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도 이제 작게 더 작게

아파트뿐 아니라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도 다운사이징(downsizing: 소형화) 바람이 불고 있다. 다운사이징은 부동산 전반에 확산될 전망이다.

먼저 상가시장의 경우 서울과 경기 일대에 들어서는 신규 상가의 면적이 갈수록 작아지는 ‘다운사이징’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상가시장에도 다운사이징이 본격화된 주요 원인으로 업계는 투자자들이 분양가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는 데다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나홀로 고객’등에 최적화된 소규모 강소 점포의 창업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외면 받던 
골목상권 부활

상가 다운사이징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소형 상가의 임대료도 오르는 추세다. 최근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면도로나 주택가 등에 있는 소규모 상가의 임대료가 처음으로 중대형 상가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안 외면 받던 골목상권이 도시재생사업 등으로 부활 움직임을 보이면서 소규모 상가의 임대료가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소규모 상가는 주로 이면도로나 주택가에 위치한 상가로, 1호당 전용면적 33㎡ 안팎의 작은 평형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등 주거용 임대시장에도 미니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에선 아파트뿐만 아니라 오피스텔도 몸집이 줄어들고 있는데, 10년 전 전용 26~33㎡ 정도였던 원룸형 오피스텔 면적은 최근 10㎡ 대까지 대폭 줄어들었다. 소형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의 경우 상대적으로 소액의 자금을 갖고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노후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한 투자 에너지가 높다.

오피스텔은 철저하게 1인 가구 수요가 집중돼 중대형보다는 중소형 추세로 변화했다. 소형의 경우 투자자나 실거주자의 부담이 덜 되고 오히려 수익률도 더 받쳐주기에 공급 측면에서도 잘게 쪼개되 고급화시키는 전략으로 가고 있다. 

최근 공급 물량을 보면 전용 20㎡ 이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작년 서울에 공급된 브랜드 오피스텔 ‘가산 센트럴푸르지오시티’‘영등포뉴타운 꿈에그린’ 등은 전용면적 17~18㎡를 주력 평형으로 내세웠다. 구 5평 정도 규모다. 국토교통부가 정한 1인당 최소 주거면적은 전용 14㎡(4.2평)이지만 서울 일부지역에 들어선 도시형 생활주택은 그에 못 미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동작구 노량진동 일대에 자리한 ‘태영오피스텔’의 전용 10㎡는 1억4500만원 선에 거래된다. 임대 시세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5만원이다. 고시생관악구 신림동에 들어선 도시형생활주택 ‘푸리마타운’에도 전용 12㎡가 일부 포함됐다. 동대문구 답십리동‘현대썬앤빌청계’는 35가구가 전용 13㎡로 설계됐다. 

1인 창업자들 끌어들이는 ‘신개념 오피스’인 섹션 오피스가 침체된 오피스 시장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1인기업이나 소규모 기업이 늘면서다. 섹션 오피스, 공유형 오피스, 지식산업센터 등 신종 오피스가 급속히 늘고 있다. 기존 오피스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특징은 다운사이징, 고객 맞춤형 시설 배치, 부대시설 공유 등이다. 1인 창업기업 등 소규모 법인이 늘면서 오피스 시장이 수요자 맞춤형으로 진화하는 추세다.

투자자 상가 분양가 부담↓
소규모 강소 점포의 창업↑

섹션 오피스는 보통 전용면적 20~30㎡ 크기다. 필요에 따라 사무공간을 더 넓히는 것도 가능해 입주기업의 다양한 입맛에 맞출 수 있다. 회의실과 화장실, 카페테리아, 복사기 등은 공용으로 제공한다. 입주기업은 필요한 전용공간만 빌려 쓰기 때문에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면적이 작은 섹션 오피스는 투자비용이 적고 오피스텔처럼 화장실 및 주방 등이 포함되지 않아 공간 효율성이 높다. 소형화, 공용화, 다양화 기능을 갖춘 것이 장점이다. 분양업체들은 2~3년 전부터 섹션 오피스 분양에 나서고 있다. 2015년 이후 서울 마곡지구와 위례·문정지구,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화성 동탄2신도시 등에서 공급이 활발하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는 “분양시장에서 소형화는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추세로 공급업체의 입장에서는 같은 면적, 같은 공간에서 차별화를 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공실에 민감하기 때문에 투자자나 입주자들이 느끼는 만족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차별화된 평면, 공간활용, 부대시설을 내세운 수익형 부동산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다운사이징이 적용된 수익형 부동산 현장.

