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색있는 스파 ④산청 동의본가

10가지 약초를 우린 물로 경험하는 약초 스파

▲ 산청 동의보감촌에 자리한 동의본가에서 즐기는 약초 스파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면 세상이 그럭저럭 살 만하게 느껴진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고양이가 안심하고 잠들어 있는 동안에는 별달리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믿음이 든다”고 했는데, 따뜻한 물에 들어가 눈을 감고 있노라면 세상에 나쁜 일은 생기지 않을 것 같다. 온천은 이처럼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 자, 그러면 어떤 온천으로 떠나볼까. 좀 더 특별한 온천을 원하는 분들께 경남 산청을 추천한다. “산청에 온천이 있다고?” 하며 고개를 갸웃할 수도 있다. 동의보감촌에 자리한 ‘동의본가’에서 약초 스파를 경험해보자.
 

▲ 아이들도 재미있게 관람하는 동의보감촌 주제관

동의보감촌은 허준의 의서 <동의보감>을 주제로 꾸민 한방 테마파크다. 지리산 자락에 있는 산청에는 예부터 효능이 탁월한 약초가 많이 났는데, 우수한 약초를 알리고 산청을 한의학의 성지로 만들기 위해 동의보감촌을 조성했다. 한의학박물관과 한방자연휴양림 등을 갖춘 동의보감촌은 지난 2013년 문을 열었으며, 한방 의료와 힐링 체험 관광지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 동의본가 약초 스파 외관

다양한 체험

동의본가에서 체험하는 스파는 물을 뜨겁게 데워 사용하는 ‘인공 온천’이지만, 그 효능은 국내의 내로라하는 온천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비결은 약초 주머니다. 산청에서 나는 약초를 주머니에 가득 담아 그 우린 물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어성초, 당귀, 천궁, 진피, 구절초, 산초, 정향, 치자 등 10가지 약초가 들어간다.
 

▲ 0가지 약초가 담긴 주머니가 약초 스파의 비결이다.

먼저 약초 주머니에 코를 대고 향을 맡아본다. 한약 냄새 같기도 하고 나무 냄새 같기도 한 향이 콧속으로 스민다.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듯하다. 이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글 차례. 약초가 한껏 우러난 물은 짙은 노란색이다. 몸이 노란색으로 물들 것 같다. 전혜원 동의본가 사무국장이 약초 스파는 신경통과 류머티즘, 관절염, 근육통, 피부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여성분들은 한번 들어가면 나오려고 하지 않아요. 피부가 매끈해지는 걸 바로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의 말에 따르면, 아토피 치료에도 효과가 좋다고 한다.
 

▲ 약초 스파는 편백으로 만든 욕조를 이용한다.

5분쯤 지났을까. 몸이 따뜻해지기 시작한다. 피가 빨리 돈다는 말이다. 콧등과 이마에 땀이 송송 맺힐 즈음, 눈이 스르르 감긴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있노라면 뭐랄까, 약간씩 어긋나 비뚤어진 마음이 제자리를 찾아 들어가는 느낌이다. 조금은 관대해지는 것도 같고, 낙관적으로 변하는 것도 같다. ‘우리네 세상사, 대부분 결론 따위는 없잖아’ 하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을 다 이해하는 한순간을 꼽으라면, 오랜 시간 운전한 뒤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뜨거운 물로 들어가는 이때가 아닐까.
 

▲ 쑥뜸을 하고 나면 몸이 한결 상쾌하다.

스파 체험으로 끝내기는 아쉽다. 건너편에 자리한 한의원으로 가서 진맥을 받고 쑥뜸도 떠보자. 쑥뜸은 30~40분 걸린다. 배에 쑥뜸기를 올리고 누우면 배가 따뜻해지면서 잠이 저절로 온다. 자고 일어나면 몸이 한결 상쾌하다. 동의본가에서는 약초 향기 주머니 만들기, 약첩 싸기 체험도 진행한다.
 

▲ 사람들이 기를 받고 소원을 빌기 위해 찾는 귀감석

한결 가뿐해진 몸으로 동의보감촌 탐방에 나서보자. 먼저 갈 곳은 ‘귀감석’. 거북이를 닮은 커다란 돌은 그 무게가 127t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기가 센 지역 중 한 곳이라는데 사람들이 기를 받고 소원을 빌기 위해 찾는다. 이참 한국관광공사 전 사장이 이곳에 다녀간 뒤 사장으로 추천받았다는 일화가 있다. 복석정에는 커다란 바위가 하나 있다. ‘복을 담는 그릇’이라는 뜻. 이 바위에 동전을 세우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 한의학박물관에 전시된 &lt;동의보감&gt;
▲ 옛날 한의원 풍경도 재현해놓았다.

