 용못에는 신기하게도 끊임없이 물이 솟아난다. 용못에서 나는 물로 66만1000㎡가 넘는 경작지를 농사짓는다니 놀랍다. 용못 주변으로 잔디가 깔린 오토캠핑장이 아담하게 자리 잡았다. 마을 창고를 리모델링한 체험장 2층에는 숙박시설(4실)도 이용할 수 있다.

김포매화미르마을캠핑장은 청정지역에 있어 한가로운 농촌 풍경 속에서 호젓한 캠핑이 가능하다. 토요일 오후에는 캠핑객을 대상으로 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트랙터에 연결된 미르열차를 타고 마을의 너른 들판도 달리고, 매화마름 군락지와 북한 땅을 마주 보는 철책 인근까지 갈 수 있다. 철책 너머로 보이는 곳이 북한 땅이라는 마을 위원장의 설명에 모두 놀라는 눈치다. 북한 땅을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보리라고는 생각지 못한 모양이다. 

농촌 풍경 속 호젓한 캠핑


농촌 체험프로그램도 있다. 가을철 캠핑의 별미인 고구마를 캐는 체험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호미질이 진지하다. 마을 위원장은 호미질이 서툰 가족을 위해 고구마 원줄기를 찾아주느라 바쁘고, 땅속에서 딸려 나오는 고구마를 찾은 아이들은 연신 싱글벙글한다. 

김포와 강화도를 이어주는 초지대교 인근에는 대명항이 있다. 선주가 직접 운영하는 수산물 직판장에서는 수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대명항의 명물 왕새우튀김도 지나치지 말자. 미국에서 건조되어 52년 동안 바다를 지키다 퇴역한 운봉함을 활용한 김포함상공원은 대명항과 이웃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사적 292호로 지정된 김포 덕포진도 가깝다. 강화해협의 물길을 지키기 위해 설치된 덕포진 포대와 고려 때 임금을 태우고 바다를 건너다 억울하게 죽은 손돌의 묘가 남아 있다.
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 연천 : 전곡선사박물관→태풍전망대→연천고대산캠핑리조트 캠핑
· 포천 : 허브아일랜드→유식물원캠핑장 캠핑
· 김포 : 문수산성 트레킹→김포매화미르마을캠핑장 캠핑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연천 경순왕릉→연천 호로고루→연천 당포성→태풍전망대→연천고대산캠핑리조트
둘째 날 : 연천고대산캠핑리조트→고대산 산행→전곡선사박물관
첫째 날 : 포천아트밸리→산정호수→유식물원캠핑장
둘째 날 : 유식물원캠핑장→허브아일랜드
첫째 날 : 대명항→김포함상공원→김포 덕포진→김포매화미르마을캠핑장
둘째 날 : 김포매화미르마을캠핑장→애기봉전망대→문수산성트레킹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연천군 문화관광 http://www.iyc21.net/_yc/tour/a06_b01_c01.asp
· 연천고대산캠핑리조트 www.godaesanresort.co.kr
· 전곡선사박물관 http://jgpm.ggcf.kr
· 포천시 문화관광 http://tour.pcs21.net
· 유식물원캠핑장 www.yoogarden.com
· 허브아일랜드 www.herbisland.co.kr
· 김포매화미르마을 http://mir.go2vil.org/index.html
· 김포함상공원 http://gimpo-hamsang.co.kr/
· 김포시 문화관광 http://tour.gimpo.go.kr

문의 전화
· 연천군청 문화관광체육과 031)839-2061
· 연천고대산캠핑리조트 031)834-6300
· 포천시청 관광사업과 031)538-2069
· 유식물원캠핑장 031)536-9922
· 김포시청 문화예술과 031)980-2743
· 김포매화미르마을캠핑장 010-9916-9007
· 김포덕포진 031)980-2965
· 김포함상공원 031)987-4097

대중교통 정보
지하철> 서울-연천 : 지하철 1호선 동두천역까지 이동, 환승센터에서 39-2번 버스 15분 간격(05:30~21:10) 운행, 60분 소요.
기차> 동두천역-신탄리역 : 하루 11회(05:45~22:15) 운행, 50분 소요.
버스> 서울-포천 :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10~30분 간격(06:00~21:40) 운행, 약 1시간 30분 소요.
서울-김포 : 여의도환승센터에서 8600번 버스이용, 북변환승센터에서 하차, 20분 간격(04:20~23:20) 운행. 약 40분 소요.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정보
· 연천고대산캠핑리조트 : 동부간선도로 이용→도봉역 방면 좌회전→도봉역사거리에서 의정부 방면 3번 국도로 우회전→신탄리역에서 건널목 건너 연천고대산캠핑리조트
· 유식물원캠핑장 : 동부간선도로 의정부 방면→금신교차로에서 포천 방면 43번 국도 우회전→포천 읍내 한내사거리에서 전곡 방면 좌회전→하심곡사거리에서 연천 방면 좌회전→청산별미에서 우회전→유식물원캠핑장
· 김포매화미르마을캠핑장 : 올림픽대로 김포공항 방면→강화 방면 48번 국도→갈산사거리에서 애기봉 방면 우회전→용강로→김포매화미르마을캠핑장

숙박 정보
· 연천고대산캠핑리조트 : 연천군 신서면 고대산길, 031)834-6300, www.godaesanresort.co.kr
· 유식물원캠핑장 : 포천시 신북면 간자동길, 031)536-9922, www.yoogarden.com
· 김포매화미르마을캠핑장 : 김포시 월곶면 용강로437번길, 010-9916-9007, http://mir.go2vil.org/index.html
· 조선왕가 : 연천군 연천읍 현문로, 031)834-8383, www.royalresidence.kr
· 허브아일랜드 체험펜션 : 포천시 신북면 청신로947번길(허브아일랜드 내), 1644-1997, www.herbisland.co.kr
· 호텔5.0 : 김포시 대곶면 약암로, 031)984-1050, www.hotel50.co.kr

식당 정보
· 약수식당 : 순두부보리밥, 연천군 신서면 연신로, 031)834-8331
· 청산별미 : 버섯샤브샤브정식, 포천시 신북면 청신로, 031)536-5362, www.청산별미.kr
· 고가 : 한정식, 김포시 고촌읍 풍굴로92번길, 031)986-5458∼9

주변 볼거리
· 김포 : 평화누리길(염하강 철책길), 대명항, 애기봉, 문수산성, 장릉
· 연천 : 재인폭포, 1·21무장공비침투로, 상승OP, 제1땅굴, 연천숭의전지
· 포천 : 포천아트밸리, 산사원, 한가원, 비둘기낭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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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