갈수록 작아지는 
다운사이징 바람

▲강원 횡성 밀리언타워= 시행전문회사인 (주)THE 상생은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읍하리 558번지 일대에 밀리언타워를 분양 중이다. 분양대상은 1~5층 총 39개 점포로 3.3㎡당 분양가는 650만~2250만원선이며 전용률은 57%대다. 1층 대부분의 점포가 구 11평대로 구성되며 층별 추천업종으로는 1층은 편의점, 약국, 음식점,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 등 2층은 미용실, PC방, 전문음식점 등 3층은 병의원 등 메디컬존 4층은 학원, 사무실, 독서실 등이 5층은 테라스 공간(서비스 면적)을 독점으로 활용이 가능해 패밀리 레스토랑, 전문음식점 등이 있다. 

횡성의 중심인 횡성오거리 로터리를 끼고 있어 가시적인 홍보 효과를 볼 수 있고 공공시설, 터미널, 학교, 주택단지 등을 배후에 두고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최근 서울 등 수도권 접근성도 속속 개선되고 있다. 경기 광주부터 강원 원주를 잇는 제2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어 서울까지의 소요시간이 50분 내외다. 제2경인고속도로도 연결돼 인천국제공항과 평창을 오가는 이동거리를 단축시킬 전망이다. 또한 둔내~횡성간 6번 국도도 확장 중으로, 타 지역뿐만 아니라 횡성 도심으로의 교통망도 탁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횡성의 중심생활권으로 꼽히는 해당 사업지는 쾌속교통망인 KTX횡성역(2017년 말 개통)의 개통으로 서울까지 1시간대 접근이 가능하다. 영동고속도로, 제2영동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가 있어 전국으로 이동이 용이하다. 횡성군은 매년 강원도에서 실시하는 도내 18개 시, 군별 투자유치성과 평가에서 2년 연속 최우수 지자체에 선정됐다. 2016년에는 13개 기업의 투자유치에 성공해 총 1475억원의 투자유치와 1110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이끌어 냈다. 

우천일반산업단지의 투자협약, 묵계리 군부대 부지 개발, 우천 제2농공단지가 5년 만에 100% 분양이 완료되면서 투자가 잇따라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횡성의 근로자 수요도 더욱 풍부해질 전망이다. 2016년 기준으로 횡성인구가 4만6000명 선을 회복하면서 탄탄한 배후수요의 확보가 가능해졌다.

나홀로 고객 최적화
임대료 중대형 추월 

▲명동 엠퍼스트 플레이스= 명동 역세권에 위치하는 오피스텔 ‘명동 엠퍼스트 플레이스’가 분양 중이다. 이 오피스텔은 95%가 소형평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A1~3, B, C, D의 총 6개 타입으로 구성된다.

사전설문조사를 통해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전 세대에 빌트인 가전과 드레스룸, 붙박이장 등 수납공간 제공으로 소형평형임에도 공간 활용도가 높게 설계했다. 교통 환경으로 서울 2호선 을지로3가역, 3·4호선 충무로역, 4호선 명동역이 도보 거리에 자리한다. 강남은 물론 강남·판교·분당 등 신도시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광역버스도 이용하기 편리하다.

주변 생활환경으로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밀리오레 등 쇼핑시설과 CGV, 국립극장 등 문화시설을 가깝게 누릴 수 있다. 중부경찰서, 백병원, 남산공원 등도 근거리로 이용할 수 있다. 이 오피스텔 인근에는 대신증권, 미래에셋, 유안타 증권 본점 등 대기업 본사를 비롯해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KEB하나은행 본점 등이 위치하고 있다. 여기에 4만여 협력 사업체가 모여 있는 중소기업밀집지구도 근거리에 조성돼 있다.

