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퇴마 살인 전말

귀신 쫓으려고 6세 딸 잡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여섯 살 딸을 목졸라 살해한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람들을 경악시킨 건 이 여성이 TV서 나오는 퇴마의식을 흉내내다 딸을 숨지게 했다는 진술이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퇴마의식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던 예전 사건들도 수면위로 떠올랐다. 2015년 독일서, 2016년 한국서 ‘악귀가 씌었다’는 이유로 퇴마의식의 희생자가 나왔던 적이 있다.
 

6세 딸 살해 혐의를 받고 있는 30대 친모가 음주 상태서 귀신을 쫓는 의식을 흉내 내다 딸을 숨지게 했다고 경찰에 털어놨다. 경찰은 진술의 사실 확인에 나서는 동시에 다른 범행 동기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영화 보고 그대로…

서울 양천경찰서는 딸을 살해한 혐의로 전날 체포한 최모(39)씨에 대해 2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최씨 남편(42)이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내용의 119 신고를 하고, 인근 병원에서 아이 사망 판정이 내려진 뒤 곧바로 최씨 부부에 대해 조사를 진행해왔다. 

이 과정서 최씨로부터 “딸을 살해했다”는 진술을 받아냈으며 목이 졸린 것을 뜻하는 ‘경부압박 질식’이 사인이라는 부검 결과도 받았다. 최씨는 “TV를 보다 영화에 나오는 퇴마의식을 따라 하려다 손으로 딸 목을 졸랐다”고 진술했다.

“TV 보고 따라했다” 이상한 진술
상습 학대 정황 포착…거짓 판단 


하지만 경찰은 최씨의 진술이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최씨가 자녀를 상습적으로 학대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21일 “최씨가 평소 아이를 학대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있어 이웃 등을 상대로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 양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최씨의 집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이웃들의 신고였다. 

최씨가 남편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신고한 일도 있었다. 그러나 최씨 부부는 출동한 경찰에게 “별일 아니다”라고 말하며 그냥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결과 숨진 딸과 오빠는 모두 발달장애가 있어 언어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매는 치료와 상담을 위해 정기적으로 아동발달센터를 다녔다. 

최씨 가족의 한 지인은 “최씨가 주위 사람들에게 ‘아이들은 자주 때려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다. 그리고 남매 중에서 유달리 아들은 더 아끼는 모습이었다”라고 말했다. 

특히 주변에서는 ‘딸이 집에서 맞은 것 같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또 이웃들은 남매의 모습을 집 밖에서 거의 보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이웃은 “최씨가 아이들이 먹을 음식을 사는 모습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남매는 지난달 20일 다니던 어린이집에 나타나지 않았다. 최씨는 아이들을 자신이 데리고 있겠다고 밝혔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평소 최씨는 남매가 어린이집에서 차별받지 않는지 수시로 확인했다. 늦은 밤에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오전에는 어린이집 원장이 남매를 현장학습에 보내달라고 최씨 측에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경찰은 딸의 사망 시간을 19일 오후 11시경으로 추정했다. 이날 오후 9시경에는 집 앞에서 최씨가 통곡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케이블TV에 나오는 영화를 보며 퇴마의식을 따라 하다 딸의 목을 손으로 졸랐다. 어느 순간 딸이 숨을 쉬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최씨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퇴마행위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독일에서는 ‘귀신을 쫓아낸다’며 40대 한국인 여성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한국인 일행 5명이 체포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독일 프랑크푸르트 암마인 인터컨티넨탈호텔 객실서 한국인 여성(41)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여성은 침대에 묶인 채 수시간 동안 복부와 흉부 쪽에 매질을 당한 끝에 질식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가해자들은 피해 여성의 비명이 객실 밖으로 새 나가지 않도록 수건과 옷걸이로 입을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신에서는 구타 흔적으로 보이는 멍 자국들이 발견됐다. 직접적 사인은 흉부 압박에 따른 질식과 목에 가해진 외상이었다. 

이들은 사건 6주 전 독일 헤센주로 여행 온 이들로 각각 44세 여성과 그의 21세 아들 및 19세 딸, 다른 15세 남성 및 사망자의 15세 아들이었다. 이들은 숨진 여성에게 악령이 들렸다고 믿어 이를 쫓아내려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여성이 이런 퇴마 행위에 동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사망자를 포함한 이들 일행이 과거에 알려지지 않은 한 종교집단 소속이었다고 보도했다.


2016년에는 ‘애완견의 악귀가 딸에게 씌었다’며 친딸을 잔혹하게 살해한 어머니와 오빠가 검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당시 어머니 A씨와 오빠 B씨는 시흥시 자신의 집에서 흉기와 둔기를 사용해 딸이자 여동생인 C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했다. 

발견 당시 C씨는 머리와 몸이 분리된 상태였다. 이들은 지난해 7월 A씨는 심신미약 상태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1심에 이어 2심서도 무죄를 선고받았고 B씨에게는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무속인 말에 넘어가
무차별 폭행 사건도

당시 A씨의 무죄선고에 논란이 되기도 했다.

재판부는 “어머니 김씨의 평소 생활, 체포된 뒤 행동 등에 대한 정신감정의와 임상심리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할 때 김씨가 사물 변별, 의사 결정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어머니 B씨가 이 사건에 대해 구체적인 진술을 했지만 사실 인식능력과 기억 능력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며 “범행 경위에 대한 기억이 있다고 해서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피해자의 오빠인 B씨에게는 “나가서 아버지를 돌봐야 한다는 주장이나 여러 차례 내놓은 반성문 등을 봐도 1심 형이 가벼워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1심 형인 징역 10년을 유지했다.

남편은 뭐했나?

현재 딸을 살해한 최씨는 홀로 딸을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씨의 남편은 “사건 당시 아들과 함께 다른 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고 이튿날 아침 딸이 숨을 쉬지 않아 119에 신고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최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최씨 남편의 공모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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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