<동의보감>을 주제로 꾸민 한방 테마파크
신경통·관절염·근육통·피부병 등에 효과

입구부터 관람객의 시선을 모으는 한의학박물관도 있다. 장수를 상징하는 거북이 동상이 있는데 높이 4.7m, 너비 13.5m, 길이 20m에 달한다. 안에 들어서면 <동의보감>과 한의학 관련 자료가 전시돼 있고 옛날 한의원 풍경을 재현해놓은 곳도 있다. 두뇌와 키가 성장하는 쑥쑥 한방법, S라인과 V라인을 만드는 날씬 한방법, 100세까지 무병하는 장수 한방법 등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한의학을 만나는 코너도 유익하다.
 

▲ 후학이 남명 조식을 기리기 위해 세운 덕천서원

산청은 한국을 대표하는 학자 남명 조식이 학문을 닦고 제자를 기른 곳이다. 그가 머무른 산천재(山天齋)와 그의 사상을 돌아볼 수 있는 남명기념관, 후학이 그를 기리기 위해 세운 덕천서원이 남명의 정신처럼 또렷이 남아 있다. 남명 조식은 조선의 대표적인 성리학자이자 영남학파의 거두다. 그의 사상은 실천을 강조하고 사회 현실과 정치적 모순을 적극 비판한 것으로 유명한데, 이런 입장은 제자들에게도 이어진다. 곽재우, 정인홍, 이제신, 김효원, 문익성, 하항 등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활약한 이들이 바로 남명의 제자다.
 

▲ 남명이 마지막 거처로 삼은 산천재. 그가 마당에 심은 남명매는 해마다 꽃을 피운다.

남명은 말년에 산청 덕산으로 들어와 산천재를 짓고 매화나무 한 그루를 심어 마지막 거처로 삼았다. 산천재는 남명이 61세부터 임종하기 전까지 머물던 곳으로, 그가 마당에 심은 남명매는 여전히 해마다 꽃을 피운다. 산천재 맞은편에 자리한 남명기념관은 지난 2001년 ‘남명 탄생 500주년’을 기념해 건립이 추진됐으며, 2004년에 완공됐다. 남명과 관련한 각종 유품과 자료를 볼 수 있다.
 

▲ 남사예담촌의 아름다운 돌담

산청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이 ‘남사예담촌’이다. 1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자리를 지켜온 마을로 박씨와 이씨, 정씨, 최씨, 하씨, 강씨 등이 집성촌을 이룬다. 이곳이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는 아름다운 돌담 때문이다. 지붕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은 돌담과 토담은 전체 5.7km에 이르는데, 이 중 3.2km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예담촌이라는 이름도 ‘옛 담 마을’이라는 뜻이다.
 

▲ 차가운 몸을 녹여주는 어탕국수

산청의 별미 ‘어탕국수’

산청의 별미는 어탕국수다. 모래무지, 피라미, 꺽지, 붕어, 미꾸라지 등을 잡아서 뼈를 발라낸 뒤 풋고추와 호박, 미나리 같은 채소를 넣고 푹 끓인 어탕에 국수를 만 음식이다. 한 그릇 먹으면 땀이 쏙 빠지면서 건강해진 느낌이 든다. 마블링이 촘촘한 산청 한우와 쇠고기국밥도 맛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동의보감촌→동의본가 약초 스파 체험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동의본가 약초 스파 체험→동의보감촌 
둘째 날: 산천재, 남명기념관→남사예담촌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동의본가 http://donguibonga.co.kr
- 동의보감촌 http://dong uibogam-village.sancheong.go.kr
- 산청군 문화관광 www.sancheong.go.kr/tour/index.do
- 남사예담촌 http://namsayedam.com

문의 전화
- 동의본가 070-7005-5205
- 동의보감촌 055)970-7216
- 남명기념관 055)973-9781
- 남사예담촌 070-8199-7107
- 산청군청 관광진흥과 055)970-7203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산청,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8회(08:30~23:00) 운행, 약 3시간10분 소요. 산청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가현 방면 농어촌버스, 동의보감촌 정류장 하차, 도보 약 6분.
*문의: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자가운전
통영대전고속도로 생초 IC→함양·산청 방면→경호로→평촌교차로에서 평촌리 방면→왕산로→산청·동의보감촌 방면→동의보감로→동의보감촌

숙박 정보
- 지리산뷰캐슬펜션: 시천면 지리산대로 511번길, 055)973-2250, www.viewcastle.co.kr
- 한방자연휴양림: 금서면 동의보감로 555번길(동의보감촌 내), 055)970-6951, http://huyang. sancheong.go.kr
- 동의본가: 금서면 동의보감로 479번길(동의보감촌 내), 070-7005-5205, http://donguibonga.co.kr

식당 정보
- 동의약선관(약선정식): 금서면 동의보감로 555번길(동의보감촌 내), 055)972-7730
- 산삼마을(산삼약초비빔밥): 금서면 동의보감로 555번길(동의보감촌 내), 055)973-3392
- 약초와버섯골(약초와버섯샤부샤부): 금서면 동의보감로 555번길(동의보감촌 내), 055)973-4479
- 늘비식당(어탕국수): 생초면 산수로, 055)972-1903
- 한빈갈비(쇠고기): 신안면 지리산대로, 055)973-3466

주변 볼거리
한국차박물관, 대원사, 보성군천문과학관, 대한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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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