▲미사역 헤리움 애비뉴어= 힘찬건설의 ‘미사역 헤리움 애비뉴어’는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도시 중심상업용지 중상 15-3, 4BL에 위치한다. 전용 20~8㎡ 총 684실 규모로 구성된다. 올해 개통예정인 지하철 5호선 미사역이 도보 1분 거리(130m 이내)에 위치한다. 미사역은 지하철 9호선 연장 사업도 예고돼 있다. 오는 2025년 지하철 9호선 연장 사업 완료 시 하남 미사강변도시에서 서울 강남까지 환승 없이 20분대에 이동이 가능할 전망이다. 


올림픽대로, 미사IC, 상일IC 등이 인접해 차량을 이용한 이동도 수월하다. 대규모 개발사업도 눈에 띈다. 일단 오는 2020년까지 개발 예정인 ‘고덕상업업무지구’가 있다. 이곳은 고덕강일공공주택1지구에 23만4523㎡ 규모로, 세계적 가구기업 이케아 (IKEA)를 비롯해 유통·판매 복합쇼핑센터, R&D시설, 호텔 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강동첨단업무지구는 삼성엔지니어링과 세스코, 세종텔레콤 등 우수기업 40여곳과 1만5000여 명이 상주하고 있는 곳이다. 최근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입주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엔지니어링복합지구는 7만8000여㎡ 규모의 4차 산업 혁명을 선도하는 지식기반 융복합 단지로 오는 2020년까지 구축될 계획이다. 이곳은 맞은편에 위치한 강동첨단업무지구를 비롯한 인근 업종과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이러한 개발호재로 ‘미사역 헤리움 애비뉴어’는 전문직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풍부한 배후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주변에 풍부한 생활인프라도 돋보인다. 스타필드 하남, 이마트 하남점이 근처에 위치해 편리한 쇼핑·문화생활이 가능하다.

▲동작 협성휴포레 시그니처 스퀘어= 협성건설은 서울시 동작구 대림지구 특별계획3구역에서 상업시설인 ‘동작 협성휴포레 시그니처 스퀘어’를 6월 분양한다. 연면적 1만5566.47㎡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된다. 아파트 274세대와 섹션 오피스 192실 등을 고정수요로 갖추고 있다. 인근에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이 있어 이를 이용하는 유동인구도 흡수할 수 있다. 

전용공간만…
비용도 절감

구로디지털단지역은 향후 2호선·신안산선 환승역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최근 롯데시네마와 계약을 체결해 지하 2층 입점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구로구 음식문화특화거리인 ‘깔깔거리’등 생활편의시설과 도림천 산책로, 보라매공원도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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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조국 딸 스캔들 오버랩

심우정-조국 딸 스캔들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심우정 검찰총장이 ‘딸 특혜 채용 논란’에 휩싸였다. 자격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외교부에 최종 합격했다. 외교부가 오직 심 총장의 딸을 위해 전형까지 엎었다는 게 골자다. 외교부는 특혜가 아니라던 입장을 뒤집고, 심 총장 지녀 채용을 보류했다. 정치권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사안처럼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필요하다며 맹공을 펼치고 나섰다. 심우정 검찰총장의 딸 심모씨는 ‘아빠 찬스’로 취업에 성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국립외교원 기간제 연구원과 외교부 공무직 연구원에 합격할 수 없었다. 지원 자격 자체가 미달 수준이었다. 일각에서는 입시 비리 혐의를 받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사안보다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수사기관이 심씨를 즉각 수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아빠 찬스? 수상한 합격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지난달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 질의서 심씨의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했다. 이 문제는 지난해 9월 심 총장의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서 언급됐었다. 당시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심 총장의 장녀가 11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국립외교원 연구원으로 채용됐는데, 심 후보자가 이와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당시 “후보자 장녀가 최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석사 과정을 이수했다”며 “후보자 자녀는 대학생들이 선망하는 국립외교원 연구원으로 채용됐다. (장녀가)서울대 국제대학원 1학년 때 박철희 교수에게 수업을 받았다”며 “박 교수는 현직 주일대사고, 후보자 본인 장녀가 입사할 당시 국립외교원장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은 나카소네 야스히로상 수상자”라며 “제1회(수상자) 박철희 주일대사고, 윤석열정부서 ‘중요한 건 일본 마음’이라고 말한 김태효 차장이 제5회 장려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심 총장이 “문제가 없다”고 답변하자, 박 의원은 “그러면 채용 서류를 내라.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전부터 채용서류 전체를 내라고 하는 것”이라며 “의원실서 계속 요구하지만 후보자 동의가 없어서 (외교원이) 내질 않고 있다”고 따져 물었다. 외교부의 지난 1월 1차 공무직 연구원 채용 공고에는 ‘경제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가 응시 자격이었다. 그런데 한 달 뒤인 2차 공고는 갑자기 심씨가 전공한 ‘국제정치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로 변경됐다. 외교부는 응시 가능 대상을 확대하려는 목적이었다고 주장하지만 변경 전에 응시했던 이들은 2차 공고 때는 응시조차 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의 공정채용 가이드라인 등에 따르면, 채용공고를 변경할 때는 채용 관련 심의기구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외교부는 인사기획관실과 서면 협의만 거쳤다. 심의기구를 통한 공정성을 확보하지 않은 채 채용 공고를 변경한 셈이다. 채용 경력을 두고도 외교부가 자의적으로 해석해 심씨에게 특혜를 줬다는 지적도 거세다. 채용 공고에는 해당 분야 실무 경력 2년 이상이 응시 자격이었다. 그러나 심씨의 경력은 국립외교원 연구원 8개월, 서울대 국제대학원 연구보조원 22개월, UN 경제사회국 인턴 6개월로 실제 경력은 8개월에 불과했다. 경력 1년도 안 되는데 스펙 과대 포장해 지원 외교부 전형까지 뒤집어…기존 면접자는 탈락 외교부는 학창 시절의 경험도 경력으로 인정한다고 해명했지만, 외교부 산하 기관서 2022년과 2023년에 낸 채용공고엔 인턴이나, 교육생, 학위 취득에 소요되는 행정조교 등은 경력서 제외한다고 적시돼있다. 심씨는 서울대 국제학연구소 산하 EU센터서 연구보조원으로 근무했다고 실무 경력에 적었다. 하지만 서울대 국제학연구소가 발간한 2023년 연례보고서에는 심씨가 연구 보조원이 아닌 EU센터 ‘석사 연구생’으로 적혀 있다. 민주당은 지난 2일 심씨의 외교부 특혜 채용 의혹 관련 진상조사단을 출범했다. 조사단에는 한 의원을 포함해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영배·홍기원·이재강 의원,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기표·박희승 의원,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홍배·이용우 의원, 정무위원회 소속 강준현·이정문 의원,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성회 의원,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백승아 의원 등 총 12명의 의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심 총장을 포함한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 고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외교부는 지난 1일,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면접까지 통과해 현재 신원 조사 절차만 남겨둔 심씨의 외교부 공무직 연구원 채용은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유보됐다. 공익감사는 감사 대상 기관이 자체 감사기구서 직접 처리하기 어려운 경우 등에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조국혁신당 윤재관 대변인은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감사원은 검찰의 2중대 역할을 자처해 왔다.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는 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며 “감사원을 동원해 면죄부를 받으려는 시도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조사단은 심 총장 자녀 관련 ‘권력형 비리’ 의혹과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규명하고 대응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심 총장 딸의 외교부 특혜 채용 비리 의혹 및 서민금융 대출 논란, 심 총장 아들의 장학금 수령 특혜 의혹 등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 외통위원들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외교원 연구원 채용 공고상 자격 요건에 ‘해당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 또는 학사학위 소지자 중 2년 이상 관련 분야 근무 경험자’라고 돼있지만 심 총장 딸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특혜 채용 의혹을 주장한 바 있다. 급 바뀐 채용공고 심 총장은 입장문을 내고 “근거 없는 의혹 제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검찰총장의 자녀는 대한민국의 다른 모든 청년들과 같이 본인의 노력으로 채용 절차에 임했다. 국회에 자료 제출을 위한 외교부의 개인정보 제공 요청에도 동의했다”고 반박했다. 한 의원은 최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심씨 특혜 채용에 핵심 역할을 한 인물이 박장호 외교부 외교정보기획국장이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박장호 외교부 외교정보기획국장은)윤석열정권 출범 직후 2022년 7월 정도에 대통령실 외교비서관실로 들어갔다가 2024년 1월에 외교부로 복귀해 5월 말, 한반도 평화교섭본부를 없애고 새롭게 신설한 외교전략정보본부 외교정보기획국장으로 보직받아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2023년 외교부 연구직 채용 1차 공고 당시 직접 면접에 참여한 박 국장은 지원자 A씨를 “한국어가 서툴다”는 이유로 탈락시켰다. 하지만 A씨는 한국서 나고 자라 학위까지 받은 인물로 언어능력을 문제 삼을 만한 근거는 부족했다. A씨의 탈락 이후 외교부는 2차 공고를 내며 채용 자격을 경제 관련 석사학위 소지자에서 국제정치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로 변경했다. 이때 국제협력 분야를 전공한 심씨가 합격하게 된 것이다. 한 의원은 박 국장의 대통령실 근무 경험이 심씨의 채용 과정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채용 실무가 인사기획관실이 아닌 외교정보기획국 산하 외교정보1과서 이뤄졌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그는 “아무래도 용산에 파견 나가 있으면 조금 더 넓게 여러 부처와 관련된 사람들을 접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 과정서 어떤 방식이든지 어떤 접점이 이뤄지지 않았겠냐라고 하는 것은 있는데 그 부분은 저희가 조금 더 깊이 파봐야 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공수처 먹잇감 심 총장과 갈등을 빚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 심씨의 사건은 좋은 먹잇감이다. 지난 3일 공수처는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이 심 총장과 조태열 장관을 직권남용,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수사3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석방을 지휘해 고발당한 심 총장 사건도 수사 중이다. 사세행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검찰의 수장인 심우정 검찰총장의 딸을 뇌물성 채용한 행위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바란다”고 밝혔다. 공수처가 수사에 착수하면서 감사원이 공익감사 청구를 각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공익감사 청구는 6개월 이내 결과를 내놔야 하되 기한은 자체 판단으로 늘릴 수 있는데, 그전에 감사에 착수할지 여부부터 감사위원회의 판단을 거쳐야 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감사 청구를 각하하는 이유는 통상 이미 같은 사안에 대한 수사나 재판이 진행 중인 경우가 많다. 공수처 수사가 각하 사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법상 감사원이 거부할 수 없는 국회 요구 감사의 경우에도 수사나 재판을 이유로 ‘사실상 각하’했던 최근 사례도 있다. 감사원은 지난달 25일 국회가 요구한 방송통신위원회 2인 구조 등 감사를 두고, 같은 사안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위법성 여부를 감사원이 결론 내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매듭지은 보고서를 내놨다. 정치권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심씨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입시 비리 논란을 일으켰던 조 전 장관 부부가 받았던 수사와 현재 상황을 비교하면 검찰의 이중적 잣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조 전 장관이 받았던 검찰 수사를 보면 입시 비리 혐의만으로도 압수수색 등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같은 혐의를 받는 심 총장 딸의 경우 멀쩡하게 살고 있다는 걸 국민 눈높이서 봤을 때 형평성 논란이 일 것”이라며 “이건 상식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조민은 집유 “강도 높게 수사해야” 용산 파견 키맨 박장호 국장 뒷배? 여당인 국민의힘도 조용하다. 지난달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간부 자녀 특혜 채용을 두고 “제2의 인국공(인천국제공항) 사태를 넘어 제2의 조국 사태”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공수처가 심 총장과 심씨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력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고발 사건이 이어지면서 수사 지연은 불가피하다. 지난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인사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3명 등 4명의 검사 임명을 대통령실에 제청했지만 두 달이 넘도록 임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 검사는 인사위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해 9월에도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2명 등 3명의 검사를 추천했지만 대통령실은 반 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답이 없는 상태다. 윤 전 대통령은 국회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될 때까지 이들을 임명하지 않았고,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송창진 수사2부장의 면직을 재가하면서도 신규 검사 임명은 하지 않았다. 한 총리의 뒤를 이은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경찰청 등 부처 인사는 진행하면서도 공수처 검사는 임명하지 않았다. 신규 검사 임명이 늦어지면서 고질적인 공수처 인력난도 지속되고 있다. 공수처 검사 정원은 처장과 차장을 포함해 25명이지만 현재 검사 인원은 휴직자 1명을 포함해 14명에 불과하다. 정원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신규 검사 7명을 임명해도 정원보다 4명이 부족하다. 공수처 내부에서는 과부하 상태라는 우려가 나온다. 12·3 비상계엄 수사와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 비위 의혹 수사 등 기존 수사에 인력이 집중돼있어 타 수사를 들여다볼 여력이 없다는 토로도 상당하다. 수사? 미지수 공수처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고발 사건이 이어지고 있지만 배당받은 사건을 전부 들여다보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통령실이 하루빨리 검사 임명을 해줘야 타 사건도 들여다볼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반박에 반박 나선 외교부 외교부가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입장을 재반박하는 장문의 입장문을 내놨다. 외교부는 “관점에 따라 제도 운영 과정서 미흡했던 부분이 지적될 수는 있겠지만, 이를 특정 인물에 대한 특혜로 연결 짓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외교부는 지난해 ‘석사학위 소지자 또는 학사학위 소지 후 2년 이상 관련 분야 근무자’를 대상으로 채용 공고한 국립외교원 기간제 연구원에 석사 취득 예정 상태였던 심씨가 채용된 것에 대해 심씨만 특별히 배려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학위 취득 예정서를 공식 증명서로 증빙하면 자격요건을 갖춘 것으로 인정했던 사례가 2021~2025년까지 총 8건 더 있었다”고 반박했다. 외교부는 올 초 외교부 정책조사 연구원 채용 과정서 이미 최종 면접까지 마친 응시자가 불합격 처리되고, 심씨를 위한 ‘맞춤형’으로 응시 자격을 바꿔 재공고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경제 관련 석사학위 소지자’를 대상으로 1차 공고를 냈을 때 응시 인원이 6명에 불과했고, 그 중 유일하게 경제 관련 석사학위를 소지한 응시자 1명에 대해 외부 인사 2명과 내부 인사 1명으로 구성된 면접위원회가 최종 면접을 했으나 채용 부적격 판정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1차 채용 공고문에 ‘응시자 중 적격자가 없을 경우 선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사전에 공지했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2차 공고에선 응시 가능 대상을 넓히기 위해 자격 요건을 ‘국제정치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로 변경했고, 그 결과 19명의 지원자가 응시해 심씨를 포함한 5명이 서류 전형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번처럼 1차 공고 후 적격자가 없어 전공·자격증 분야 등 응시 자격 요건을 변경해 재공고한 사례는 타 부처는 물론 외교부 내에서도 과거 전례가 있다면서 “(심씨가)유일하다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앞서 외교부의 이 같은 설명에 대해 “응모한 사람이 적더라도 (같은) 채용 공고 사이트를 보면 재공고를 해서라도 기한을 연장해 해당 분야 사람을 찾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심씨가 또 다른 응시 요건인 ‘실무 경력 2년 이상’을 충족했는지도 논란이 큰 쟁점이다. 외교부는 심씨의 실무 경력을 국립외교원 경력 8개월, 서울대 국제학연구소 연구보조원, 유엔 산하 기구 인턴 등을 포함해 총 35개월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외통위원들은 “인턴, 조교 등은 통상 실무 경력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경험과 경력은 엄연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